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생인구가 해마다 줄고 있다. 6~21세를 뜻하는 학령인구 또한 동반 감소한다. 이에 따라 제품 타깃을 바꾸지 않는 한 회사가 존폐 기로에 놓일 수 있다. 제과 및 제빵, 빙과 등 아이 대상 위주였던 식음료 업계는 성인 취향으로 변화를 꾀하고 있다. <편집자주>  

1999년 출시된 ‘국진이빵’, 2017년 선보인 포켓몬빵. [사진=MBC‘라디오스타’, 롯데제과]
1999년 출시된 ‘국진이빵’, 2017년 선보인 포켓몬빵. [사진=MBC‘라디오스타’, 롯데제과]

[이뉴스투데이 이하영 기자] 학령인구가 줄며 어린이나 중고등학생이 즐겨먹던 ‘봉지빵’ 포장 외형이 달라졌다. 과거 연예인이나 애니메이션이 주를 이루던 데서 이모티콘이나 캐릭터 중심으로 변했다.

1990년대 선풍적인 인기를 끌었던 봉지빵은 슈퍼마켓이나 편의점 혹은 매점 등에서 쉽고 값싸게 구입할 수 있으며, 중량이 많고 단맛이 강해 어린와 청소년에게 인기 제품이었다.

이 흐름을 주도한 것은 현재 SPC삼립과 2016년 이에 흡수 합병된 샤니다.

샤니는 △1998년 포켓몬스터빵 △1999년 디지몬스터빵을 출시해 선풍적인 인기를 끌었다. 특히 특히 최고 시청률이 33%에 이를 정도로 인기를 구가한 애니메이션에 힘입어 포켓몬스터빵은 출시 초기 판매량이 월 300만개를 넘을 정도였다. 출시 6개월 만에 5만상자를 돌파했고, 다음해 1월 5만6000여상자를 판매하는 기록을 세우기도 했다.

[사진=SPC삼립]
(왼쪽부터) 2016년 출시된 라인프렌즈빵, 2019년 BT21 캐릭터 빵 여름 에디션. [사진=SPC삼립]

같은 시기 SPC삼립(당시 삼립식품)은 연예인빵으로 관심을 모았다.

1999년 ‘여보세요?’라는 유행어로 인기를 얻은 개그맨 김국진을 모델로 ‘국진이빵’을 만든 삼립은 하루에 60만~70만개가 팔려나가고 월 매출액이 40억원에 달할 정도였다. 단일품목으로 제빵시장 시장점유율 11%나 차지한 기념비적 제품이다. 당시 부도 위기에 몰린 삼립을 살린 제품으로 손꼽히며 같은 해 상반기 히트상품에 선정되기도 했다.

다음해에는 그룹 핑클 멤버 4명을 모델로 한 ‘핑클빵’도 등장해 눈길을 끌었다. 핑클은 ‘빵을 가진 자가 세상을 지배한다’는 광고 문구로 더욱 화제를 모았다.

빵 인기를 견인한 것은 여러번 떼고 붙일 수 있는 특징을 가진 ‘띠부띠부씰’이었다. 적게는 30여종 많게는 600여종까지 있는 갖가지 띠부띠부씰을 소유하기 위해 아이들 사이에서 빵을 버리고 스티커만 가져가는 일이 벌어져 사회적 문제가 되기도 했다.

[사진=SPC삼립]
(왼쪽부터) 2016년 출시된 카카오프렌즈빵, 2017년 출시된 오버액션토끼빵. [사진=SPC삼립]

이후 케로로, 원피스 등 TV방송 애니메이션 중심으로 이어지던 봉지빵 모델은 2014년부터 이모티콘과 캐릭터 등으로 재편되기 시작했다.

교육통계연구센터에 따르면 전국 중‧고등학생 수 감소 추이는 △1995년 463만9728명 △2000년 393만2007명 △2006년 385만1168명 △2016년 320만9947명이다. 저출산이 지속되며 20년새 학생 수가 3분의 1 가까이 감소했다.

이후 1990년대 후반과 2000년대 초반 초등학생이었던 학령세대가 성인층으로 합류하자 제과업계는 키덜트(아이 같은 감성과 취향을 가진 어른)를 겨냥해 이모티콘과 캐릭터 등을 이용한 마케팅에 나섰다.

실제 2014년 SPC삼립에서 카카오톡 이모티콘 캐릭터를 활용해 ‘카카오프렌즈빵’을 출시한데 이어 2015년 성인 취향 애니메이션 캐릭터 미니언즈를 모델로 ‘미니언빵’을 선보였다. 네이버 캐릭터인 라인프렌즈와 방탄소년단(BTS) 컬래버레이션으로 탄생한 캐릭터 BT21을 활용한 ‘BT21 캐릭터 빵’을 내놓기도 했다.

BT21 캐릭터 빵에는 모바일 게임 ‘퍼즐스타BT21’ 접속해 게임 아이템을 얻을 수 있는 사인씰이 들어있는 것이 특징으로 기존 띠부띠부씰에서 진화한 모습을 선보였다.

SPC삼립 관계자는 “학령인구가 줄어들며 포켓몬스터 등 이전에 캐릭터빵을 즐겼던 키덜트세대가 즐길 수 있는 제품들이 다수 출시되고 있다”며 “앞으로도 이런 경향은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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