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은보 한미 방위비협상 대표가 금융위 부위원장 시절 정태영 현대카드 대표이사와 악수를 하고 있다. [사진=금융위원회]
정은보 한미 방위비협상 대표가 금융위 부위원장 시절 정태영 현대카드 대표이사와 악수를 하고 있다. [사진=금융위원회]

[이뉴스투데이 이상헌 기자] 한국수출입은행에 이어 기업은행까지 관 출신이 이끌 가능성이 커지면서 금융가가 전관(前官) 일색으로 채워질 분위기다.

4일 은행권에 따르면 올해 임기 만료를 앞둔 김도진 기업은행장을 이어갈 수장으로 정은보 한미 방위비협상 수석대표가 유력 후보로 떠올랐다. 또 예탁결제원 새 사장에는 김근익 금융위 금융정보분석원장이 거론된다.

기획재정부와 금융위원회를 대표해온 이들이 각 관을 맡게되면 학계 출신으로 분류되는 이동걸 산은회장과 윤석헌 금융감독원장을 제외한 금융공기업 수장자리 대부분을 관료들이 차질하는 셈이다.

정은보 수석대표는 서울대 경영학과를 졸업하고 행정고시 수석으로 재경부에 입성했다. 기획재정부 국제금융정책관과 차관보, 금융위원회 금융정책국장과 부위원장을 역임하고 퇴임했다. 특히 경제·금융·예산 분야의 전문가로 평가되면서 문재인 출범 초기 이미 수출입은행장 후보 물망에 올랐다. 지난 9월 말부터 한·미 방위비 분담금 특별협정 협상을 이끌고 있다. 

기업은행은 조준희·권선주 전 행장에 이어 김 행장까지 3연속 내부 승진이 이뤄졌다. 임상현 IBK저축은행 대표가 은행으로 다시 복귀해 2인자를 역할을 하고 있지만 여권에서는 문재인 정부 하반기 개혁보다는 안정에 방점을 둬야 한다는 목소리가 크다. 

또 이병래 예탁결제원 사장 후임으로 거론되는 김근익 원장은 금융위원회 출신 인사다. 행정고시 34회인 그는 금융감독위원회 시절 시장조사과, 의사국제과, 기획과장을 지냈다. 금융위원회에서 금융구조개선과, 기획재정담당관, 은행과, 금융현장지원단장 등을 거쳤다.

이달로 임기가 끝인 문창용 캠코 사장 후임으론 기획재정부 인사가 내정됐다는 얘기가 나온다. 기재부 위탁을 받아 국유재산을 관리하는 기관 특성상 직전 금융위원회 출신 홍영만 사장을 제외한 전임 이철휘·장영철 사장 모두 기재부 출신이었다.

관 쏠림 현상은 정책금융기관 통합이 사실상 물건너가면서 더욱 심화될 전망이다. 문재인 정부가 김기식 더미래연구소 정책위원장을 앞세워 추진해온 수은-산은간 통합은 은성수 금융위원장의 반란으로 동력을 잃었다.

이헌재 사단으로 분류되면서 산업은행과의 통합에 팔을 걷어부칠 것으로 예상됐던 은 위원장이 "통합 불가"를 못박으면서, 이동걸 산은 회장이 과거 발언에 대해 사과를 하는 희극이 벌어지기도 했다.

방문규 신임 수출입은행장도  산업은행·수출입은행 통합론에 대해선 "이미 정부 방침이 정해진 사안"이라며 "개인적으로도 두 기관이 고유의 기능과 영역에 최선을 다하는 게 좋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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