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석주 제주항공 사장. [캡처=TV조선]
이석주 제주항공 사장. [캡처=TV조선]

[이뉴스투데이 윤진웅 기자] 아시아나항공 매각 본입찰이 코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인수에 총력을 기울이던 애경그룹이 의외의 복병을 만났다. 당사가 최대 강점으로 여기던 제주항공에 악재가 겹치면서 항공사 경영능력이 설득력을 잃고 있다. 그동안 약점으로 지적되던 자금까지 확보한 상황에서 제 식구가 발목을 잡는 모양새다.

4일 항공업계 등에 따르면 애경그룹은 스톤브릿지캐피탈과 손잡고 아시아나 인수전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운용자산이 1조원을 웃도는 스톤브릿지캐피탈과 손잡은 애경은 1조5000억원대의 자금력을 갖추며 약점을 보완했다. 아시아나항공 인수가는 1조5000억원에서 2조원 사이로 전문가들은 보고 있다.

아시아나항공 인수전은 애경그룹-스톤브릿지캐피탈 컨소시엄과 HDC현대산업개발-미래에셋대우 컨소시엄, KCGI-뱅커스트릿PE 컨소시엄 등이 참가했다. 다만, KCGI-뱅커스트릿PE 컨소시엄은 전략적 투자자를 구하지 못해 인수전에서 비켜난 상태다. 애경과 HDC현산의 2파전 양상으로 흐를 전망이다.

자회사로 제주항공을 둔 애경은 아시아나항공 인수 시 규모의 경제를 통한 경영 효율화, 중복노선 조정 등 운영 최적화를 통해 아시아나 재무구조를 최대한 개선할 방침이다. 2014년 에어프랑스와 KLM이 합병해 KLM의 수익이 50% 이상 상승하면서 유럽 최대 항공사가 된 점을 강조하고 있다.

그러나 일각에선 애경이 아시아나항공 인수전에 총력을 기울일 때가 아니라는 의견이 나온다. 자회사인 제주항공부터 보살펴야 한다는 이유에서다.

2006년 설립 후 5년 만에 흑자 전환하는 등 안정적인 경영능력을 보이며 높은 평가를 받아오던 제주항공은 최근 크고 작은 사건·사고에 시달리고 있다. 불과 한 달 동안 △보잉747NG 이슈 △긴급 회항 △급정지 등 문제가 발생하면서 항공기 관리에 소홀한 것이 아니냐는 비판을 받고 있다.

실적도 하락했다. 제주항공은 지난 2분기 영업손실 274억원으로 5년 만에 적자 전환했다. 3분기 전망도 밝지 않다는 게 업계의 중론이다. 실적 하락으로 인한 비용 절감 등으로 항공기 관리가 원활하지 않을 가능성도 제기된다.

한 항공업계 관계자는 "이석주 제주항공 사장의 입장이 상당히 난처하게 됐다. 이번 인수전을 지켜보는 내내 가시방석에 앉은 기분일 것"이라며 "이번 인수전에서 애경이 패할 경우 국내 최대 항공사가 될 기회를 놓치는 셈이라 일정 부분 책임감을 느낄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전했다.

만약 이번 인수전에서 애경이 승리할 경우 국제선 45%, 국내선 48%를 점유하게 된다. 이는 대한항공을 웃도는 수치다. 또한 50위권 밖이던 재계 서열도 25위권 안으로 도약한다. 국내 1위 항공사로 도약할 수 있는 절호의 기회임에는 분명하다.

그러나 제 식구 탓에 제동이 걸릴 전망이다. 여러모로 부담스러운 인수가 예상되는 가운데 이번 인수전이 어떤 결과를 낳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한편, 금호산업과 채권단은 오는 7일 아시아나항공 매각을 위한 본입찰을 실시한다. 금호산업은 본입찰 후 우선인수협상대상자를 선정하고, 주식매매계약 체결 등을 거쳐 연내 매각을 마무리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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