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매출로 시름하는 편의점주, ‘단체 교섭’으로 ‘희망 폐업’ 길 열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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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매출로 시름하는 편의점주, ‘단체 교섭’으로 ‘희망 폐업’ 길 열리나?
일 80만원 이하 매출 편의점주, 2018년 기준 전국 2200여곳 이상
점주 ‘희망 폐업’ 요구하지만 본사 ‘계약조건’ 강조…협상 지지부진

최근 CU서 본사-점주 간 단체 교섭 실행
30여개 점포 희망 폐업 승인…‘상생’ 사례 남겨
근원적 해결 위해 입법 필요한데…갈 길 멀다
  • 윤현종 기자
  • 승인 2019.11.17 18: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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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뉴스투데이 윤현종 기자] 경기 불황을 비웃듯 점포수 확장 등 공격적인 출점 행보를 이어가는 편의점 본사들에 대한 가맹점주들의 불만이 커지고 있다. 본사들이 매출 감소로 인해 폐점까지 고려하는 가맹점의 현실은 뒷전이고, 매장 숫자 늘리기에만 열을 올리고 있어서다. 가맹점주들은 현상 유지조차 어려운 상황에서도 쉽게 사업을 접지 못한다. 본사에 페점을 요구하면 ‘5년 계약 기간 이전에 철수 시 수천만원에 달하는 위약금을 물어야 한다’는 독소조항 때문이다. 다행히 최근 편의점업계에서는 단체 교섭으로 저매출 가맹점과 상생 방안이 일부 나오고 있지만, 근본적인 문제를 해결하기까지는 갈 길이 멀다.

서울 시내의 편의점 모습. [사진=연합뉴스]
서울 시내에 GS25와 CU편의점이 근접해 운영되고 있는 모습. 과다출점과 경쟁 과다로 저매출 점포가 늘어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17일 편의점업계에 따르면, CU는 더불어민주당 을지로위원회, CU가맹점주협의회와 전국가맹점주협의회(이하 전가협) 편의점본부와 단체 교섭을 통해 저매출로 시름 해온 약 30개 점주의 희망 폐업이 진행됐다.

이번 단체 교섭 결과에 대해 업계는 본사와 점주 간 상생 방안의 새로운 전기가 마련됐다고 평가한다.

전가협 관계자는 “지난 1년 동안 CU 본사와 점주들, 관련 기관과 힘을 모아 상생 방안을 마련하기 위해 힘써왔지만 큰 진전이 없어 갈등이 깊어지고 있었다”면서 “그런 와중에 10월부터 조금씩 본사와 점주들 간 의미 있는 대화가 오가면서 업계서 본보기가 될 만한 협상 결과가 나오게 됐다”고 설명했다.

지난 10월 국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 소속 우원식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전가협과 함께 서울시에 등록된 정보공개서의 가맹점주 매출 현황을 분석, ‘2018년 편의점 3사(CU·GS25·세븐일레븐) 별 저매출 구간 점포 현황’을 공개했다.

당시 우 의원은 “일 매출이 80만원도 안 되는 점포들이 2018년 기준 2228개로 집계돼 희망폐업 지원이 절실하다”며 “특히 이런 상태가 업계에서 3년간 개선되지 않은 채 굳어지고 있어 가맹점주의 경영 여건 개선을 위한 상생협력에 적극 나서야 한다”고 강조했다.

2018년 당시 국내 편의점 3사의 80만원 미만 저매출 점포 현황을 살펴보면, CU는 1만2353개 중 708개(전체의 6%), GS25는 1만2069개 중 238개(2%), 세븐일레븐은 8646개 중 1282개(15%) 점포가 80만원 미만으로 ‘초저매출 점포’로 나타났다.

이렇게 저매출로 고통받는 점주들이 폐업을 쉽게 못 하는 이유는 본사와 가맹계약에 근거해 5년간 사업을 운영해야 해서다. 점주의 계약 형태 별로 조금씩 차이는 있지만, 5년 기간을 채우지 못하면 점주는 본사에 위약금을 물어야 한다.

CU 표준가맹계약서에 따르면, 편의점 개업을 희망하는 점주는 임대차비용인 약 2200만원이면 편의점을 차릴 수 있다. 나머지 상품보증금·권리금·인테리어비용 등은 본사에서 지원해 창업이 이뤄진다.

본사도 첫 사업에 도전하는 점주들을 위해 매달 수익금이 일정 기준에 못 미칠 경우, 차액을 보전해 주는 ‘초기 안정화 제도’를 시행하고 있다. CU와 GS25는 올 초 표준가맹계약서를 개정해 1년에서 2년으로 기간을 늘려 지원하고 있다.

하지만 저매출 점주들은 아무리 운영을 잘한다 해도, 주변 상권과 점포 위치에 매출이 갈리는 편의점 특성상 지원보다는 위약금 부담을 줄여주는 ‘희망 폐업’을 요구하고 있다.

CU 관계자는 “CU가맹점주협의회와는 해당 건에 대해 정기적으로 회의를 가져왔고, 각 점주마다 협상을 통해 현재까지 누적된 사례가 약 30건 정도 된 것으로 알고 있다”며 “CU 내 상생협력실에서 주도해 점주들이 피해가 가지 않도록 최선의 방법들을 찾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밝혔다.

업계는 이런 사례들이 쌓이면 향후 제도적 장치 마련의 근거가 될 것이라고 기대하면서도, 여전히 어려움을 호소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대부분의 편의점 점주들이 여유가 있어 편의점을 시작하는 게 아닌데, 마지막이라고 생각했던 사업이 매출까지 부진하면 앞으로 어떻게 해야 할지 눈앞이 캄캄해진다”면서 “이 정도까지 가게 되면 본사와 계약을 철회해 털고 나오고 싶은 게 점주들의 마음인데, 위약금 등이 발목을 잡아 빚더미에 앉게 되는 점주들이 대부분”이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이 관계자는 “하지만, 최근 들어 본사도 적극적으로 나서면서 저매출 점주들과 상생 방안을 마련해 몇 가지 사례들이 나오면서 희망이 보인다”면서 “혼자 끙끙 앓고 있는 것보다는 단체 교섭으로 상생 방안을 마련해 본사와 적극적으로 협상에 임하면 좋은 결과를 맞이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하지만 다른 관계자는 “단체 교섭을 통한 상생 방안 마련이 좋긴 하지만, 현재 운영 자체가 어려운 가맹점들의 적자 운영은 돌이킬 수 없는 상황으로 내몰 수 있다”고 우려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단체 교섭을 하더라도 현재 상황을 획기적으로 바꿀 수 있을지 장담하기 힘들다”라면서 “입법까지 가는 과정에서 편의점 본사들은 또 경기불황에 따른 수익 악화 등을 운운하면서 반대 입장을 필 수 있기 때문”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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