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뉴스투데이 이도희 기자] 은행계 증권사들의 3분기 실적이 꺾이며 시장의 기대에 못 미쳤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특히 내년도 사업계획을 세우는 현 시점에서 좋지 않은 3분기 성적표에 증권사들이 골머리를 앓고 있다.

또 다가오는 4분기와 내년에도 증권 업황이 좋지 않을 것으로 예상되면서, 실적 향상을 위해 어떤 돌파구를 마련할지 주목된다.

4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은행계 증권사인 NH투자증권, KB증권, 신한금융투자, 하나금융투자 등 4개 증권사 모두 당기순이익 등 주요 지표가 전 분기보다 크게 부진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자기자본 규모로 업계 2위인 NH투자증권은 3분기 순이익이 807억원으로 전 분기(1076억원)보다 25% 줄었다고 발표했다. 이는 작년 3분기(1047억원)에 비해서도 23.0%나 줄어든 수준이다.

KB증권도 3분기 순이익이 614억원으로 전 분기(931억원)보다 34.03%나 감소했다고 발표했다. 부진했던 작년 3분기(608억원)와 거의 비슷한 수준이었다.

하나금융투자의 3분기 순이익은 전 분기보다 35.05% 감소한 586억원, 신한금융투자는 17.6% 줄어든 593억원으로 집계됐다.

전문가들은 3분기 주식 가치가 크게 떨어지면서 증권사가 보유한 주식 관련 자산의 평가손실이 커졌고, 8월 중순 이후 채권 금리가 급등한 영향으로 채권 평가이익 역시 부진했던 점 등이 실적 부진의 주요 원인인 것으로 보고 있다.

지난 7∼8월 국내증시는 일본의 한국 수출규제와 미중 무역분쟁 심화 등 국내 기업들에 큰 타격을 줄 수 있는 대형 악재가 잇따르면서 어려움을 겪었다.

증시 침체로 증권사들의 전통적인 수입원인 주식거래 수수료 역시 부진을 면치 못했고 주가연계증권(ELS)과 파생결합증권(DLS) 발행 감소로 운용 수익도 부진했다.

그나마 4분기 실적은 작년 동기보다는 나아질 것으로 전망된다. 지난해 4분기 국내 주가가 폭락해 증권사들의 실적이 크게 악화됐기 때문에 올해 4분기는 그보다는 나을 것이라는 분석이다.

그러나 미중 무역분쟁 등 국내증시를 둘러싼 불확실성이 아직 제대로 해소되지 않은 상태여서 4분기 실적 전망치가 전보다 하락한 곳도 적지 않다.

올 3분기 기준 은행계 증권사들의 ROE는 10%에 못 미치는 수준이다. 심지어 올해 단기금융업(발행어음) 사업자 인가를 받은 KB증권의 경우 올 3분기 연환산 ROE가 7% 미만인 상황이라, 일각에선 자기자본을 어떻게 활용해서 수익을 확대할 것인지 '반신반의'하는 분위기도 감지된다.

그런 만큼 은행계 증권사들은 금융지주사와의 협업을 강화하려는 한편, 투자금융(IB)·자산관리(WM) 분야의 수익성을 높이기 위한 다양한 시도를 할 것으로 예상된다는 게 업계 관계자들의 설명이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이달 말부터 다음달 중순까지는 각 증권사 마다 내년도 사업 계획 준비로 잦은 회의가 열리는 등 각 부문 팀별로 수익성 확대 아이디어를 내느라 고민이 많을 것"이라며 "특히 은행계 증권사들은 모회사로부터 유상증자를 받아 자기자본을 확대해 놓은 만큼, 지주와 연계한 IB 비즈니스에 집중하면서도 또 다른 수익 확대 방안 역시 모색이 필요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 여러분의 제보가 뉴스가 됩니다. 각종 비리와 부당대우, 사건사고와 미담, 소비자 고발 등 모든 얘깃거리를 알려주세요

이메일 : webmaster@enewstoday.co.kr

카카오톡 : @이뉴스투데이

저작권자 © 이뉴스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