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신세계그룹 쓱데이 홍보영상 캡처]
[사진=신세계그룹 쓱데이 홍보영상 캡처]

[이뉴스투데이 이지혜 기자] #직장인 강재은(가명)씨는 신세계그룹이 자사 18개유통계열사에서 대대적 할인을 실시한 지난 2일 ‘대한민국 쓱데이’ 날 SSG닷컴에서 톰 브라운 셔츠를 저렴하게 구입했다. 매장에서 64만원인 제품을 SSG닷컴에서는 쓱데이 쿠폰과 행사카드 청구할인 혜택을 적용해 반값도 안 되는 가격(24만3548원)에 살 수 있었기 때문이다. 강씨는 품절을 우려해 토요일 아침 일찍 일어났는데, 주문할 당시 3개로 표시된 재고물량을 보고 기뻤다.

하지만 이틀 지난 월요일 오후 뜻밖에 문자를 받았다. 물건 배송 시작이 아닌 품절에 따른 환불 안내 통지였다. SSG닷컴은 검색에 들인 시간과 타제품 구매 기회 상실에 대한 강씨의 불만은 안중에도 없는 듯 ‘ㅇㅇㅇ 고객님께 양해말씀 드립니다. 상품의 재고를 확보하기 위해 노력하였으나 결국 품절되었습니다. 결제금액은 환불해드리겠습니다’라고 문자로 일방 통보했다.

5일 온라인 커뮤니티와 SNS(소셜 네트워크 서비스) 등에는 쓱데이 진행 이후 불만 사례가 속속 올라오고 있다.

실제 게시판에는 “유통 대기업 신세계라 믿고 구매를 했는데, 미흡한 준비로 인해 시간적·정신적·금전적 피해를 봤다”는 내용의 글들이 쏟아지고 있다.

품절에 따른 환불 안내 [사진=온라인커뮤니티]
품절에 따른 환불 안내 [사진=독자 제보]

전자상거래법상 SSG닷컴 이번 취소 통보에 대해 제15조(재화등의 공급 등) 2항에서는 ‘통신판매업자는 청약을 받은 재화 등을 공급하기 곤란하다는 것을 알았을 때에는 지체 없이 그 사유를 소비자에게 알려야 하고, 지급한 날부터 3영업일 이내에 환급하거나 환급에 필요한 조치를 하여야 한다’고 허용하고 있다.

하지만 동시에 21조 1항-1에서 ‘거짓 또는 과장된 사실을 알리거나 기만적 방법을 사용하여 소비자를 유인 또는 소비자와 거래하거나 청약철회등 또는 계약의 해지를 방해하는 행위를 금지한다’고도 소비자 보호 장치를 마련하고 있다.

이번 쓱데이 관련해 공정거래위원회 전자거래과 관계자는 “신세계 같은 대기업이 대규모 프로모션을 진행하면 많은 소비자가 유인되는 만큼 책임감을 갖고 사전에 재고를 잘 파악해야 했고, 법적 문제가 없다고 해도 문제 발생으로 인해 기업 이미지가 나빠지는 댓가를 치르지 않겠냐”고 말했다.  

전자상거래 기업 관계자는 “오픈마켓 업계에서는 셀러(판매자)가 재고 없는 제품을 등록해 놓은 소비자 결제를 받아놓고 사후 제품을 못 구하면 재고가 없다고 통보·환불 처리하는 것은 어뷰징이자 기만행위로 보고 패널티를 부과하는 등 엄중히 관리하고 있는 사항”이라면서 “또한 법적으로야 배상 책임은 없다고 해도 도의상 소비자가 결제를 하면 돈을 받은 순간부터 시일이 지난 만큼 이자가 발생한다”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SSG닷컴은 오픈 마켓도 아니고, 온라인은 재고관리 시스템이 중요한데 마케팅비를 엄청 쏟아 부은 반면에 뒷단은 왜 이렇게 허술하게 진행했는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사진=신세계그룹 쓱데이 홍보 동영상]
[사진=신세계그룹 쓱데이 홍보 동영상]

‘쓱데이 이벤트’는 주말을 맞아 평소 이마트 쓱배송을 이용하는 주부들 원성을 사기도 했다.

목동에 사는 신유리(가명)씨는 2일 새벽 6시 53분에 이날 구매가 몰려 발생할 수 있는 배송 지연을 염려해 이날 오후 3~6시에 받을 물건을 서둘러 주문했다. 결국 지정한 시간에 안 왔거니와 지연 안내문자가 온 시각도 저녁식사 시간이 한참 지난 7시40분께로, 물건은 밤 9시가 넘어서야 받을 수 있었다.

신씨는 “배송지연 안내를 약속시간에서 2시간 가까이 지나서야 ‘쓱데이 행사로 인한 주문 물량 증가로 인하여 금일 배송이 지연되고 있다’고 면책사유가 되는 양 문자통보에 불쾌했다”며 “오후 3~6시로 잡은 것도 그렇고 저녁식사 준비 재료가 포함돼 있었는데 곤란을 겪었다. 이날 목표량을 늘려 잡았으면 배송이나 그 외 부분에 대한 것도 감안했어야지 않겠는가”라고 되물었다.

그런데도 신세계그룹은 4일 쓱데이 전체 매출이 전년동기 대비 2배 증가한 4000억원을 넘어섰다고 자축했다. 특히 이마트와 SSG닷컴은 구매 고객수도 각각 38%, 131% 증가했다는 내용 보도자료를 내며 소비자들 눈살을 찌푸리게 했다.

쓱배송 지연에 대한 안내 [사진=독자 제보]
쓱배송 지연에 대한 안내 [사진=독자 제보]

고객불만이 이어지자 마지못해 SSG닷컴은 고개를 숙였다.

SSG닷컴 관계자는 “저희가 고의성을 가지고 재고 없는 제품을 등록해 판 것이 아니고, 좋은 의도로 준비한 쓱데이 행사로 주문이 폭증해 의도치 않게 발생했다”라고 양해를 구하면서 “첫 행사 때 불편 끼쳐드린 점에 대해서는 죄송하다는 말씀을 드리며 이번에 드러난 부족한 부분은 다음에 반영해 더 잘 운영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사진=쓱데이 홍보영상 캡처]
[사진=쓱데이 홍보영상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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