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프닝'. [사진=20세기폭스코리아]

[이뉴스투데이 여용준 기자] 미국의 과학자 피터 브래넌은 ‘대멸종 연대기’라는 책에서 “인류의 파괴적인 행동으로 100년 안에 6번째 대멸종이 올 수도 있다. 이때 생명종의 70%가 멸종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혔다. 앞선 대멸종은 6500만년 전 공룡을 포함해 생명체의 76%가 사라진 백악기를 말한다. 

많은 과학자들은 인류가 멸종하게 될 가장 큰 원인으로 기후변화를 꼽고 있다. 산업화와 환경파괴로 해수면이 상승하면서 많은 도시가 물에 잠기게 될 것이라는 주장이다. 

영화나 소설에서는 지구가 파괴되거나 인류가 멸종하는 이야기가 많다. 그 원인은 셀 수도 없을 만큼 다양하게 등장한다. 

인간은 생존의 욕구를 위해 스스로 가진 지식과 힘을 활용해 종족을 보존하려 할 것이다. 그러나 픽션을 통해 제시된 수많은 ‘인류멸망프로젝트’ 중 하나라도 시행된다면 인류는 끝장난다. 인류가 멸종할 수 있는 방법은 그만큼 많다는 의미다. 

이 글에서는 셀 수도 없이 많은 ‘인류멸망프로젝트’ 중 몇 개를 꼽아 소개해본다. 이것은 실행 가능성이 높아서 소개한 것이 아니라 “이렇게 인류가 끝장날 수 있겠구나”라는 경각심에서 선정한 영화들이다. 

'눈먼 자들의 도시'. [사진=싸이더스]

◇ ‘해프닝’, ‘눈먼자들의 도시’ - 도덕성 실종의 시대

‘이성’은 ‘도덕’을 작동하게 하는 도구다. ‘도덕’은 사회를 형성하기 위한 사람 사이의 약속이다. “타인에게 해를 가해선 안된다”는 도덕의식이 있기 때문에 인간은 무리를 지어 사회를 형성하고 살 수 있다. 

만약 인간에게 어떤 질병이나 바이러스가 침입해 이성과 윤리의식을 담당하는 사고를 마비시키면 어떻게 될까? M. 나이트 샤말란의 ‘해프닝’이나 페르난도 메이렐레스의 ‘눈먼 자들의 도시’는 이런 사회를 보여준다. 

‘해프닝’은 어느 날 갑자기 사람들이 스스로 목숨을 끊는 ‘뜬금없는 상황’을 보여준다. 영화는 여기에 대해 “식물이 뿜어내는 어떤 바이러스가 사람에게 침투해 사고를 마비시킨 것”이라고 ‘추측’만 한다. 

주세 사라마구의 소설을 원작으로 한 영화 ‘눈먼 자들의 도시’는 어떤 질병으로 모든 사람들의 시력이 상실됐을 때 일어나는 일들을 보여주고 있다. 이때 사람들이 야만적으로 돌변하는 모습을 보여주는 것이 이 영화의 핵심이다. 

영화 속 그것처럼 인간의 사고를 마비시키는 바이러스가 실제로 존재하진 않지만 그와 유사한 물질은 얼마든지 있다. 가까운 예로 치과에서 흔히 ‘웃음가스’로 알려진 아산화질소도 이같은 물질로 볼 수 있다. 들이마시면 기분이 마냥 좋아져서 ‘웃음가스’로 불리는데 최근에는 ‘해피벌룬’이란 이름의 환각제로 불리고 있다. 

아산화질소를 포함해 환각을 유발하는 대부분의 마약성 물질도 인간의 이성을 마비시키는 물질이라고 볼 수 있다. 

‘킹스맨: 시크릿 에이전트’ 역시 괴전파로 이성을 마비시켜 인간을 폭력적으로 만드는 악당 발렌타인(사무엘 잭슨)이 등장한다. 발렌타인은 괴전파를 개발한 명분으로 “지구는 병들었다. 인간은 지구에게 바이러스와 같은 존재다. 인간을 줄여서 바이러스를 치료해야 한다”고 말하고 있다. 인간을 ‘지구의 바이러스’로 규명한 과학자들의 명분을 그대로 따르고 있다.

현실에서는 소위 ‘아이도저(I-Doser)’라고 불리는 음향파일이 ‘킹스맨’ 속 괴전파를 대신할 수 있다. 특정 소리로 뇌파를 조절해 뇌에 자극을 주는 이 음향파일은 ‘사이버 마약’이라고 불리기도 한다. 

그렇다면 인류는 마약성 물질이나 괴전파로 인해 이성을 마비하고 야만적 행동을 해서 멸종하게 될까? 공교롭게도 산업이 고도화되고 인구밀도가 높아지면서 마약이 없이도 비이성적 행동을 하는 사람들이 많아졌다. 패륜범죄나 아동성폭행, 학대 등이 많아지고 살인 등이 흔한 일이 됐다. 

“‘이성의 상실’로 인류가 멸종하게 될 것”이라는 주장에 대해 혹자들은 “너무 허황된 이야기 아니냐”라고 반박할 수 있다. 해수면의 상승이나 지구의 사막화, 좀비 바이러스, 외계인의 침공, 핵전쟁에서도 살아남을 사람은 사는 것을 많은 영화나 책에서 목격했다. 

비관적인 이야기를 하자면 ‘매드맥스:분노의 도로’의 맥스(톰 하디)나 퓨리오사(샤를리즈 테론)가 현실에 등장할 확률, ‘새벽의 저주’에서처럼 좀비에게 당황하지 않고 무기를 만들 사람, 외계인으로부터 지구를 구할 ‘어벤져스’가 등장할 가능성은 현저히 낮다. 설령 살아남았다 하더라도 소수의 개체에게 주어진 시간은 많지 않다. 

이성이 상실하면서 폭력과 야만의 시대로 변하게 된다면, 어떤 방법으로건 인류는 멸종하게 될 것이다. 

다음 주에는 ‘태양’으로 인한 인류의 멸종을 이야기해보겠다. 

※ 여러분의 제보가 뉴스가 됩니다. 각종 비리와 부당대우, 사건사고와 미담, 소비자 고발 등 모든 얘깃거리를 알려주세요

이메일 : webmaster@enewstoday.co.kr

카카오톡 : @이뉴스투데이

저작권자 © 이뉴스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