[이뉴스투데이 여용준 기자] 직사각형의 네모난 스마트폰에서 폴더블폰이 등장하기까지 10년 조금 넘는 시간이 걸렸다. 이제는 ‘접는 스마트폰’이 그렇게 어색하지 않은 세상이 왔다. 그런데 스마트폰 제조사들은 벌써 롤러블폰을 준비하고 있다. 디스플레이를 접는 시대가 채 시작되기도 전에 디스플레이를 말아버리는 시대를 준비하고 있다. 그만큼 기술의 변화는 이렇게 빠르다. 

올해를 끝으로 퇴임한 조성진 전 LG전자 대표이사 부회장은 30여 년간 세탁기 외길인생을 보낸 ‘세탁기 장인’이다. 우리나라 세탁기 발달에 기여한 바가 큰 인물이며 LG전자 생활가전을 현재의 위치로 끌어올린 인물이기도 하다. 

그러나 생활가전의 기술을 넘어 ICT 기술에 대한 요구가 많아지자 조 전 부회장은 대표이사직에서 물러났다. 자신보다 더 새로운 시대에 대응할 인물이 대표이사를 맡아야 한다는 판단에서다. 

시대는 급격히 변하고 기술의 발달 속도는 더 빨라졌다. 감당하기 힘든 속도로 다가오는 새로운 시대에는 그에 맞는 새로운 질서가 필요하다. 그래서 기업들은 저마다 ‘혁신’에 속도를 내고 있다. 

혁신은 일방적으로 시스템을 바꾼다고 이뤄지지 않는다. 일방적인 혁신이야 말로 시대에 뒤떨어진 구시대적 질서다. 과거를 살며 길을 닦아놓은 구세대들은 새로운 세대를 위해 물러나야 할 때를 알아야 한다. 구세대가 닦아놓은 길 위를 걷는 새로운 세대들은 구세대에 대한 존중을 표하면서 그 틀 위에서 더 나은 세상을 위한 ‘혁신’을 진행해야 한다. 

적어도 세상이 합리적으로 돌아가는 이치라면 이런 것이다. 다행히 기업에서는 구시대의 인물이나 구시대적 질서가 물러나야 할 때를 알고 그 시스템을 정확히 수행한다. 올해 LG에서는 34살의 임원이 탄생했고 SK에서는 임원 직급을 폐지했다. 

이처럼 기업들은 자연스럽게 순환을 하며 미래를 대비하는데 우리 정치는 ‘순환’이 이뤄지고 있을까? 국회에서는 4선을 넘어 5, 6선 국회의원들이 여전히 최고 중진에 앉아있다. 

20대 국회는 많은 진통을 낳았다. 그 진통은 다음 총선까지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이미 이 지경이 된 20대 국회에 대해 더 이상 뭘 바라도 되는 것인지 조심스럽다. 

다만 다가올 21대 국회에서는 새로운 모습을 보고 싶다. 지인들과 술잔을 기울이다 보면 입버릇처럼 하는 말이 있다. “지자체장은 3선까지 하면 물러나는데 국회의원도 그래야 하는 것 아니냐”. 

이미 오랫동안 정치판에 머물면서 현대 정치의 틀을 닦은 국회의원들은 이제 새로운 세대에게 자리를 넘겨줘야 할 때다. 기술은 급변하고 있고 기업도 변하고 있다. 밀레니얼 세대들은 사회의 중심이 돼 우리나라 경제를 이끌어야 한다. 세상의 중심이 빠르게 바뀌고 있는데 정치만 뒤처지는 모양새다. 부디 다음 총선에서는 새로운 세대와 발맞추는 국회가 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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