멜번대 틸만 러프 교수는 첫 번째 주제발표를 통해 “일본 정부의 후쿠시마 현 내 공식 방사선량 모니터링 결과를 신뢰할 수 없다”고 밝혔다. [사진=김성환 의원실]
멜번대 틸만 러프 교수는 첫 번째 주제발표를 통해 “일본 정부의 후쿠시마 현 내 공식 방사선량 모니터링 결과를 신뢰할 수 없다”고 밝혔다. [사진=김성환 의원실]

[이뉴스투데이 유준상 기자] 내년 일본 도쿄 올림픽에 참여하는 선수단이 인근 후쿠시마 원전 사고로 발생한 방사능 위협에 노출될 것이란 주장이 나왔다. “피폭으로부터의 안전을 책임지겠다”는 아베 총리의 호언장담이 올림픽 추진을 위한 정치적 발언에 불과하다는 지적도 따랐다.

탈핵에너지전환국회의원모임은 28일 오후 국회의원회관에서 틸만 러프(Tilman A. Ruff) 호주 멜번대 교수를 초빙해 ‘도쿄 올림픽과 방사능 위험 국제 세미나’를 개최했다.

틸만 러프 교수는 노벨평화상을 2회 수상한 국제적 전문가다. 그는 이 자리에서 아베 정부가 방사선 피폭 위험이 잔존한 후쿠시마현에서 올림픽 경기를 개최하는 것에 문제를 제기하고 개선을 촉구했다.

틸만 교수는 “2011년 3월 원전이 터진 후쿠시마 지역은 방사능 수치가 많게는 체르노빌의 10배에 달한다”며 “일본 원자력위원회도 최악의 시나리오로 후쿠시마로부터 반경 250km까지 대피해야 한다고 권고한 바 있다”고 설명했다.

틸만 교수에 따르면 2011년 9월 11일까지 후쿠시마 지역의 피폭량을 측정한 결과 최대 영향지역은 유효선량 12~25밀리시버트(mSv)였다. 이는 남자 영아가 백혈병에 걸릴 확률을 7% 키우고 여자 영아가 갑상선암에 걸릴 확률을 70% 키우는 수치다. 또 후쿠시마에 있는 농업용 저수지 576개의 침전물이 최대 8000베크렐 수준으로 오염됐다. 일부는 거주 지역에 인접하고 농업 용수로도 사용되고 있다.

이런 맥락에서 틸만 교수는 후쿠시마에서 성화 봉송을 하고, 후쿠시마산 식자재를 선수촌에 공급하겠다는 일본 정부의 계획은 참가자의 안전을 위협하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틸만 교수는 “아베 총리는 원전으로 인한 건강 문제는 앞으로 없을 것이며 발전소 방사능 누출과 관련해 모든 경기에 대한 책임을 지겠다고 했다”며 “이는 올림픽 개최를 위해 거짓말을 하고 있는 것이다. 후쿠시마 부흥을 위해 올림픽을 정치적으로 이용해서는 안 된다”고 했다.

틸만 교수가 후쿠시마 피폭량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사진=유준상 기자]
틸만 교수가 후쿠시마 피폭량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사진=유준상 기자]

내년 3월 26일 올림픽 성화가 출발하는 J-빌리지는 후쿠시마 제2원전에서 남쪽으로 10km 떨어진 곳이다. 성화 봉송은 미야기현, 이바라키현, 도치기현, 군마현 등 후쿠시마현에서 가까운 모든 지역을 경유한다. 틸만 교수에 따르면 이 지역들은 파손된 발전소에서 지속적으로 오염수가 누출되고 있으며 이후에도 지진, 해일과 같은 추가적인 사고와 대기 누출의 위험에 직면해 있다.

틸만 교수는 “중요한 점은 방사능 오염이 일률적인 형태를 보이지 않는다는 점”이라며 “방사능 오염은 비와 홍수, 태풍, 침전물, 먼지, 화재를 통해서도 확산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한편 이날 세미나에 참가한 김성환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후쿠시마현 일부 지점의 방사선 수치가 낮아졌다 해도 고농도로 오염된 지점이 존재하는 상황에서 경기를 개최하고 성화를 봉송하며 후쿠시마산 식자재를 공급하는 건 현실을 감추는 것”이라며 “아베 정부는 지금이라도 반인권적이고 방사선 방호 원칙에 의거하여 결코 용납될 수 없는 계획을 철회해야 한다”고 꼬집었다.

같은 당 우원식 의원은 “일본 정부 1년간 20밀리시버트까지는 마치 안전한 것처럼 귀환을 지시하고 있지만 이는 국제원자력기구가 정한 안전기준인 1밀리시버트의 20배에 달하는 수치”라면서 “이러한 위험성에도 불구하고 일본 정부가 올림픽 홍보에만 열을 올리고 있는 것은 어리석은 일”이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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