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씨네마 사이언스] 인류는 어떻게 멸종하게 될까? 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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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씨네마 사이언스] 인류는 어떻게 멸종하게 될까? ②
‘유랑지구’ ‘노잉’ ‘선샤인’…태양의 변화가 인류에 미치는 ‘크고 무시무시한’ 영향
  • 여용준 기자
  • 승인 2019.11.16 08: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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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선샤인'. [사진=NEW]

[이뉴스투데이 여용준 기자] 지구에서 태양까지의 거리는 약 1억5000만㎞다. 태양은 식물의 생장을 돕고 인류에게 유용한 에너지를 제공해준다. 피부노화를 가져다주기도 하고 비타민D를 공급해줘 면역력을 높여주기도 한다. 빛의 속도로 가도 8분20초나 걸리는 거리에 있는 녀석 치고는 우리 삶의 많은 부분에 관여하고 있다. 

지금의 태양은 많이 잠잠한 상태지만 만에 하나 태양에 어떤 변화가 생길 경우, 그것은 인류에게 치명적인 영향을 줄 수 있다. 영화에서는 태양의 변화로 인류가 멸종위기에 직면하거나 아예 멸종해버리는 경우가 종종 있다. 

태양이 지구에 영향을 주는 영화들을 살펴보면 그 스케일이 어마어마한 수준이다. 끓어오르는 태양의 기포가 터져서 지구가 통째로 불타버린다거나 지구 하나는 통째로 날려버릴만한 핵폭탄을 가지고 죽어가는 태양을 살리러 간다거나, 혹은 부풀어오르는 태양을 피해 지구를 옮긴다는 발상이다. 

하나같이 엄청난 스케일로 지구를 단칼에 끝장내버릴 위협을 보여준다. 태양의 힘은 이토록 강력하다는 것이다. 

가장 먼저 언급할 영화는 중국에서 역대 최대 흥행수익을 올린 영화 ‘유랑지구’다. 거대해진 중국 영화시장의 자본력과 기술력을 보여준(이라고 말하지만 이 영화의 CG는 한국기업이 맡았다) ‘유랑지구’는 그 스케일부터 엄청나다. 

2075년 태양이 수명을 다해 점점 부풀어 오르다가 소멸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이에 세계 정부는 지구를 태양계 외부로 옮기기로 하고 지구 전체에 엔진을 장착한다. 지구를 움직이는 연료는 화력이 엄청난 돌을 이용하기로 하고 모든 인류는 지하에 갇혀 생활하면서 필요한 인력만 산소탱크를 짊어지고 지상으로 올라와 노동을 한다. 

영화 '유랑지구'. [사진=씨네그루(주)키다리이엔티]

‘유랑지구’와 같은 재난이 아주 불가능한 일은 아니다. 과학자들이 말하는 태양의 수명은 100억년이고 현재 약 50억년 정도 지났다. 그러니깐 앞으로 50억년 뒤에 태양이 수명을 다해 소멸한다는 얘기다. 물론 인류는 그 전에 환경파괴로 멸종하거나 더 진화해 다른 행성으로 이주했을 수 있다. 

태양이 사라지는 엄청난 이야기보다는 조금 현실적이지만 오싹하게 인류가 멸망하는 이야기가 있다. 알렉스 프로야스 감독의 ‘노잉’이다. ‘노잉’은 인류종말을 예언한 암호메시지를 발견한 수학자가 메시지를 풀어가면서 비밀을 밝힌다는 내용이다. 

‘노잉’에서는 태양이 끓어오르면서 발생한 기포가 터져 그로 인한 열기가 지구까지 닿아 지구를 불태운다는 내용이다. 이 열기는 지표면 1.5㎞ 깊이까지 모두 태워 인간뿐 아니라 지구상의 모든 생명체를 태워버린다. 

태양에서 뭔가가 터진다면 일반적으로 ‘흑점의 폭발’을 생각할 수 있다. 흑점은 태양의 홍염 사이에 온도가 낮아 까맣게 보이는 곳을 말한다. 흑점은 11년 주기로 수가 증감하는데 증가하는 시기에 흑점이 폭발해 표면에 있던 높은 에너지를 가진 플라즈마 입자가 우주로 방출되는 태양폭풍이 발생한다. 이 태양폭풍의 영향으로 무선통신의 장애가 발생할 수 있다. 

사실 이것은 지표면 1.5㎞가 불타는 것에 비하면 약소하지만 무선통신이 익숙한 현대인들에게는 큰 혼란을 초래할 수 있는 재난이다. 이미 지난해 11월 서울 KT 아현국사 화재로 통신망이 마비되면서 겪은 혼란을 경험한 바 있다. 흑점의 폭발로 통신이 마비되면 재난의 규모는 그때보다 클 것이다. 

다행인 것은 우리나라를 포함한 많은 국가에서 인공지능(AI)을 활용해 우주재난을 예측하기 위한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 국립전파연구원은 8월 ‘2019 우주전파재난 예측 AI 경진대회’를 개최하고 우주재난을 예측하기 위한 아이디어를 모았다. 

영화 '노잉'. [사진=20세기폭스코리아]

대니 보일의 2011년 영화 ‘선샤인’은 태양의 폭발과 반대로 ‘죽어가는 태양’을 언급하고 있다. 영화는 태양이 빛을 잃어가면서 지구가 얼어붙기 시작하고 이를 막기 위해 과학자들이 거대한 핵폭탄을 우주선에 싣고 태양에 터트리러 간다는 내용이다. 

영화의 과학 고문을 맡은 물리학자 브라이언 콕스 박사는 ‘Q-ball’이라는 태양의 초기 입자가 일반적인 원자로 이뤄진 물질로 변화하면서 태양의 열핵융합 반응이 점점 더 약해진다는 설정이라고 설명했다. 이는 물론 가설일 뿐이다. 

여기에 핵폭탄을 터트린다는 설정에 대한 의견도 분분하다. 태양 표면의 온도만 해도 6000도에 이르고 코로나는 100만도, 외핵과 내핵의 온도는 1500만도에 이른다. 핵폭탄이 녹지 않고 태양 표면에 도달하는 것부터 숙제다. 

태양으로 인해 인류가 위기에 처하는 영화들은 대체로 공감하기 어려운 편이다. 그것은 인류와 무관하게 벌어지는 일이기도 하며 너무 거대한 스케일의 이야기라 쉽게 받아들이기 힘들기 때문이다. 

때문에 태양으로 인해 인류가 멸망하는 이야기는 교통사고 당하는 것과 비슷하다. 내 의지와 상관없이 일어난 일이 내 생명과 재산을 앗아간다. 지구라는 행성은 크고 위대해 보이지만 태양 앞에서는 언제 부서질지 모르는 연약한 존재다. 이 작고 귀여운 녀석을 지켜주고 싶은 생각이 들지 않는가. 

다음 주에는 ‘출산률 저하’로 인한 인류의 멸망을 이야기해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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