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프리카돼지열병이 지속적으로 논란인 가운데 농식품부와 환경부 정책이 일원화 되지 않아서라는 주장도 나온다. [사진=연합뉴스TV]
아프리카돼지열병이 지속적으로 논란인 가운데 농식품부와 환경부 정책이 일원화 되지 않아서라는 주장도 나온다. [사진=연합뉴스TV]

[이뉴스투데이 이하영 기자] 최근 아프리카돼지열병으로 인한 정책 엇박자 문제가 지속해 불거지는 가운데 주무부처인 농림축산식품부와 환경부 이원화 정책이 원인이라는 지적이 있다. 이에 전염병 발생을 효과적으로 막기 위해 방역청을 신설해야 한다는 주장도 나온다.

13일 경기도 연천군에 따르면 돼지 현장매립으로 인해 임진강 지류인 마거천에 유입된 침출수 18t가량을 뽑아냈으며, 전날 해당 하천수를 떠다 수질검사를 의뢰했다.

연천군측은 “돼지 사체를 임시 적재 전에 소독해 인체에는 무해하다”고 설명했으나 주민들은 “수질검사 결과도 나오지 않은 상태라 수돗물을 안심하고 마실 수 없다”는 입장이다.

매립 사고 원인은 농식품부의 지나친 돼지 현장매립 의존 정책도 있지만, 더 크게는 주무부처가 일원화 되지 않아 돼지열병 확산 방지에 실패했다는 목소리도 높다. 때문에 잇따르는 가축 질병 등을 막기 위해 방역청을 신설해 주무부처를 단일화해야 한다는 여론이 커져가고 있다.

연천군 유출 돼지 침출수 제거 작업. [사진=농림축산식품부]
연천군 유출 돼지 침출수 제거 작업. [사진=농림축산식품부]

실제 농식품부는 방역 강화를 위해 2017년 방역국을 신설한 바 있다. 조류인플루엔자(AI)와 구제역‧부르셀라병 등이 전국 각지에서 퍼지며 지속적으로 어려움을 겪었기 때문이다. 이에 우리나라 방역체계는 선진화를 거듭해 현재 상당한 수준에 이른 것으로 알려졌다. 가축 방역 전문가들은 2010년 구제역 파동 당시 국내 방역이 유치원생 수준이었다면 지금은 대학생 수준으로 발전했다고 입을 모은다.

다만, 돼지열병 방역과 관련해서는 환경부와 지자체 등 타 기관과 힘을 합쳐야 하는 만큼 미흡한 부분이 적지 않다는 지적이다.

국내의 경우 농식품부가 관리한 집돼지는 방역이 비교적 잘 이루어졌다고 평가받는 반면, 환경부가 관리한 멧돼지는 초기 민통선 부근 통제를 제대로 하지 못하며 돼지열병이 창궐한 북한에서 바이러스 보유 개체가 다수 넘어온 것으로 예상된다.

심지어 지나친 총기 사용으로 바이러스를 지닌 멧돼지가 주요 발병지인 연천‧파주‧철원 등 통제구역을 넘어서 충남 공주‧충북 괴산‧경북 경산‧경남 창녕에서까지 발견됐다. 멧돼지 방역에 실패할 경우 국내 최대 양돈지역인 충정도 마저 돼지열병에 휩싸이게 된다는 계산이다.

김현수 농식품부 장관이 정부세종청사에서 아프리카돼지열병 방역대책을 주재하고 있다. [사진=농림축산식품부]
김현수 농식품부 장관이 정부세종청사에서 아프리카돼지열병 방역대책을 주재하고 있다. [사진=농림축산식품부]

전문가 및 양돈업계 관계자는 이를 중앙 컨트롤 타워 부재와 연결 짓는다.

9월 17일 돼지열병이 처음 발견됐을 때부터 전문가들은 중앙대책본부(중대본)를 꾸려 대책을 세워야 한다고 언급했다. 반면 정부는 3주 후인 지난달 4일이 되어서야 태풍 ‘미탁’ 북상과 함께 중대본에서 돼지열병을 논의한다.

이 때문에 3주 가까운 시간동안 각 부처가 정책 이원화로 돼지열병 초기 진압에 실패했다는 주장에 힘이 실린다.

방역처 필요성은 지난달 18일 국회에서 열린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 국감에서도 서삼석 더불어민주당(전남 영암군‧무안군‧신안군) 의원에 의해 제기되기도 했다.

이와 관련 서삼석 의원은 “지난 8월 취임한 김현수 농식품부 장관이 4개월 내내 돼지열병 방역에만 총력을 기울였음에도 불구하고 돼지 사체 핏물이 임진강에 스며드는 사태가 발생한 것은 현재 방역시스템 전문성 부족을 적나라하게 드러낸 결과”라고 꼬집었다.

아울러 “해마다 구제역 AI등의 가축전염병이 되풀이되고 있고 올해 돼지열병의 사례처럼 앞으로도 슈퍼질병이 발생할 우려가 크다”며 “전문성을 비롯해 신속성‧기동성 등이 정비된 (가칭) 방역청 신설이 절실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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