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계 방향으로 구용욱 미래에셋대우센터장, 조용준 하나금융투자 센터장, 이창묵 NH투자증권 센터장, 최석원 SK증권 센터장, 윤희도 한국투자증권 센터장, 오현석 삼성증권 센터장. [사진=각사 제공]
시계 방향으로 구용욱 미래에셋대우센터장, 조용준 하나금융투자 센터장, 이창묵 NH투자증권 센터장, 최석원 SK증권 센터장, 윤희도 한국투자증권 센터장, 오현석 삼성증권 센터장. [사진=각사 제공]

[이뉴스투데이 유제원 기자] 한 달여 만에 2100을 회복한 코스피가 순항을 계속할 수 있을지 시장의 관심이 집중된다.최근 코스피가 2140대까지 회복한 가운데 여러 증권사가 내년 코스피가 2300 이상, 최고 2500까지 상승할 것으로 전망하는 등 낙관적인 전망을 내놓고 있다.  

8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내년 증시 연간 전망 보고서를 발간한 9개 증권사가 제시한 내년 코스피 전망치의 평균은 2177로 집계됐다.

이는 올해 연초부터 전날까지 코스피 평균치(2100.29, 이하 모두 종가 기준)보다 약 77포인트(3.66%) 높은 것이다.

이들 증권사의 코스피 전망치 하단 평균치(1968)와 상단 평균치(2387)도 올해 코스피 저점(1909.71, 8월 7일) 및 고점(2248.63, 4월 16일)을 58포인트, 138포인트 각각 웃돌았다.

9개 증권사 중 내년 증시를 가장 긍정적으로 바라본 곳은 메리츠종금증권과 케이프투자증권으로, 양사는 내년 코스피 등락 범위(밴드)를 2000~2500으로 각각 제시했다.

이어 하나금융투자가 2000~2450을, 한화투자증권 및 현대차증권이 2000~2350을 각각 예상했다.

KB증권은 1950~2400 사이에서, IBK투자증권은 1960~2380 사이에서 내년 코스피가 움직일 것으로 관측했다. 이밖에 KTB투자증권은 1900~2300, 키움증권은 1900~2250이라는 상대적으로 낮은 전망치를 내놓았다.

내년 증시를 비교적 낙관한 증권사들은 ▲ 미중 무역분쟁 완화 기대감 ▲ 상장사 이익 반등 전망 ▲ 국내외 저금리 환경 등을 그 근거로 제시했다.

최대 악재인 미중 무역분쟁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내년 말 미국 대선을 앞두고 재선을 위해 분쟁 합의 쪽으로 움직일 수밖에 없으며, 미국 민주당이 트럼프 대통령보다 중국에 더 강경하다고 볼 수도 있어 중국 입장에서도 분쟁 완화 쪽을 선택할 가능성이 크다는 논리다.

또 올해 상장사 이익이 급감한 데 따른 기저효과로 내년 이익 급증이 기대되는 점, 국내외 기준금리 인하에 따른 초저금리 환경으로 배당 등 주식투자의 매력이 커졌다는 점도 내년 주가 상승의 주요 동력으로 꼽혔다.

여러 주요 증권사 리서치센터장들도 연말 코스피가 전망을 긍정적으로 내놨다.

이창목 NH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은 "미중 무역 분쟁 완화 가능성에 우리뿐 아니라 세계 증시가 최근 호조를 보이고 있다"며 "반도체 업황이 조만간 바닥을 지날 것 같다는 기대감 속에 수출도 11월부터 작년 대비 기저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내년 초까지는 시장이 괜찮을 것 같다"며 연말까지 코스피 예상 등락 범위(밴드)를 1950∼2200으로 제시했다.

조용준 하나금융투자 리서치센터장도 "작년 4분기 이후 국내 기업 실적 부진에 따른 기저효과와 미중 무역 협상 '스몰딜' 타결로 기업 실적이 바닥을 치고 내년에 좋아질 것이라는 기대감이 있다"며 "원화 가치 강세로 외국인이 환차익을 누릴 수 있는 점도 증시에 긍정적"이라고 진단했다.

이에 따라 "코스피는 내년 1분기까지는 오를 것으로 본다"며 "연말까지 2200, 내년에는 2450에 이를 가능성이 있다"고 예상했다.

오현석 삼성증권 리서치센터장은 "미중 무역 분쟁 등 불확실성 해소와 실적 바닥 통과 기대감, 세계적인 위험자산 투자심리 개선 등을 고려하면 코스피는 연말까지 2150~2200선 수준을 보일 것"이라고 전망했다.

윤희도 한국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은 "미국의 3회 연속 기준금리 인하, 미중 무역 합의 가능성 확대에 코스피200의 배당수익률이 2%에 육박하고 있어 배당 관련 연말 매수 수요도 충분하다고 판단한다"며 "내년 초까지 증시 상승세가 좀 더 이어질 것"이라고 예상했다.

다만 미중 무역 분쟁 등 불확실성이 아직 완전히 해소된 것이 아니고 중장기적으로는 신중한 접근을 유지할 필요가 있다는 시각도 나온다.

구용욱 미래에셋대우 리서치센터장은 "미중 무역 분쟁 불확실성이 약간 완화된 것은 맞지만 아직 결론이 나온 것은 아니어서 여전히 불확실성이 있다"며 "미국 경제지표가 또 악화할 경우 시장의 불안감이 되살아나면서 증시에 부담을 줄 수 있다"고 우려했다.

최석원 SK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연말까지는 좋은 분위기가 이어져 코스피 2100~2180까지 가능할 것"이라면서도 "미국은 그간 경기 확장이 장기간 지속한 결과 상당한 부담이 있고 중국도 성장률 저하가 불가피해 보이는 등 미중 경기 둔화 우려가 남아 있다"고 설명했다.

또 "지금은 미중 무역협상 진전과 각국 통화·재정 정책에 대한 기대감으로 주가가 올랐지만, 경기가 확장한다는 보장이 없으면 지속적으로 상승하기는 어려울 것"이라며 "내년 상반기까지는 주가가 괜찮겠지만 하반기부터는 오는 2021년 시장에 대한 부담이 다시 커지면서 주가가 계속 오르기는 어려워질 것"이라고 관측했다.

신중한 전망을 내놓은 KTB투자증권과 키움증권도 내년에 세계 경기가 둔화하고 미중 무역분쟁이 하반기에 다시 격화하면서 상장사 이익 반등 폭도 기대에 못 미칠 가능성이 크다고 우려했다.

KTB투자증권 관계자는 "내년 미국 경제 성장률이 1.8%로 올해보다 소폭 하락하고 중국 성장률도 약 5.7%로 둔화가 불가피한 것으로 전망한다"며 "내년 코스피 상장사 순이익 증가율도 한 자릿수에 그칠 것"이라고 예상했다.

키움증권 관계자는 "미중 무역협상은 '맛있는 사과(스몰딜)를 먼저 먹고, 독 사과는 나중으로 미룬' 상황이어서 무역분쟁 관련 불확실성이 하반기로 갈수록 더욱 확대될 것"이라고 관측했다.

그는 "한국 주가도 연초에는 실적 바닥론에 힘입어 상승하다가 이후 경기 둔화 우려와 글로벌 정치 불확실성이 부각되면서 변동성이 확대되는 '상고하저' 흐름을 예상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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