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의도에 위치한 한국투자증권, 하나금융투자 사옥.
여의도에 위치한 한국투자증권, 하나금융투자 사옥.

[이뉴스투데이 이도희 기자] 증권사의 여성에 대한 '유리천장'이 아직 견고한 것으로 나타났다.

유리천장이란 충분한 능력을 갖춘 구성원, 특히 여성이 조직 내의 일정 서열 이상으로 오르지 못하게 하는 '보이지 않는 장벽(invisible barrier)'을 은유적으로 표현한 말이다.

올해 국내 100대 기업의 여성 임원은 모두 244명으로, 지난해보다 13% 늘어났다. 이는 5년 전에 비해 2.3배 수준으로 급증한 것이지만, 전체 임원 가운데 여성이 차지하는 비중은 여전히 5%에 미치지 못하는 수준이다.

이는 증권사도 마찬가지다. 9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지난 상반기 반기보고서 기준 10대 증권사의 여성 임원 비중은 3%대에 불과하다.

회사별 여성 임원 비중을 살펴보면 한국투자증권은 0%로 여성 임원이 전무했다. 이어 NH투자증권이 1.8%, 미래에셋대우와 하나금융투자 3%, KB증권 3.8%, 신한금융투자 4.5%, 메리츠종금증권 4.7%, 키움증권 5.1%, 대신증권 6%, 삼성증권 6.8% 순이다.

이 같은 수치는 수년째 큰 변화가 없다. 증권사 내에서 여성에 대한 유리천장이 '아직도 견고하다'는 평가가 나오는 배경이다.

증권사 한 관계자는 "우리 회사 투자금융 부서에는 서무직을 제외하고는 여성이 없다. 아직까지 대다수의 회사가 마찬가지"라며 "업무의 연속성이 중요한데 여성은 출산 문제로 빈번히 자리를 비우기 때문에 배치가 어렵다"고 말했다.

또 다른 증권사 관계자도 "사실상 금융회사가 원하는 성별을 골라서 뽑는 게 뭐가 문제가 되는가"하고 반문했다. 이어 "회사가 수익을 내는 데 있어서 남성 직원을 뽑는 게 더 유리하다고 판단한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남녀고용평등법에서는 채용과 임금·배치·승진 등에 있어서 여성 직원을 차별하는 것을 금지하고 있으나, 증권사 내 성차별 문제 해소에는 큰 영향을 미치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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