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뉴스투데이 안중열 기자] 자유한국당이 ‘황교안 대표의 단식’과 함께 ‘당직자 전원 교체’라는 인적 쇄신 카드를 내놓고 당의 내홍 봉합에 나섰다. 인적쇄신에 대한 강력한 의지를 재확인한 셈이다. 특히 당직자 전원이 백의종군을 선언하면서 쇄신 과정에서 나왔던 반발도 수그러들 전망이다. 황 대표의 당무 복귀와 함께 시작된 쇄신이 내년 총선을 앞두고 진행될 당내 경선의 ‘컷오프 기준’ 마련의 신호탄이 될 전망이다.

자유한국당 추경호 전략기획부본부장(오른쪽 부터), 박맹우 사무총장, 김도읍 당 대표비서실장, 원영섭 조직부총장이 2일 국회 정론관에서 당직자 일괄 사퇴를 발표하기 전 인사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자유한국당 추경호 전략기획부본부장(오른쪽 부터), 박맹우 사무총장, 김도읍 당 대표비서실장, 원영섭 조직부총장이 2일 국회 정론관에서 당직자 일괄 사퇴를 발표하기 전 인사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박맹우 사무총장은 2일 오후 긴급 기자회견을 열어 “우리 당은 변화와 쇄신을 더욱 강화하고 대여투쟁을 극대화해야 할 절체절명의 순간에 와있다”라면서 “저를 포함한 당직자 전원이 황교안 대표에게 사표를 일괄 제출했다”고 밝혔다.

황 대표가 이날 당무 복귀 첫 일정으로 청와대 인근 '투쟁 텐트' 앞에서 최고위원회의를 주재하고 “국민의 명을 받아 과감한 혁신을 이뤄내겠다”고 밝힌 지 약 5시간 만에 속전속결로 이뤄졌다.

박 사무총장은 “(황 대표가) 단식을 끝내고 복귀하면 새로운 차원의 대여투쟁을 강화하는 시점에 혹시 모를 체제의 미비점을 보완하기 위해서라도 사퇴여부를 밝히자고 논의해왔다”라면서 “새로운 구상을 편하게 하시라고 사퇴하게 됐다”라고 설명했다.

황 대표는 이날 아침 보고를 받은 뒤 특별한 반대의사를 밝히지 않은 만큼 사퇴의사를 받아들인 것으로 전해졌다.

황 대표는 이날 오전 최고위원회의를 열고 “변화와 개혁을 가로막으려는 세력들을 이겨내겠다”라면서 “필요하다면 읍참마속 하겠다”까지 했다.

박 사무총장을 비롯한 국회의원 24명에 원외인사 11명 등 총 35명 등 이날 사퇴서를 제출한 당직자들은 모두 황 대표가 임명한 당직자들이다.

특히 황 대표 측근으로 분류되는 추경호 전략기획부총장과 원영섭 조직부총장, 김도읍 당 대표 비서실장, 김명연 수석대변인 등 대변인단 4명도 포함됐다.

이날 오전 최고위원회의에서 밝힌 인적쇄신에 대한 강력한 의지를 재확인한 셈이다.

황 대표는 35명의 사퇴서를 모두 수리하지 않더라도 향후 당의 구조를 재편할 수 있는 명분을 확보하게 됐다.

이와 함께 당직자 전원이 백의종군을 선언하면서 쇄신 과정에서 나왔던 반발도 수그러들 전망이다.

박 사무총장은 '기존 집을 허무는 차원으로 해석해도 되는가'란 기자의 질문에 대해선 “황 대표의 생각이 중요하고, 자재에 한계가 있을 수는 있다”라면서도 “그만큼 쇄신을 반드시 이루겠다는 분위기가 강하다는 반증”이라고 답했다.

황 대표는 “이제 자유한국당은 단식 이전과 이후의 모습은 완전히 다를 것”이라며 보수통합에 대한 의지를 드러내기도 했다.

다만 황 대표의 계획대로 보수통합의 길로 들어서기까지는 험로가 예상된다.

한국당의 집단 필리버스터 신청 이후 패스트트랙 법안 처리와 관련한 각 당의 이해관계가 엇갈리고 있어서다.

아울러 바른미래당 비당권파모임 '변화와 혁신을 위한 비상행동'(변혁)이 8일 중앙당 발기인 대회를 여는 등 신당 창당이 한창이어서 본격적인 통합 논의가 언제 시작될 지도 장담할 수 없다..

한편, 황 대표의 당무 복귀와 함께 시작된 쇄신이 내년 총선을 앞두고 진행될 당내 경선의 ‘컷오프 기준’ 마련의 신호탄이 될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황 대표가 지난달 20일 단식 투쟁을 시작하면서 “당을 쇄신하라는 국민의 지엄한 명령을 받들기 위해 저에게 부여된 칼을 들겠다”고 밝히자마자 한국당 총선기획단은 바로 다음날 지역구 의원 3분의 1 컷오프와 현역 의원 절반 물갈이 등을 골자로 한 인적 쇄신안을 발표한 바 있다.

현재까지 한국당의 컷오픈 기준과 관련해선 과거 사례 등을 참고로 한 해당행위 여부, 당무감사 및 여론조사 결과 등 현역 의원의 평가 요소만이 조심스럽게 거론돼 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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