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LF 사태에 은행권 ‘울고’ 증권업계 ‘웃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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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LF 사태에 은행권 ‘울고’ 증권업계 ‘웃고’
원금 20%이상 손실 위험 ‘고난도’ 사모펀드 은행서 판매 금지…증권사와 격차 더 커질 전망
  • 유제원 기자
  • 승인 2019.11.19 1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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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8일 오전 서울 영등포구 금융감독원 앞에서 열린 DLS·DLF(해외금리 연계 파생결합증권·펀드) 특별검사 결과 발표 촉구 기자회견에서 DLS·DLF 피해자 비상대책위원회 관계자들이 손팻말을 들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지난 8일 오전 서울 영등포구 금융감독원 앞에서 열린 DLS·DLF(해외금리 연계 파생결합증권·펀드) 특별검사 결과 발표 촉구 기자회견에서 DLS·DLF 피해자 비상대책위원회 관계자들이 손팻말을 들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이뉴스투데이 유제원 기자] 대규모 투자손실로 문제가 된 파생결합펀드(DLF) 사태 이후 은행의 사모펀드 판매가 급속히 줄어들고 있다. 반면 증권사에는 문의가 늘면서 판매 규모가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은행의 소위 '고난도 사모펀드' 판매가 제한돼 은행의 사모펀드 판매는 계속 줄어들고 증권사는 반사이익을 얻을 것으로 보인다.

19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9월 말 현재 은행의 사모펀드 판매잔액은 27조7570억원으로 전월보다 2.9% 줄었다. 은행의 사모펀드 판매잔액은 7월 이후 감소세가 이어졌다. 8월 1.4% 줄어든 데 이어 9월에는 감소 폭이 확대됐다.

이는 지난 8월부터 은행들이 판매한 해외금리 연계형 DLF에 대한 우려가 본격적으로 이슈화된 영향으로 보인다.

우리은행과 KEB하나은행이 주로 판매한 해외금리 연계형 DLF에서 수천억 원의 손실이 발생하자 예·적금 등 안정적인 금융상품을 취급하는 은행이 고위험 사모펀드를 판매하는 것에 대한 불신이 커졌다.

실제로 우리은행의 경우 사모펀드 판매 잔액이 7월 말 7조5533억원에서 9월 말 6조2122억원으로 1조3000억원(17.8%)가량 줄었고 KEB하나은행은 같은 기간 3조8301억원에서 9월 말 3조5566억원으로 2735억원(7.1%) 감소했다.

은행과 달리 증권사는 7월 이후에도 사모펀드 판매가 늘었다.

증권사의 사모펀드 판매 잔액은 7월 말 313조원에서 8월 말 318조원, 9월 말 322조원으로 지속해서 증가했다. 보험사도 사모펀드 판매 잔액이 7월 말 2조9790억원에서 9월 말 3조1838억원으로 늘었다.

이번 DLF 사태 이후 은행의 사모펀드 판매는 위축되는 반면 증권사는 반사이익을 보는 모습이 연출되고 있다.

올해 9월 말 기준 은행의 파생형 사모펀드 판매잔액은 4조5000원 수준으로 전체 사모펀드 판매잔액의 16.2% 정도다.

은행의 파생형 사모펀드 판매잔액은 이미 7월부터 감소 중이다. 6월 말 5조2372억원에서 9월 말 4조4865억원으로 7507억원(14.3%) 정도 줄었다.

이에 비해 증권사의 파생형 사모펀드 판매잔액은 7월 말 25조3875억원에서 증가세가 이어져 9월 말 26조4514억원으로 1조639억원(4.2%) 늘었다.

금융당국은 은행의 경우 상대적으로 투자자보호 장치가 잘 갖춰진 공모펀드 중심 판매 채널로의 전환을 유도할 방침이다. 대신 은행 고객의 고난도 사모펀드 접근성은 사모투자 재간접 공모펀드로 보완할 계획이다.

앞으로 은행과 증권사 간의 사모펀드 판매 격차는 더욱 벌어질 전망이다.

금융당국이 최근 은행의 고난도 사모펀드 판매를 제한하는 내용의 '고위험 금융상품 투자자 보호 강화를 위한 종합 개선방안'을 마련했기 때문이다.

