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 시코르·세포라 ‘광고문구와 실제간 온도차’ 가보면 알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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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르포] 시코르·세포라 ‘광고문구와 실제간 온도차’ 가보면 알아요!
신세계 시코르, K뷰티 차별화라더니 ‘나스·베네피트’ 전면 배치…PB는 이탈리아 OEM 인터코스
LVMH 세포라, 색조 내세우더니 매장 절반은 ‘기초 스킨케어’로 채워높아 …구경만, 지갑 안 열어
  • 이지혜 기자
  • 승인 2019.10.31 20:3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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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스, 입생로랑, 메이크업포에버, 베네피트 등 해외 브랜드를 전면에 배치한 시코르 명동점 매장 입구 풍경. [사진=이지혜 기자]
나스, 입생로랑, 메이크업포에버, 베네피트 등 해외 브랜드를 전면에 배치한 시코르 명동점 매장 입구 풍경. [사진=이지혜 기자]

[이뉴스투데이 이지혜 기자] “백화점도 아닌데 입생로랑이랑 디올이 있네.” “(투페이스드 팔레트 아이섀도우를 보며) 파리 여행 갔을 때 샀던거야.”

지난달 개장한 시코르 명동점과 일주일 전인 이달 24일 개장한 세포라 매장 앞에서 누구랄 것 없이 반복적으로 들을 수 있는 말이다. 이들이 간판 주력 상품이어서다.

매장을 방문해보면 시코르와 세포라 두 곳은 기존에 친숙했던 화장품 유통채널과는 분명 다른 점이 있었다. 아리따움·네이처컬렉션 같은 국내 기업 편집숍과 달리 ‘백화점 1층’ 명품 화장품이 다수 입점해 있고, 올리브영·랄라블라·롭스 같은 헬스&뷰티스토어와 달리 오로지 화장품에만 집중했다.

PB제품인 시코르 콜렉션.  [사진=이지혜 기자]
PB제품인 시코르 콜렉션. [사진=이지혜 기자]

30일 찾은 시코르 명동점은 이른바 워킹 고객 발길을 잡기 위해 해외 브랜드 중에서 최근 인기를 끌고 있는 색조화장품 브랜드 나스와 어반디케이를 입구에 배치했다. 지나가던 어린 소녀들이 유명 브랜드에 이끌려 걸음을 멈추고 해당 코너에 서서 립크래용을 발라보고, 아이섀도우와 볼터치를 연출하느라 여념이 없다,

그 이웃에 자리한 브랜드 역시 입생로랑과 메이크업포에버, 베네피트 등 해외 유명 색조 브랜드다. 매장 안쪽으로 쑥 들어가거나 2층으로 올라가야 그제야 기초라인과 K뷰티 제품이 그나마 보인다.

PB 제품인  세포라 콜렉션. [사진=이지혜 기자]
PB 제품인 세포라 콜렉션. [사진=이지혜 기자]

이는 신세계측에서 “한국 제품은 상대적으로 객단가가 낮은데 매출 50%를 차지할 정도로 판매량이 많다”며 “한국인 화장품 소비취향과 패턴에 최적화 된 K뷰티 MD다양성을 갖춘 점이 세포라 같은 해외 편집숍과 차별되는 강점”이라고 자신한 것과 대비되는 실제다.

그런가 하면 PB(자체브랜드) 제품인 시코르 콜렉션 주력 제조사 또한 신세계인터코스로 이탈리아 OEM기업 인터코스와 합작해 공급하고 있다.

31일 찾은 삼성역 파르나스몰 내 세포라 1호점도 기존에 알려진 이미지와는 간극이 있었다. 입구에는 알록달록 인기 색조 화장품을 배치하고 화려하고 과감한 메이크업으로 단장한 모델 영상이 송출되고 있다.

반면에 매장에 한 발 들어서면 뜻밖에 스킨·로숀과 바디제품 등 기초화장품 매대가 많다. 또한 색조 화장품 코너도 기초에 가까운 파운데이션과 쿠션제품이 상당 공간을 차지하고 있다. 해외 매장 같은 다채로운 색조 라인 구색을 기대하고 방문한 이에게는 다소 아쉬운 부분이다. 

지하철 2호선 삼성역에서 파르나스몰 세포라 1호점 가는 방면에 설치한 광고물. [사진=이지혜 기자]
지하철 2호선 삼성역에서 파르나스몰 세포라 1호점 가는 방면에 설치한 광고물. [사진=이지혜 기자]

세포라에 따르면 1호점은 총 94개 브랜드 제품을 취급한다. 국내에 첫 선을 보이는 타르트와 후다 뷰티, 오프라, 백화점 화장품 바비브라운과 메이크업포에버, 맥, 슈에무라 등 20개 전후 색조 브랜드를 제외하면 대부분 기초라인과 바디용품 위주다.

뷰티업계 관계자는 “색조가 유명하지만 한국에서 알려진 인기브랜드 위주로 들어왔고, 국내 소비자 타깃 제품 확대는 좀 더 시일이 걸리겠다. 국내 협업 파트너도 아직 물색중인 것으로 안다”며 “오픈과 동시에 입점한 동화약품 ‘활명’이나 차병원 차바이오에프앤씨 ‘세러데이스킨’은 미국에서 먼저 선보였다가 역진출한 사례”라고 설명했다.

시코르와 세포라의 이런 불일치 모습은 국내 화장품 시장 특수성과도 무관하지 않다.색조화장품은 해외 브랜드가 주도하고 있고, 기초화장품 선호도가 높은 편이다. 또 유명하고 입소문이 났다는 이유로 혹은 체험해보고 마음에 들었다고 즉흥적으로 사지 않는 스마트 컨수머가 늘어났다. 

시코르 명동점(왼쪽)과 세포라 1호점 모습. [사진=이지혜 기자]
시코르 명동점(왼쪽)과 세포라 1호점 모습. [사진=이지혜 기자]

시코르는 2016년 12월 대구에 1호점을 개점했다. 지난 3년 동안 29곳 매장을 여는 데 그쳤다. 이번 세포라 국내 진출로 함께 화제에 올랐지만 실제 매출 증가로 이어질지 여부에는 의문을 보이는 이들이 많다.

관련 업계에서는 세포라가 아이메이크업 등 색조화장이 발달해 있는 일본에 1999년말에 진출했다가 2년만에 철수한 점, 외국인 관광객이 많은 홍콩에도 2008년 진출했지만 ‘사사’와 ‘왓슨’ 등 토종업체에 밀려 역시 2년 만에 철수한 점을 들어 국내에서 자리잡기 쉽지 않을 거란 전망이 우세하다.

30일 시코르 매장을 찾은 직장인 김민정씨는 “백화점에 가면 사야한다는 부담감도 느끼지만 전문가가 스타일링을 해줘서 정말 구매해야 할 때 확실히 도움이 된다”며 “시코르는 이것저것 발라보기는 좋은데 메이크업 제안이 소극적이라 선택 장애가 있는 이들이라면 뭔가 사기가 쉽지 않다”고 아쉬움을 드러냈다.

세포라 뷰티 플레이 코너. [사진=이지혜 기자]
세포라 뷰티 플레이 코너. [사진=이지혜 기자]

31일 세포라 매장에서 만난 대학생 박미경씨는 “처음 보는 유럽 제품을 이것저것 체험해보고 살 수 있어 좋긴 한데, 베네피트나 헤라 같은 기존 유명 브랜드는 휴대폰으로 가격을 비교해보고 사게 될 듯하다”며 “해외여행 갈 기회도 많아져 싸게 면세제품도 이용할 수 있고 해서 당장 사고 싶어도 참게 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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