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와디즈에서 역대 최단 시간 펀딩 투자 신기록을 세운 ‘대만 K-POP 콘서트’. [사진=와디즈 홈페이지]
지난해 와디즈에서 역대 최단 시간 펀딩 투자 신기록을 세운 ‘대만 K-POP 콘서트’. [사진=와디즈 홈페이지]

[이뉴스투데이 고선호 기자] 국내 최대 크라우드 펀딩 플랫폼 ‘와디즈’가 투자를 유치한 10억원 대 규모의 펀딩이 만기일이 지난 후에도 투자자들에게 투자금을 상환하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다.

특히 펀딩 이후의 과정에서 일방적인 행사 일정 및 장소, 수익구조, 상환 일정 등 투자금에 실질적인 영향을 미치는 사안에 대한 안내조차 제대로 이뤄지지 않은 것으로 확인되면서 크라우드 펀딩의 위험성이 현실화되고 있다.

12일 와디즈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26일 진행된 ‘대만 K-POP 콘서트’(원더케이)에 대한 크라우드 펀딩에서 오픈 2시간 만에 7억원을 모집, 역대 최단 시간 내 최다금액 투자 펀딩을 기록했다. 펀딩 마감일을 기준으로는 총 9억9075만원의 투자가 이뤄졌다.

하지만 본지 취재 결과 펀딩 종료 후에도 상환일인 지난달 31일을 기준으로 약 2주가 지난 현재까지 투자자들에 대한 상환이 이뤄지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원더케이 콘서트 펀딩의 만기일이 기록돼 있는 실제 계약서 일부. [사진=고선호 기자]
원더케이 콘서트 펀딩의 만기일이 기록돼 있는 실제 계약서 일부. [사진=고선호 기자]

또 원래 투자 기획과는 다른 내용으로 행사가 치러지면서 수익성이 악화돼 투자자들의 피해가 커지고 있다.

이번 행사의 매출금액은 지난달 16일 기준으로 현재 태국환율로 환산했을 때 895만3300바트,

한화 약 3억4398만원에 그쳐 제작비(14억원)조차 채우지 못했다.

이에 투자자들은 원더케이의 주관사인 ㈜케이스타원더케이가 행사의 관한 정보와 투자 관련 정보를 안내하는 네이버 밴드 페이지에서 지속적으로 문제를 제기, 상환을 요구하고 있다.

문제는 1인당 최대 500만원의 소액투자로 이뤄진 펀딩이다 보니 피해자 대부분이 소액투자자들인 탓에 단체 행동이 어려운 상황임에도 투자를 유치한 와디즈 측에서는 어떠한 책임도지지 않고 있는 것이다.

투자자들은 와디즈 측으로부터 관련 피해에 대한 대책을 비롯해 행사 주관사와의 협의 내용을 공유할 것을 요청했으나 관련 대응에 전혀 나서지 않았다.

투자자 이종문(가명·남)씨는 “투자에 따른 손실에 대한 피해보상이 아닌 원래 계획이 변경되면서 발생한 피해에 대한 대책과 그와 관련된 정보들을 요구한 것인데 투자를 진행한 와디즈는 이에 손을 뗀 채 나몰라라하고 있다”며 “현재 펀딩 페이지 내에서는 피해투자자들이 댓을 달수도 없는 상황이며, 펀딩 종료 후에는 행사 주관사에 모든 책임을 떠넘기고 있다”고 토로했다.

해당 공연 펀딩은 공연 좌석 매진 시 최대 53%의 수익을 담보로 투자가 진행됐다.

하지만 펀딩 종료 이후 개최국가(장소)가 변경된 것을 비롯해 출연진 교체, 상환일정 변경 등 투자 모집 당시와 다른 방향으로 흘러가며 투자자들의 민원이 빗발쳤다.

펀딩 모집 당시 해당 공연은 장소 섭외를 위한 공연판권 계약에 차질이 빚어지면서 당초 예정지인 대만이 아닌 태국 방콕에서 개최하게 됐다.

또 최초구상안에 포함돼 있던 공연 라인업도 ‘가수 태연+SBS 런닝맨 투어 콘서트+기타 섭외가수’였으나, 런닝맨 투어 콘서트는 해당 공연이 아닌 다른 주관사의 공연으로 편입됐으며 태연을 제외한 모든 아티스트 섭외 리스트가 변경됐다.

원더케이 콘서트 투자자를 대상으로 비공개로 운영되고 있는 네이버 밴드 페이지에서 변경 내용에 대한 사전 고지 부재로 투자자들의 민원이 빗발치고 있다. [사진=고선호 기자]
원더케이 콘서트 투자자를 대상으로 비공개로 운영되고 있는 네이버 밴드 페이지에서 변경 내용에 대한 사전 고지 부재로 투자자들의 민원이 빗발치고 있다. [사진=고선호 기자]

이에 일부 투자자들은 공연 라인업 변경에 따른 배상 및 투자 철회를 요구했으나, 이는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이 같은 크라우드 펀딩 투자로 인한 피해의 위험성은 그동안 진행된 각종 투자 사례를 통해 관리가 필요하다는 문제가 제기돼 왔으나 당국의 소홀한 관리와 투자를 유치하는 플랫폼의 무책임한 대처로 전혀 보호되지 않고 있다.

이는 크라우드 펀딩의 경우 플랫폼의 자체적인 기준에서 대상기업 선정하면서 나타나는 문제로, 객관성·안전성이 확보되지 않은 채 고수익을 미끼로 소액 투자자들의 눈 먼 돈을 가로채고 있는 것과 다름없는 모양새라는 지적이다.

일반적으로 대상기업에 상장폐지 가능성이 있거나 투자 위험이 있을 경우 ‘관리종목’으로 다뤄 투자자를 보호하는 것과는 상반된다.

이와 관련, 와디즈 관계자는 “크라우드 펀딩 특성상 투자 원금에 대한 보호 등에 대한 조치가 어려운 게 사실”이라며 “만기에 따른 미상환에 대해서는 투자자 보호를 위한 조치가 이뤄진다. 해당 건에 대해서는 파악에 나서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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