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한국당 황교안 대표의 농성장을 찾은 의원들이 지난 26일 황 대표와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자유한국당 황교안 대표의 농성장을 찾은 의원들이 지난 26일 황 대표와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이뉴스투데이 이상헌 기자]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의 복심 박맹우 사무총장이 황 대표의 단식 재개 가능성을 시사했다.

28일 연세대 세브란스병원에 따르면 황 대표는 전일 응급실에서 검사와 치료를 받은 뒤 새벽 의식을 회복해 일반병실로 옮겨졌다. 이후 기력을 회복한 황 대표는 부인 최지영 여사에게 "단식장으로 다시 가겠다"고 말했다고 측근들이 전했다.

이와 관련 박맹우 자유한국당 사무총장은 "우리는 말리겠지만 황 대표의 의지가 워낙 강해 의식을 차리면 단식을 이어갈 가능성이 있다"며 당 차원에서 단식을 이어갈 방침을 시사했다. 또 김도읍 비서실장도 "황 대표가 단식을 재개할지 어떨지 지금으로선 얘기하기 이르다"며 "아직 판단력이 흐릴 수 있기 때문에 더 지켜봐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현재 병원 처방을 받고 있는 황 대표의 병실에는 단식 9일째라는 피켓이 걸려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세브란스측도 황 대표의 건강에 대해 무슨 발표를 할 만큼 긴급 사항은 없다고 전했다. 결국 당 지도부는 구체적인 처방 관련 브리핑도 가지지 못했다.

국회 본회의에 선거법 개정안이 자동 부의되면서 자유한국당은 국회의원 총사퇴와 필리버스터 대응 가운데 마땅한 출구를 찾지 못하는 사면초가다. 이에 정미경·신보라 최고위원은 황 대표가 사용하던 청와대 앞 분수대 광장의 몽골 텐트에서 릴레이 단식에 들어간 상황이다. 

신 최고위원은 이날 한 매체와의 통화에서 "그동안의 강고한 의지를 봤을 때 황 대표가 회복하는 대로 어떻게든 텐트로 다시 오려 하지 않을까 싶다"고 기대했다. 정 최고위원은 "지도부의 단식을 '우리가 황교안이다'라는 뜻으로 받아들여달라"고 말했다.

자유한국당이 겉으로 내세우는 선거법개정 반대와는 다르게 황 대표의 외곽조직으로 연동형 비례대표제 대비 위성정당 격으로 출범한 자유의새벽당 대표 박결씨도 단식용 몽골텐트가 설치된 청와대 앞 분수대 광장 주위에서 사흘째 단식 퍼레이드를 이어가고 있다. 박씨와 활동을 함께 하며 허위사실유포, 악의적 감정조작을 통한 반중선동이 문제가 되는 몽골국립대 출신 김정민씨도 퍼포먼스에 가담할 것인지 관심을 모은다.

황 대표가 단식과 함께 드러눕게 된 것은 리더십 붕괴과 함께 시작됐다. 지난 17일 김세연 의원이 '자유한국당 해체' 촉구와 함께 21대 총선 불출마를 선언하자, 위기감을 느낀 황 대표는 자신의 지지세력인 이른바 자유우파를 총동원하는 벼랑끝 전술을 펼쳤다.

김 의원은 한 인터뷰에서 "30·40대 원외 당협위원장들이 쇄신을 촉구했는데, 지도부는 오히려 주동자 색출을 지시했다고 한다"며 이유를 밝혔다. 자유한국당 핵심 관계자는 "당시 주동자 색출을 지시한 자는 황 대표였으며, 박 사무총장이 수행했다"며 "일대 소동이 일면서 황대표가 퇴로를 찾기 위해 단식에 나선 것으로 안다. 단식 재개에 대해서는 평가할 생각이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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