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LED TV '번-인 현상'을 지적하는 삼성전자 유튜브 영상. [사진=삼성 글로벌 유튜브 캡쳐]
OLED TV '번-인 현상'을 지적하는 삼성전자 유튜브 영상. [사진=삼성 글로벌 유튜브 캡쳐]

[이뉴스투데이 여용준 기자] 삼성전자와 LG전자의 ‘TV전쟁’이 장기전으로 치닫는 가운데 ‘무대응’을 일관하던 삼성전자가 적극적인 대응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삼성전자 QLED TV를 ‘허위 광고(표시광고법 위반)’로 공정거래위원회에 신고한 LG전자에 대해 삼성전자는 ‘업무 방해’로 맞대응했다. 이어 ‘화질선명도(CM)’을 언급한 LG전자에 대해 삼성전자는 ‘번-인(Burn-in) 현상’(화면 번짐)으로 대응했다. 삼성전자가 언급한 ‘번-인 현상’은 무엇일까.

‘번-인 현상’은 고정된 화면을 장시간 켜놓거나 동일한 이미지가 반복될 경우 해당 이미지가 잔상처럼 남는 현상을 말한다. 삼성전자는 최근 자사의 글로벌 유튜브 계정을 통해 ‘번-인 현상’을 다시 한 번 언급했다. 2017년 자사 블로그의 유튜브 계정을 통해 언급한데 이어 두 번째다. 

전자업계에서는 삼성전자가 유튜브 채널을 통해 ‘번-인 현상’을 다시 언급한 것은 앞서 LG전자가 유튜브 채널에서 QLED TV를 분해하며 지적한 것에 대응한 것으로 보고 있다. 

LG전자는 그동안 삼성전자의 QLED TV를 ‘QD(퀀텀닷)시트를 붙인 LCD’라고 정의내렸다. 백라이트에 시트를 붙인 LCD TV인 만큼 완벽한 블랙을 구현하지 못해 선명도가 떨어진다는 것이 LG전자의 주장이다. 다만 이같은 형태의 경우 ‘번-인 현상’이 생기진 않는다. 

이 때문에 삼성전자와 LG전자의 TV 싸움은 자칫 ‘OLED vs QLED’로 보일 수 있다. 그런데 삼성 역시 OLED 사업을 지속하고 있다. 삼성디스플레이는 7일 대만에서 ‘OLED포럼’을 열고 HP, 델, 레노버, 에이수스 등 글로벌 IT 업체와 컴팔, 콴타, 위스트론 등 주요 ODM 업체 등 고객사들에 삼성 OLED의 우수성을 알렸다. 

삼성전자는 스마트폰용 OLED 디스플레이에서 세계 1위 점유율을 지키고 있으며 최근 노트북 시장까지 OLED 디스플레이를 확대하고 있다. 또 2025년까지 13조1000억원을 투자해 LCD 생산라인을 ‘QD디스플레이’로 전환한다. 사실상 대형 OLED 시장에 나서는 셈이다. 

삼성전자 QLED TV를 분해한 LG전자 유튜브 동영상 캡쳐. [사진=LG전자 유튜브]
삼성전자 QLED TV를 분해한 LG전자 유튜브 동영상 캡쳐. [사진=LG전자 유튜브]

LG전자는 “삼성전자가 OLED 패널에 대해 비난을 하면서 자신들도 OLED 사업을 하고 있다”고 대응했다. ‘QD디스플레이’는 QD물질을 활용한 자발광 디스플레이로 QD-OLED로 불린다.

삼성전자는 “‘QD디스플레이’는 QD물질을 사용하기 때문에 ‘번-인 현상’이 일어나지 않는다”라고 반박했다. 이어 “노트북이나 스마트폰의 경우 사용기간이 짧기 때문에 ‘번-인 현상’이 생기기 전 대부분 교체한다. 그러나 TV의 경우 최소 5년 이상 쓰는 제품이기 때문에 ‘번-인 현상’이 생길 수 있다”고 설명했다. 

LG전자 관계자는 “일반적인 가정의 시청환경에서는 ‘번-인 현상’이 일어나지 않는다”며 “TV 시장 경쟁이 급격히 변하는 상황에서 ‘번-인 현상’이 있다면 제품을 판매할 수 없을 것”이라고 자신했다. 

실제로 ‘번-인 현상’은 한 화면을 장시간 켜놓아야 발생하기 때문에 일반 가정에서 확인하기는 어렵다. 그러나 소비자의 TV 시청 환경이 다양한 만큼 ‘번-인 현상’은 언제든 발생할 수 있다. 

LG전자가 지난해 1월 인천공항 제2여객터미널에 홍보용으로 설치한 OLED TV를 4개월만에 철수한 것도 이 같은 맥락이다. 공공장소 등 홍보효과를 크게 누릴 수 있지만 장시간 켜놓아야 하는 환경에서는 ‘번-인 현상’의 위험에 노출돼있기 때문이다. 

LG전자는 특수한 상황에서 발생하는 ‘번-인 현상’을 두고 삼성전자 마치 OLED TV의 전반적인 결함으로 강조한 것에 대해 불만을 나타내고 있다. 

이밖에 당초 LG전자가 CM값을 통해 ‘화질’의 문제를 언급한 것과 ‘번-인 현상’은 다른 맥락의 주장이라는 점도 언급하고 있다. LG전자는 “QLED TV를 분해하고 CM값을 언급한 것은 8K TV 화질 기준을 충족하는가에 대한 논쟁이었는데 삼성전자는 이와 관련없는 ‘번-인 현상’을 강조하고 있다”고 전했다. 

한편 양사의 TV전쟁은 내년 1월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리는 CES를 기점으로 새로운 국면을 맞이할 것으로 보인다. 

앞서 LG전자는 9월 독일 베를린에서 열린 IFA에서 삼성전자 QLED TV를 겨냥한 비방광고를 공개한 바 있다. 이어 지난달 25일에는 ‘질문’을 의미하는 알파벳 ‘Q’와 ‘LED TV’를 교묘하게 붙인 TV광고를 공개하며 공세를 이어가기도 했다. 삼성전자 역시 이에 대해 ‘번-인 현상’을 소개하는 영상을 공개하며 대응했다. 

이 때문에 CES에서는 비교시연을 포함한 다양한 방식으로 경쟁사의 TV를 공격할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전자업계에서는 이에 대해 중국과 일본 등 경쟁사에 반사이익을 줄 수 있다며 우려하고 있다. 전자업계 관계자는 “TCL과 하이센스, 소니, 샤프 등 경쟁기업들이 잇따라 8K TV를 내놓고 신기술을 탑재하며 국내 기업을 따라잡고 있다. 이 가운데 우리 기업끼리 비방하고 경쟁하는 것이 해외기업들에 기회가 될까 우려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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