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악화일로' 국내 항공업계, 타개책 마련위해 한자리에

[이뉴스투데이 윤진웅 기자] 최근 국내 항공업계가 악화일로를 걷고 있는 가운데 항공운송산업 경쟁력 강화를 위한 정책 토론회가 열렸다. 일본 수출 규제, 미-중 무역분쟁 등 대외 변수로 신음하는 국내 항공업계에 과감한 지원과 구조적 변혁이 필요하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11일 한국항공협회에 따르면 이날 국회의원회관에서 '일본 수출규제 대응 및 항공운송 산업 경쟁력 강화방안'에 대한 정책 토론회가 열렸다. 윤관석 국토교통위원회 간사를 비롯해 박홍근 의원, 안호영 의원, 김철민 의원, 박재호 의원, 조응천 의원, 이규희 의원, 이후삼 의원 등 국토교통위원회 소속 국회의원 8명이 주최자로 나섰다.

김광옥 한국항공협회 총괄본부장과 김병재 상명대 교수는 각각 '일본 수출규제에 따른 피해와 정책지원뱡향', '항공운송산업의 지속가능 발전전략'에 대해 발표했다.

김광옥 총괄본부장은 "일본 수출규제로 인해 10월 기준 한-일노선 여행객이 전년대비 43%가 감소했고, 이로 인한 국제선 매출 피해가 연간 7800여억원에 달한다"고 설명하면서 항공산업에 대한 정부의 정책적 지원을 촉구했다. 이와 관련 항공유 관세의 한시적 면제, 공항시설사용료 감면, 항공기 투자 세액 공제, 항공기 도입 시 정부 보증지원 등 아이디어도 내놨다

김병재 교수는 국내 항공업계에 대한 규제 개혁과 신성장동력 확보의 필요성에 대해 강조했다. 특히, 항공기 취득세·재산세 부과, 항공기 부품 관세 부과 등 대한민국에만 존재하는 규제들을 과감히 철폐해 공정 경쟁환경을 조성할 필요가 있다고 김 교수는 주장했다.

김 교수는 "MRO 산업의 전략적 육성을 통해 항공산업의 지속 성장가능한 생태계를 구축해야 한다"며 "2016년 이후 현재까지의 국제 경쟁력을 회복하지 못하고 있는 해운산업 사례가 되풀이 되지 않도록 금번 위기를 계기로 글로벌 스탠다드에 부합하는 정부의 정책 운영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이어 진행된 지정토론에서는 앞서 발표한 주제와 연관한 다양한 정책적 제언이 제기됐다.

황용식 세종대 교수는 항공사간 인수합병·대형화를 통해 경쟁력을 제고한 미국 및 EU 사례를 언급하며 "작금의 국내항공업계의 위기는 구조적인 부분에서 비롯됐다"고 지적했다. 이는 로지스틱 회귀분석을 통해 79개 주요 국가의 1인당 GDP, 각 국가의 복수 대형항공사 및 저비용항공사 운항 여부에 관한 자료를 분석한 결과라고 황용식 교수는 설명했다.

황 교수에 따르면 미국이나 유럽의 경우 항공자유화로 촉발된 항공사들의 난립과 과잉 경쟁은 결국 메가 캐리어(Mega-Carrier) 체제로의 변화로 이어졌다. 생존을 위해 규모의 경제 실현을 목적으로 인수합병을 통한 구조조정이 이뤄진 셈이다. 

황 교수는 "9개의 항공사가 경쟁 중인 대한민국도 이와 같은 구조조정의 시기가 도래했다"며 "선택과 집중의 결단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생존을 위한 과감한 구조 재편이 불가피하다는 것으로 해석된다.

국내 항공업계 관계자들 역시 작금의 위기가 항공산업의 생존과 직결돼 있다는 데 동의했다. 항공산업 경쟁력 제고를 위해 정책적 지원을 아끼지 않는 글로벌 항공업계의 최신 트렌드에 맞춰 제도 개선을 검토해야 한다고 의견을 모았다. 이른 바 '기울어진 운동장'에서 불공정한 경쟁을 하는 상황을 막아야 한다는 이유에서다.

한편, 이날 항공 정책 토론회에는 허희영 한국항공대학교 교수를 비롯해 황용식 세종대학교 교수, 김기대 국토교통부 항공정책과장, 장호상 한국공항공사 본부장, 송기한 한국교통연구원 본부장 등 항공 분야와 연관된 산·학·연 관계자들과 우기홍 대한항공 대표이사, 이석주 제주항공 대표이사, 최정호 진에어 대표이사 등 각 항공사 대표가 참석해 타개 방안을 모색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