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 왼쪽부터 흥국화재, 현대해상, 롯데손해보험 사옥 전경.
왼쪽부터 흥국화재, 현대해상, 롯데손해보험 사옥 전경.

[이뉴스투데이 이상헌 기자] 국내 손해보험사들이 최악의 연말을 맞이하고 있다. 적자 전환하는 회사가 속출하는 가운데 국회에서 실손보험 간소화마저 물거품이 되면서 업계의 고통이 크다.

25일 업계에 따르면 두 차례 보험료 인상에도 불구하고 자동차보험 손해율 악화가 실적 악화로 이어지고 있다. 결과 메리츠화재를 제외한 국내 손보사들의 올해 3분기 순이익이 전년대비 30% 이상 급락했다. 

삼성화재·DB손보·현대해상·KB손보·메리츠화재·한화손보·롯데손보·흥국화재·농협손보 등 9개사의 3분기 누적 당기순이익은 1조6893억원으로 전년 대비 29.5% 떨어진 수치다.

롯데손보는 54억원의 적자까지 냈다. 한화손보 또한 3분기 순익이 작년 동기의 24분의 1 수준인 14억원으로 쪼그라들었다. 흥국화재도 지난해 226억원에서 올해 91억원으로 내려앉았다.

올해 자동차보험료 인상이 두차례 단행됐다. 하지만 사회적 요인만이 반영됐을 뿐 자연재해 등으로 인한 인상은 반영되지 않아 역부족이라는 지적이다. 또 인상으로 인한 실제 이익 증가 효과는 2020년 이후에 나타날 것으로 예상돼 손보사의 부담은 가중될 전망이다.

보험업계를 더욱 분통 터지게하는 것은 국회에서 ‘실손보험 청구 간소화’ 법안 처리가 무산됐다는 점이다. 지난 21일 국회 정무위 법안심사소위에 상정된 보험업법 개정안은 논의조차되지 못했다. 일정상 20대 국회에서의 관련 법안 처리는 사실상 물거품되면서 그간 강력한 반대입장을 취해온 대한의사협회의 승리로 결론이 난 셈이다.

최대집 회장(가운데)을 비롯한 대한의사협회 집행부가 건강보험 수가 협상에 대한 불만으로 지난 5월 건강보험정책심의위원회 탈퇴를 선언하는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최대집 회장(가운데)을 비롯한 대한의사협회 집행부가 건강보험 수가 협상에 대한 불만으로 지난 5월 건강보험정책심의위원회 탈퇴를 선언하는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간소화 법이 통과되면 전국의 모든 병원과 보험사가 연결되면서, 병원에서 진료를 하면 자동으로 보험 청구가 된다. 결과 '비급여=과잉 진료' 문제 해결은 물론 민간 의료보험에 대한 신뢰도가 제고된다는 장점이 있다. 하지만 보험사가 고액 보험금 지급이나 계약 연장을 거부할 때 이 정보들을 쓸 수 있다는 것이 의료계 반발의 이유였다.

보험연구원 한 관계자는 "청구 제도 개선을 통해 고객들의 시간 소모와 미청구 사례가 줄어 시장의 투명성을 제고 할 수 있었는데 아쉽다"며 "아직 국내에선 소비자와 국민이 주인이라는 마인드가 형성되지 않아 다음 국회에서도 제도정비에 2~3년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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