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뉴스투데이 윤현종 기자] 유통업계가 올 여름 한풀 꺾인 더위 탓에 에어컨 판매로 재미를 보지 못하자 연말 ‘역시즌’ 할인에 나섰다. 보통 여름 끝자락인 8월부터 대형 할인에 들어가는 업계 특성상 이번 할인 행사는 이례적이다. 제조사와 유통사가 힘을 합쳐 대규모 할인 행사를 실시해 고객들은 값싸게 구매할 수 있는 기회가 생겼지만, 반대로 대형 할인이 얼마 끝나지 않았고 1월 에어컨 신제품 출시와 함께 이월 상품이 쏟아져 나올 예정이어서 구매 전 가격을 비교해 합리적인 결정이 필요하다.

에어컨 판매 주기는 보통 신제품이 1~2월 출시돼 여름 시작 전인 4월까지 이월상품을 포함한 할인 행사들이 펼쳐진다. 이 시기에는 에어컨 설치도 빠르다. 기온이 서서히 오르는 5월부터 7월까지 에어컨 판매가 절정에 다다른다. 이 시기에는 고객 수요도 몰려 가격 또한 높아지며 설치 대기 기간도 늘어난다.

구매가 대부분 이뤄진 이후인 8월부터는 제조사와 유통사가 나서 대규모 에어컨 할인 행사가 열린다. 에어컨을 구매할 사람은 대부분 구매했고, 쓸 일도 거의 없어 이 시기가 연중 가장 싸게 구매할 수 있는 시기로 꼽힌다.

서울 한 대형마트에서 직원이 에어컨에 가격표를 붙이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서울 한 대형마트에서 직원이 에어컨에 가격표를 붙이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작년까지 급격한 성장세를 보였던 에어컨 시장은 올해 급격히 얼어붙었다.

가전업계에 따르면, 에어컨 시장은 2016년 폭염으로 220만대라는 기록적인 성장세를 거둔 이후 2017년 250만대, 지난해 260만대까지 팔려 꾸준히 성장했다.

반면 올해는 폭염이나 열대야 현상이 작년보다 적어 에어컨 사용 필요성이 줄어들었다. 올 초까지만 해도 구매량이 늘면서 300만을 넘어설 것으로 예상했지만, 결과는 정 반대였다.

국내 가전 양판점 중 하나인 롯데하이마트도 올 여름 에어컨 판매량이 감소했다. 하이마트는 3분기 주력 상품인 에어컨 판매 부진으로 매출이 지난해 동기 대비 11.6%나 줄었다.

이지영 NH투자증권 연구원은 “3분기 하이마트 실적 부진에는 전체 매출의 20% 이상을 차지하는 에어컨 매출 하락이 컸다”며 “에어컨 매출이 지난해 동기 대비 50%가량 감소한 것으로 추산된다”고 설명했다.

하이마트를 포함한 가전 양판점과 백화점 등 유통업계 전반적으로 에어컨 판매량이 부진하자 작년부터 모습을 드러낸 겨울 역시즌 할인 행사가 벌써부터 모습을 드러냈다.

최근 현대백화점은 12월 1일까지 백화점 전 점포와 아울렛에서 ‘에어컨 역시즌 특별전’을 개최했다. 삼성·LG전자가 참여해 2019년형 에어컨 신상품을 최초 판매가 대비 최대 40% 할인해 판매한다.

업계는 올해 부진했던 에어컨 시장을 만회하기 위해 올 겨울 제조사를 중심으로 한 대규모 프로모션을 준비하고 있다. 유통업계도 비수기 시즌 판매량을 늘리면 자연스럽게 매출 증대를 기대할 수 있다. 고객 또한 값싸게 구매할 수 있는 절호의 기회다.

반면, 소비자단체에서는 구매 결정에 있어 합리적인 판단이 필요하다고 지적한다. 이전 할인 행사들보다 가격 조건 비교와 함께 신제푸 출시 전 애매하게 겹친 시기에서의 성급한 구입 등을 우려한다.

소비자단체 관계자는 “에어컨 구매 시기가 앞당겨지면서 에어컨도 ‘역시즌’ 바람에 휩쓸려 겨울에 판매되고 있지만, 올해 신제품이라 해도 여름 마지막에 판매됐던 할인 행사때보다 얼마나 저렴한지 꼼꼼히 확인하고 구매해야 손해가 없을 것”이라고 조언했다.

한편, 유통업계 관계자는 역시즌 행사에 대해 “초저가 시대에서 차별화된 가격을 제공하지 않으면 고객들 또한 돌아설 것”이라며 “일회성 행사가 아닌, 연말 정기 행사로 자리 잡기 위해 업계가 노력해 분위기를 만들어나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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