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역대 최단 시간 펀딩 투자 신기록을 세운 ‘대만 K-POP 콘서트’가 만기일 후에도 투자자들에게 상환금을 지급하지 않아 물의를 빚고 있다. [사진=와디즈 홈페이지]
지난해 역대 최단 시간 펀딩 투자 신기록을 세운 ‘대만 K-POP 콘서트’가 만기일 후에도 투자자들에게 상환금을 지급하지 않아 물의를 빚고 있다. [사진=와디즈 홈페이지]

[이뉴스투데이 고선호 기자] 정부가 자금조달시장 활성화를 위해 크라우드 펀딩 육성에 속도를 내고 있다.

하지만 최근 각종 크라우드 펀딩 플랫폼을 통한 실제 투자 사례에서 부실기업에 대한 투명한 관리와 투자자 보호를 위한 가이드라인조차 마련되지 않은 상황이 수면 위로 떠오르면서 이에 대한 대책 마련이 요구되고 있다.

14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금융위원회의 주도로 크라우드 펀딩 투자 범위를 확대하는 내용을 골자로 한 ‘자본시장법’ 개정이 추진된다.

이로 인해 기존 신기술, 신제품 개발, 문화산업, 스포츠산업 등 프로젝트 사업 분야에만 펀딩이 가능했던 것이 중소기업까지 확대될 전망이다.

이와 함께 금융위원회는 지난 1일 국무회의를 열고 사모펀드에 간접적으로 투자할 수 있는 공모펀드인 사모투자 재간접펀드의 최소 투자금액인 500만원 상한선을 폐지시켰다. 지금까지 와디즈 등의 크라우드 펀딩 플랫폼에서는 1인이 최대 500만원까지만 투자할 수 있었지만, 일반 투자자들의 소액 투자를 가로막는다는 비판으로 폐지된 것이다.

여기에 일반 투자자가 상장 펀드를 통해 스타트업 및 벤처기업 등에 투자할 수 있는 ‘기업성장투자기구(BDC) 제도’도 내년부터 시행, 개인투자자와 일반법인 등 민간 투자의 비중을 높여 중소기업·벤처기업으로 유입되는 모험자본을 활성화시키겠다는 구상이다.

하지만 크라우드 펀딩의 특성상 주 투자대상이 초기 스타트업이기 때문에 투자위험도가 매우 크지만 정부는 창업기업의 자금조달을 편리하게 한다는 취지로 이를 활성화하는 데만 집중하고 있다.

물론 규제 완화를 바탕으로 일반투자자들의 접근성이 높아지는 만큼 기업으로 흘러들어가는 자금의 유용성이 증대된다는 강점도 있지만, 통상적인 원금손실을 비롯해 지속적 투자금 미상환, 기업 파산으로 인한 채권부도 등 각종 위험에 노출돼 있어 이에 대한 후속 여파가 우려된다.

한국예탁결제원에 따르면 실제 크라우드 펀딩에서 투자를 모집한 기업의 채권 부도율은 지난 6월 말 기준 19.3%에 달한다. 이는 ‘소비자 주의보’가 발령된 P2P(path to profitability) 대출의 지난 6월 기준 연체율 12.5%보다도 높은 수치다.

또 채권 부도율에 비해 실제 투자 손실률이 더 크다는 문제도 있다.

특히 최근 들어 조건에 따른 원금 손실을 담보로 한 이익참가부사채 발행이 늘었다.

지난 12일 본지 ‘[단독] 와디즈, 10억 규모 펀딩 피해 ‘나몰라라’’ 보도를 통해 확인된 투자 피해 사례 역시 원금 손실을 담보로 한 이익참가부사채 형태로 채권이 발행됐으며, 2차 일반투자자에 대한 투자금 상환이 아직까지 이뤄지지 않고 있다.

피해자들은 행사 주관사에 상환을 요구하고 있지만, 직접적인 소통이 어렵다는 문제와 함께 투자를 모집한 크라우드 펀딩 플랫폼에서는 이에 대한 피해 구제를 비롯해 투자자들과의 소통에도 나서지 않고 있다.

와디즈를 통해 판매 됐으나 소비자 신고로 실제 불법 판매에 대한 행정처분을 받은 오시스코리아의 제품들. 사진은 한국제품안전관리원의 민원 처리 결과 안내문 전문. [사진=고선호 기자]
와디즈를 통해 판매 됐으나 소비자 신고로 실제 불법 판매에 대한 행정처분을 받은 오시스코리아의 제품들. 사진은 한국제품안전관리원의 민원 처리 결과 안내문 전문. [사진=고선호 기자]

또 제품을 대상으로 한 리워드 펀딩 역시 기본적인 안전인증조차 완료되지 않은 불법 제품을 정확한 확인 없이 투자 모집에 나서 실제 소비자 피해로 이어지는 경우가 부지기수다.

이에 우선적인 규제 완화보다는 피해 방지를 위한 보호 장치 마련과 함께 크라우드 펀딩의 투명한 운영을 위한 가이드라인 마련이 시급하다는 지적이다.

이와 관련, 업계 관계자는 “한쪽으로 치우친 규제 완화는 곧 소비자의 피해로 직결될 수 있다는 점을 인지해야 한다”며 “크라우드 펀딩이 도입된 지 10년도 채 되지 않은 상황에서 각종 부작용이 속출하고 있다. 크라우드 펀딩 육성을 위한 건강한 토양이 먼저 갖춰져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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