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박영선 장관은 검은 정장을 입었어야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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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박영선 장관은 검은 정장을 입었어야 했다
  • 고선호 기자
  • 승인 2019.11.29 18: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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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뉴스투데이 고선호 기자] 지난 28일 서울 동대문 DDP에서는 국내 최대의 스타트업 행사인 ‘컴업(ComeUp) 2019’의 막이 올랐다.

중소벤처기업부가 개최한 ‘컴업(ComeUp) 2019’는 과거 국내 중심의 행사에서 아시아 최대 스타트업 행사로 탈바꿈하겠다는 구상으로, 기존 ‘벤처창업대전’을 글로벌 브랜드로 탈바꿈해 핀란드의 슬러시, 포르투갈의 웹서밋 같은 글로벌 행사로 키우기 위해 올해 처음으로 마련된 행사다.

이날 단연 화젯거리는 박영선 중기부 장관의 복장이었다. 아시아 최대 글로벌 스타트업 행사를 천명하는 자리인 만큼 박 장관은 스타트업 개발자를 연상케 하는 회색 후드집업 차림으로 단상에 올랐다.

“중기부는 연결의 플랫폼을 만드는데 주력했고 내년에는 데이터와 네트워크, AI를 바탕으로 대한민국 스타트업이 날개를 달 수 있도록 지원하겠다.”

박 장관의 개회사에 수많은 청중들의 박수갈채가 쏟아 졌다. 그 자리에는 논란의 주인공인 ‘타다’의 대표인 박재욱 VCNC 대표도 있었다.

이날 박재욱 대표는 기조강연자로 나섰다. 그는 타다 금지법에 대한 비판과 글로벌 스타트업에 대한 투자 확대 등을 골자로 발표에 나섰지만 사람들의 관심은 그의 향후 행보에 있었다.

지난달 검찰은 타다의 모회사인 쏘카의 이재웅 대표와 박재욱 대표를 불구속 기소했다.

여기에 일명 ‘타다 금지법’으로 불리는 ‘여객자동차 운수사업법 개정안’이 최근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교통법안심사소위원회의 논의를 거쳐 연내 본회의 상정을 앞두고 있다. 정부, 국회, 검찰을 아우르는 전방위적 압박이 타다를 겨냥하고 있는 것이다.

타다는 애타게 속만 끓이고 있다. 경영진들은 개인 SNS 채널을 통해 연일 ‘타다 금지법’에 대한 비판을 쏟아내고 있지만 받아들여질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

타다가 이처럼 어려움을 겪는 과정에서 주무부처이자 이날 행사의 주최자인 중기부는 어떤 역할을 해왔는가에 의문이 생길 수밖에 없다.

사실상 서비스 종료로 향하고 있는 타다의 앞날은 신경도 쓰지 않은 채 중기부의 체면치레를 위해 그들을 행사장으로 불러 들였다. 타다 입장에서는 지푸라기라도 잡는 심정으로 자기들의 사정을 한 번이라도 더 어필하기 위해 단상에 올랐겠지만 현재 상황은 암울하기만 하다.

아시아 최대 스타트업 행사를 축하하는 자리로 마련된 행사가 기자의 눈에는 모빌리티 혁신 스타트업의 죽음을 애도하는 ‘제사’의 자리로 비춰졌다.

과연 이날 장관의 후드 집업 차림은 누굴 대변하기 위한 목적이었을까.

진정 우리나라 스타트업의 앞날을 기약하는 자리로 생각했다면 박영선 장관은 검은색 정장을 입었어야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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