이번 방안으로 은행은 향후 파생상품에 투자하면서 원금 손실 가능성이 20~30% 이상인 고난도 사모펀드는 판매할 수 없게 된다. 주식이나 채권, 부동산 등 실물자산에 투자하는 사모펀드는 해당하지 않고 파생상품에 투자하는 사모펀드가 주요 대상이다.

은성수 금융위원장이 지난 14일 정부서울청사에서 '고위험 금융상품 투자자 보호 강화를 위한 종합 개선 방안'을 발표하고 있다. [사진=금융위원회]
은성수 금융위원장이 지난 14일 정부서울청사에서 '고위험 금융상품 투자자 보호 강화를 위한 종합 개선 방안'을 발표하고 있다. [사진=금융위원회]

금융위원회와 금융감독원은 지난 14일 이런 내용 등을 담은 고위험 금융상품 투자자 보호 강화를 위한 종합 개선방안을 발표했다. 대규모 원금손실이 발생한 해외금리연계 파생결합펀드(DLF) 사태의 재발을 막기 위한 방안들이다.

우선 금융당국은 은행에서 고난도 사모펀드를 판매하는 것을 금지하기로 했다.

금융당국은 이번에 '고난도 금융투자상품'이란 개념을 도입했다. 원금을 20% 이상 잃을 수 있는 상품 중 상품 구조가 복잡해 투자자가 이해하기 어려운 상품을 말한다.

원금 비(非)보장형 파생결합증권 대부분과 일부 파생상품이 해당하는데 지난 6말 기준 원금 비보장형 파생결합증권 가운데 원금의 20%를 넘는 손실 위험이 있는 상품의 규모는 74조4000억원이라고 금융위는 설명했다.

은행에서는 고난도 금융투자상품 중에서도 위험상품인 사모펀드와 신탁상품을 판매할 수 없다. 보험업권에도 은행업권과 같은 제한 제도를 시행한다.

다만 은행 고객이 고난도 사모펀드를 원하는 경우 사모투자재간접펀드(사모펀드에 50% 이상 투자하는 공모펀드)에 가입할 수 있도록 했다.

은행은 원금 손실 가능성이 상대적으로 작은 공모펀드 위주로 판매하라는 취지다.

사모펀드의 최소 투자금액은 1억원에서 3억원으로 상향 조정한다. 레버리지(차입)가 200% 이상인 펀드는 최소 투자금액을 3억원에서 5억원으로 높인다. 이는 사모펀드에 투자할 수 있는 일반투자자 요건을 강화하는 조치다.

이번 DLF 사태에서 전 재산 1억원을 투자한 사례가 발견되기도 했는데 이런 점을 고려해 충분한 위험감수능력이 있는 일반 투자자가 자기 책임 하에 사모펀드에 투자하도록 하려는 것이다.

금융당국은 규제 회피 목적으로 공모펀드를 사모펀드 형식으로 쪼개 판매하는 편법행위도 적극 차단하기로 했다.

형식상 사모펀드라도 기초자산과 손익구조가 동일하거나 유사한 경우 원칙적으로 공모펀드로 판단해 규제할 방침이다. 이번 DLF에서 드러난 은행권의 내부통제 문제는 경영진의 책임을 강화하는 방향으로 보완했다.

금융상품 판매와 관련한 내부통제 기준을 마련하고 내부통제에 관한 경영진의 관리 의무를 부여해 소비자 피해가 발생할 경우 관리·감독이 소홀한 경영진을 제재할 수 있는 법적 근거를 만드는 것이다.

은성수 금융위원장 14일 브리핑에서 "금감원의 DLF 관련 금융사 검사 결과에 따라 책임을 질 사람이 있다면 지위고하를 막론하고 책임지도록할 것"이라고 말했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금융당국의 고위험 금융상품 투자자 보호 강화를 위한 종합 개선방안이 나와 은행은 향후 파생상품에 투자하면서 원금손실 가능성이 20~30% 이상인 고난도 사모펀드는 판매할 수 없게 됐다"며 "앞으로 은행과 증권사 간의 사모펀드 판매 격차는 더욱 벌어질 것이며 결국 증권사와의 격차는 더욱 벌어지게 될 것이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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