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의용 안보실장 “한일 언론, 지소미아 관련 ‘일본 시각‧입장’ 왜곡 보도 실망스럽다”

[이뉴스투데이 안중열 기자] 정의용 국가안보실장이 24일 한일 합의사항 발표 이후 쏟아진 일본 언론은 물론, 국내 일부 언론의 왜곡보도에도 실망감을 드러냈다.

정 실장은 이날 ‘한-아세안 특별정상회담’ 취재를 위해 부산 벡스코에 모인 춘추관 출입기자단을 불러 긴급 브리핑을 열고 “‘한국이 미국 압박에 굴복했다’는 식으로 전혀 이치에 맞지 않는 주장을 자기식으로 하는 ‘견강부회’라고 지적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특히 “한일 합의사항 발표 이후 국내 일부 언론이 일본발 이야기를 마치 사실인 것처럼 일본의 시각과 입장에서 보도를 한데 대해 실망스럽다”라고 덧붙였다.

일본발 소식에 대한 사실관계도 명확히 했다.

정 실장은 “우리 정부는 지소미아 연장과 일본 수출규제 관련, 한일 양국간 합의된 내용과 달리 왜곡된 사실을 흘리는 일본 일부 고위 관료와 언론에 대해 공식 항의를 통해 일본 정부로부터 사실관계를 명확히 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일본 고위 관계자들의 의도적 유출과 함께 일본 언론에서 한일간 약속된 발표시간보다 1시간 앞서 보도된 점, 일본 정부 고위관계자들을 익명으로 바꿔서 지소미아 연장이나 WTO 제소 철회 등을 합의도 없이 흘린 점 등에 대해 여러 외교채널을 통해 공식 항의했고, 기존에 한일간 합의사항에 변함이 없음을 일본 정부로부터 확인받았다”고 말했다.

정 국가안보실장은 “지소미아 연장과 수출규제와 관련한 일본의 최근 행태에 깊은 유감을 표한다”라면서 “앞으로 이런 식의 행동이 반복된다면 한일 간 협상이 제대로 되지 않을 수 있다”고 우려했다.

또 “한일간 오후 6시에 발표하기로 했는데 우리보다 7~8분 늦게 발표를 했는데, 그 의도가 의심스럽다”고 지적했다.

아울러 “일본 공산성 발표 내용 보면, 한일 간 약속한 발표내용을 왜곡시켰고 부풀려 발표했다”라면서 “한일 약속과 크게 다를 뿐만 아니라, 만약 이런 내용이었다면 합의 자체가 안 됐을 것”이라고 일갈했다.

일본 경산성의 발표에 대한 지적도 이어갔다.

정 실장은 “‘WTO에 제소를 안 하는 조건’이라는 일본 경산성의 발표는 사실이 아니다”라면서 “강제징용 문제와 관련해 대법원 판결 준수(삼권분립의 원칙), 한일청구권 협정 유효, 민간합동위원회 결론 존중, 피해자의 고통을 치유하는 방향(피해자의 수용성 가장 중요하다.), 한일간 관계는 미래지향적으로 발전 등 기존 다섯 가지의 원칙을 가지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남북미의 역사적 만남 다음날엔 우리와 협의나 통보 없이 일방적으로 수출규제를 발표했을 때 우리는 고위급 여러 차례, 8.15경축사에서 긍정적인 메시지를 보냈지만, 일본 측은 전혀 응하지 않았다”라면서 “이런 상황에서 지소미아 연장은 합리적이지 않다는 판단 하에 공식적으로 일본에 통보했고, 8월 23일 지소미아 종료 통보 이후 일본에서 우리와 협의하자고 얘기가 나왔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도 “우리 정부가 지소미아 종료 통보 이후 대화의 문을 굳게 닫고 있던 일본이 접근해왔다는 점에서 문 대통령의 ‘포용의 외교’가 판정승을 거뒀다고 볼 수 있다”라고 평가했다.

아울러 “일본은 강제징용 없이 아무것도 없다는 일본의 원칙은 깨졌다”라면서 “지소미아와 수출규제는 별개라는 주장도 사실상 깨졌다”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