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푸본현대생명]
[사진=푸본현대생명]

[이뉴스투데이 이상헌 기자] 보험업황 악화에는 M&A가 특효약인 것으로 드러났다. 한때 사업장 폐쇄 위기까지 갔던 푸본현대생명이 좌충우돌 끝에 새롭게 태어난 모습이다.

29일 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대만푸본생명을 새 주인으로 맞은 푸본현대생명이 재무구조가 획기적으로 개선된 것으로 나타났다. 고질적 문제였던 지급여력(RBC)비율도 지난해 6월 말 148%까지 회복됐다.

내부에서는 현대자동차그룹 계열사 시절 퇴직연금에 의존하는 영업 관행도 사라졌다는 평가가 나온다. 또 금리 하락 압력에 대비하기 위해 내년 1분기까지 최대 2000억원 규모의 후순위채를 발행하기로 했다.

후순위채란 발행 기관이 파산했을 경우 다른 채권자들의 부채가 모두 청산된 후에 상환받을 수 있는 채권이다. 통상 보험사들은 이를 자본 확충 수단으로 이를 활용하고 있다.

푸본현대생명이 이 같은 모습을 보이기까진 우여곡절을 겪어야 했다. 현대차그룹 지분을 나눠 갖고 있던 현대모비스와 현대커머셜 중 현대모비스가 유상증자에 불참하는 상황을 맞기도 했다. 

하지만 대주주가 바뀌면서 현대차그룹 계열분리 전 계열사 퇴직연금 인수에 의존해오던 영업 관행도 사라졌다. 최대주주 변경 이후 퇴직연금 영업을 더욱 강화해 6월 기준 퇴직연금 적립금은 6조6748억원으로 전년 대비 1조1231억원(20.2%) 증가했다.

이는 업계 1위사 삼성생명(18조2857억원)에 이어 두 번째로 큰 규모다. 2위사 한화생명(5조2969억원), 3위사 교보생명(4조4131억원)보다 많은 금액이다. 

다만 보험사 입장에서 퇴직연금 적립액은 양날의 검이다. 적립액이 증가된 만큼 신용위험액이 늘면서 RBC비율이 하락하기 때문이다.

푸본현대생명의 올해 상반기(1~6월) 퇴직연금 수입보험료는 1조1015억원으로 전년 동기 4084억원과 비교해 3배 가까이 급증했다. 결과 신용위험액은 증가한 반면, 가용자본인 당기순이익은 감소했다. 

푸본현대생명의 올해 상반기 당기순이익은 120억원으로 전년 동기 576억원에 비해 456억원(79.2%) 급감했다. 내부 체질개선이 이뤄진 만큼 수익구조 다각화 숙제가 남은 셈이다.

보험업계 한 관계자는 "M&A로 인해 오너가 바뀌면 발견되지 못했던 문제점이 개선될 수 있다"며 "퇴직연금 적립액 문제와 별개로 수익개선 노력을 통해 재무구조 개선도 충분히 가능하다"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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