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대표 바이오기업들이 임상에 연이어 실패하면서 K-바이오 전체에 대한 업계의 우려가 커지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국내 대표 바이오기업들이 임상에 연이어 실패하면서 K-바이오 전체에 대한 업계의 우려가 커지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이뉴스투데이 고선호 기자] 국내 대표 바이오기업들의 잇단 임상 도전 실패로 K-바이오가 위기를 맞고 있다.

특히 부족한 연구개발 여건을 비롯해 높은 투자 의존도로 인한 자생력 부족 등 업계의 근본적인 한계가 여실히 드러나면서 이에 대한 개선이 시급하다는 지적이다.

11일 업계에 따르면 코오롱생명과학의 ‘인보사 사태’를 비롯해 에이치엘비, 신라젠, 헬릭스미스 등 연이은 임상 실패로 인한 부침 현상을 겪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달에는 강스템바이오텍이 자사의 아토피 피부염 줄기세포 치료제 ‘퓨어스템AD’의 임상 3상 결과 통계적 유의성 확보에 실패했다고 발표하면서 업계의 시름이 커지고 있다. 올해 들어서만 다섯 번째 임상 실패 소식이다.

우선 올 초 업계 최대 악재로 떠오른 코오롱생명과학의 인보사 사태의 경우 골관절염 유전자 치료제 '인보사케이주' 허가 과정에서 주성분 중 하나가 뒤바뀐 점이 드러나 허가가 취소됐다.

이와 함께 정부의 지원금 환수 조치가 이뤄질 예정인 가운데 임원들에 대한 검찰 수사를 비롯한 각종 소송전으로 인해 존립 자체에 어려움이 따를 것으로 전망된다.

이어 신라젠, 에이치비엘비도 임상시험에서 만족할 만한 결과를 얻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여기에 업계의 희망이었던 헬릭스미스마저 데이터 오염을 이유로 최종 글로벌 임상 3상에서 무너져 바이오 주가 폭락의 기폭제가 됐다.

이 같은 바이오기업들의 연이은 임상 실패의 가장 큰 원인으로 전문가들은 R&D(연구개발) 투입 격차를 꼽고 있다.

글로벌 R&D 투자 규모에서 1·2를 다투는 로슈와 존슨앤존슨의 경우 지난해 연구개발비로만 약 25조원을 투입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국내 제약시장 규모보다 3조원 이상 더 많은 금액이다.

바이오기업 관계자는 “미국 등 글로벌 바이오기업들이 연구개발에 쏟아붓는 예산 규모는 우리나라 업계 전체의 투입비용보다도 많다. 그들과의 차이는 어쩔 수 없는 필연적인 차이”라며 “이를 같은 선상에 놓고 판단하는 것 자체가 어불성설이다. 긴 안목을 갖고 성장할 시간을 갖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한편 기형적인 투자구조 문제도 개선이 시급하다는 지적이다.

신약 개발을 위한 글로벌 임상에 소요되는 막대한 비용으로 인해 바이오기업들은 적지 않은리스크를 떠안을 수밖에 없다.

특히 필수적으로 거쳐야 하는 임상의 경우 1, 2차를 무사히 통과하더라고 사람을 대상으로 한 3상을 통과해야 하는데 성공확률이 50%도 채 되지 않는다.

하지만 소요되는 비용은 평균 500~1000억원을 웃도는 데 반해 임상 실패로 인한 부담까지 기업들이 떠안아야 하는 상황으로 투자 의존도가 높을 수밖에 없다.

이로 인해 기업들은 단기간 내 성과 도출을 위한 정제되지 않은 마케팅에 기댈 수밖에 없는 상황으로, 이는 바이오주가의 폭락·폭등을 유발하는 원인이 되고 있다.

이와 관련, 업계 관계자는 “투자자들에게 과도한 기대를 부추기는 기업들의 행태에도 문제가 있다”며 “신약 개발을 위한 모든 절차에는 실패 가능성이 내포돼 있다. 이를 감안한 성장지향적인 건강한 투자가 이뤄져야 하는데 임상 진입, 기업공개 등의 이슈로 올바른 투자 여건을 만들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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