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산대 줄이 길어 상품 판매처까지 늘어섰다. [사진=이지혜 기자]
계산대 줄이 길어 상품 판매처까지 늘어섰다. [사진=이지혜 기자]

[부산 명지국제신도시=이뉴스투데이 이지혜 기자] 2일 단 하루 ‘쓱데이’, 신세계 그룹이 마련한 대대적인 쇼핑 할인 행사날 부산 서부 명지국제신도시에 최근 문을 연 스타필드시티 명지를 방문했다. 이른바 ‘오픈빨’이라고 불리는 개점 효과만으로도 사람이 몰리게 마련인데, 이날은 쓱데이까지 겹쳐 설상가상이었다.

특히 이마트 트레이더스는 인파에 입장객수를 제한해 대기했다가 순차적으로 줄을 서서 들어가야 할 정도였다. 이렇게 입장한 후에도 매장 안이 어디랄 것 없이 온통 카트로 빼곡히 차 있어 이동 시에 끊임없이 충돌과 추돌사고 발생했다.

물건을 둘러보기는커녕 매장 안을 순회하는 것만으로 예민해지고 기가 빨려 기진맥진 했다. 이렇다 보니 냉동식품과 가공식품이 만나는 좁은 교차로 같은 곳에서는 고성이 오가며 말싸움이 빈번하게 발생해 분위기마저 험악했다.

사람이 많아 카트가 뒤엉킨 모습. [사진=이지혜 기자]
사람이 많아 카트가 뒤엉킨 모습. [사진=이지혜 기자]

어쨋거나 싼 가격과 백화점 SSG푸드마켓에서나 취급하는 일부 제품을 획득했다고 위안하려는 찰나, 어김없이 마지막 난관이 기다리고 있다. 바로 30분 이상 기다려야 하는 계산대 줄이다. 그 앞에 서면 기껏 담아온 물건을 다시 두고 올 수도 없고 그렇다고 대기열이 휙휙 줄어드는 것도 아니어서 진퇴양난으로 먹먹한 심정마저 느끼게 된다.

물론 이는 앞서 문을 연 하남·고양 스타필드와 부천·위례에서도 반복적으로 겪었으며 명지점 또한 예상 가능한 일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사람들이 사서 고생을 마다않고 찾은 이유는 창고형 할인점에서 조금이라도 생활비를 아껴보겠다는 것과 가족들과 신규 명소에 나들이 하는 소박한 주말 계획이었을 것이다.

하지만 기껏 혼돈의 트레이더스를 빠져나와 스타필드 내에 함께 입점해 있는 이마트 에브리데이에 방문하자 다시 입구부터 맥 빠지는 일을 맞닥뜨리게 된다. 트레이더스에서 방금 싸게 구매했다고 여긴 CJ고메 통등심 돈카츠(600g 4입 9480원)가 이마트에브리데이에서는 개점 축하 상품(450g 6900원)으로 입구 앞 매대에 나와 있어서였다. 100g으로 환산해 비교하면 트레이더스가 1580원이고, 에브리데이가 1533원으로 더 저렴하다.

2일 이마트 트레이더스 명지점은 인파가 너무 몰려 대기 후 순차 입장할 수 있었다. [사진=이지혜 기자]
2일 이마트 트레이더스 명지점은 인파가 너무 몰려 대기 후 순차 입장할 수 있었다. [사진=이지혜 기자]

명지 신도시 거주 주부 한시현(가명·46세)씨는 “트레이더스가 대용량 판매니까 더 싸다는 선입견도 있고 1층에 에브리데이를 한 번 쓱 구경하고 내려갔기 때문에 과연 트레이더스쪽이 더 싸서 일일이 품목별로 비교해보지 않고 샀다”며 “이거 하나 싸다고 트레이더스에 가서 긴 줄을 재차 서서 환불 할 엄두도 안나거니와 같은 건물 안에서 이럴 것이라고 생각지 못해 뭔가 속은 기분이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수퍼마켓 행사 상품은 그때그때 다르겠지만 앞으로는 사려는 물건만큼은 꼭 일일이 비교해봐야 한다고 여기니 귀찮고 피곤하다”고 덧붙였다.

이에 대해 공급 입장인 이마트 트레이더스 관계자 답은 담담했다. “이날은 쓱데이도 진행하고 특별상품이 많은 날이었다”며 “고객들이 요즘은 가격 비교가 일반적이라 같은 공간에서 (업태에 따라) 다른 가격 정책을 해도 최저가 상품을 사전에 잘 알고 구매하지 않나?”고 반문했다.

