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뉴스투데이 윤현종 기자] TV홈쇼핑업계가 IPTV(인터넷TV)와 유선방송사업자(SO) 간 ‘빅딜’이 당국의 승인을 받으면서 비상이 걸렸다. SK브로드밴드(SKB)-티브로드, LG유플러스-CJ헬로 합병이 완료되면, KT를 비롯한 방송사업자 ‘빅3’ 입김에 휘둘릴 수밖에 없어서다. TV홈쇼핑업계가 유료방송 사업자와 매년 송출수수료 인상에 대한 대책마련에 골머리를 앓고 있는 가운데, 합병이 완료되면 KT·LG유플·SKB 3개사 시장 점유율이 약 79%에 달할 것으로 예상돼 송출수수료는 업계의 ‘뇌관’이 될 전망이다.

유료방송사업자인 KT, SK브로드밴드, LG유플러스 로고. [사진=각 사]
유료방송사업자인 KT, SK브로드밴드, LG유플러스 로고. [사진=각 사]

지난 9일 공정거래위원회는 ‘SKB-티브로드’와 ‘LG유플-CJ헬로’ 합병과 관련해 방송·통신 시장에서 기업결합을 조건부 승인했다. 시장 지배력이 높아지는 만큼, 케이블TV 가격 인상 제한 및 저가 상품 계약 등 시정조치를 내놨지만 사실상 승인에 가까운 결정이다.

공정위 판단으로 합병의 운명은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방송통신위원회로 넘어갔지만, 유료방송업계는 양 기관이 이미 올 초부터 인수합병에 대한 심사절차를 검토했기 때문에 이르면 내년 초 승인이 완료된다고 전망한다. 

한편, 이를 바라보는 홈쇼핑업계는 그야말로 초상집 분위기다. 시장에서 우월한 지위를 가지게 될 유료방송 3사가 송출수수료 인상을 부추길 게 불 보듯 뻔해서다.

내년 초 인수합병이 최종 승인되면, 유료방송시장 구도는 KT·LG유플·SKB 3강 체제로 이뤄지게 된다. 시장점유율 또한 80%에 달할 것으로 업계는 분석한다.

과기정통부의 지난 ‘2018년 하반기 가입자 수 및 시장점유율’ 자료에 따르면, KT(KT-KT스카이라이프)가 전체 시장의 31.07% 시장을 점유하고 있다. 여기에 SKB(14.32%)와 티브로드(9.60%)가 합병할 경우, 23.92%의 시장 점유율을, LG유플(11.93%)과 CJ헬로(12.61%)가 합쳐지면 24.54% 점유율을 차지해 KT-LG유플-SKB 3사 시장 점유율이 무려 79.53%에 달하게 된다.

유료방송사들의 송출수수료 인상률도 IPTV를 중심으로 가파르게 오르고 있어, 몸집이 커진 3사가 지금보다 더 높은 인상률을 제시할 가능성도 무시할 수 없다.

방통위가 지난 9월 발표한 ‘2018년도 방송사업자 재산상황 공표집’에 따르면, 유료방송(종합유선(SO)·위성·IPTV)의 홈쇼핑 송출수수료 매출은 2009년 이후 매년 증가세를 유지해왔다.

각 업태별로 살펴보면, SO의 송출수수료 매출은 2009년부터 2018년까지 연평균 증가율이 7.8%를 기록한 반면 위성은 같은 기간 30.2%를, IPTV는 무려 43.7% 치솟았다.

송출수수료 매출 증가세도 뚜렷했다. 위성과 IPTV 매출액은 지난해 각각 1741억원, 7127억원으로 전년(2017년) 대비 6%, 45.7% 증가했다. SO는 같은 기간 7571억원의 매출액을 기록, 0.1% 올랐다.

홈쇼핑업체들은 매출의 절반 이상을 차지하는 송출수수료 부담을 줄여달라고 하소연한다.

업계 관계자는 “제품을 하나 판매하게 되면, 홈쇼핑업체가 판매수수료로 제품의 약 30%를 가져가게 되는데, 이중 송출수수료가 절반 이상을 차지해 프로그램 제작비·콜센터 운영비 등 기타 소요비용을 제외하면 사실상 순이익이 4~5%채 되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업계는 빅3 ‘슈퍼갑’이 시장에 자리 잡게 되면 송출수수료 인상 흐름은 지금보다 더 빨라질 것이라고 입을 모은다. 결국 협력업체에게 판매수수료 인상 등을 통해 부담을 나눌 수밖에 없다고 강조한다.

이 관계자는 “홈쇼핑업체들이 올해부터 순이익 등이 감소하면서 거래액은 늘어나고 있지만, 사실상 내실은 조금씩 무너지는 형태”라며 “방송시장과 TV홈쇼핑업계가 같이 성장하면서 전성기를 누렸지만, 이제는 온라인 쇼핑과 TV채널 시청 감소 등 하락세를 걷고 있어 정부와 방송업계가 현실을 계속해서 외면할 경우, 공멸하는 상황을 맞이하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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