펫파크와 붙어 있는 옥상 전망대. 불쾌한 냄새와 실망스런 바다 풍광이 기다리고 있었다. [사진=이지혜 기자]
펫파크와 붙어 있는 옥상 전망대. 불쾌한 냄새와 실망스런 바다 풍광이 기다리고 있었다. [사진=이지혜 기자]

이어 좁은 공간에서 인파와 카트에 치였던 눈과 몸을 쉬게 해주겠다는 생각에 찾은 옥상정원에서도 예상치 못한 변이 기다리고 있다. 옥상전망대로 가려면 반드시 펫파크 옆을 지나야만 하고, 또한 바로 이웃해 있다. 펫파크는 펜스가 쳐져 있지만 이곳으로부터 나는 듯한 변 냄새는 펜스로 차단되지 않았다.

옥상전망대에 온 사람들 가운데 다수는 반려동물과 함께 오지 않은 이들이다 보니 “개똥 냄새가 원래 이렇게 많이 나는 거였어?” “옥상까지 일부러 올라왔는데 안 보고 갈 수도 없고 이렇게 옆에 조성했으면서 냄새 관리를 왜 안하지?” 등 불만이 쏟아졌다.

또 바다전망 자체에도 적잖게 실망하지 않을 수 없다. 신세계그룹이 배포한 자료에서는 ‘스타가든은 바다를 전망할 수 있는 가족 정원으로 초화 화단과 갈대숲으로 둘러싸인 산책로, 최고의 뷰를 만끽할 수 있는 바다 전망대를 갖췄다’고 했다. 하지만 이곳은 간척지 인근으로 바다 풍광이 해운대나 광안리 같지 않고 강인지 바다지인지, 습지인지 분간이 어려울 정도다.

주변 교통이 혼잡스러웠다. [사진=이지혜 기자]
주변 교통이 혼잡스러웠다. [사진=이지혜 기자]

스타필드를 관리하는 신세계프라퍼티 관계자는 “반려견 배변 냄새가 아니라 식재한 나무에 거름으로 준 퇴비 냄새”라며 “다른 점포에도 펫파크를 운영하는데도 이런 문제가 없고 명지점도 시간이 지나면 곧 괜찮아질 것”이라고 말했다.

그렇대도 아무런 설명을 받지 않은 일반 고객 입장에서 보면 전망대는 실망스럽고 반려견 대변·소변 냄새 등으로 추정되는 불쾌한 냄새로 인해 펫파크에 대한 부정적인 인상과 함께 금세 자리를 뜨게 만들 뿐이다.

이날 스타필드를 나선 것은 오후 6시 30분경 어둑해질 무렵이었다. 문을 나서자마자 눈 앞에는 교통 혼잡이 펼쳐져 있다. 신세계프라퍼티에 따르면 스타필드 건물 내 동시 주차 1300대, 인근 공터 300대까지 추가로 확보했지만 느즈막히 찾은 이들이 주차공간을 찾지 못해 인근 노블랜드아파트와 호반베르디움아파트를 둘러싼 6차선 도로 절반을 점령해서다.

신세계프라퍼티 관계자는 “아파트 인근 도로상 주차는 스타필드시티가 오픈하기 전에도 있던 현상이고 교통결찰이 단속하고 있다”며 “명지점은 지역 커뮤니티를 생각해 1층에 앉아서 책을 읽거나 쉴 수 있는 공간도 다수 마련했고, 1층과 3층에 유명맛집과 키즈카페 등도 다수 배치했다”고 강조했다.

주차를 하지 못해 밖으로 나와 일행 픽업을 기다리는 모습.  트레이더스 직원이 밖에 방치된 카트를 수거해 가고 있다. [사진=이지혜 기자]
주차를 하지 못해 밖으로 나와 일행 픽업을 기다리는 모습. 트레이더스 직원이 밖에 방치된 카트를 수거해 가고 있다. [사진=이지혜 기자]

한편 명지국제신도시에서 부산 서구 주요 주거지역인 부산시청 인근 연산자이 아파트까지 거리는 약 24km로 평소 30분 정도 소요된다. 그러나 이날은 스타필드시티 인근 정체 등으로 1시간여 걸려서야 되돌아갈 수 있었다.

스파필드시티 명지 [사진=이지혜 기자]
스파필드시티 명지 [사진=이지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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