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일 서울 종로구 광화문 KT스퀘어에서 열린 AI 컴퍼니 선언 기자간담회에서 KT 마케팅부문장 이필재 부사장이 KT가 AI 컴퍼니로 변신할 것을 발표하고 있다.[사진=KT]
30일 서울 종로구 광화문 KT스퀘어에서 열린 AI 컴퍼니 선언 기자간담회에서 KT 마케팅부문장 이필재 부사장이 KT가 AI 컴퍼니로 변신할 것을 발표하고 있다.[사진=KT]

[이뉴스투데이 송혜리 기자] KT ‘인공지능(AI) 전문기업 탈바꿈’ 선언에 중소 AI 업체들은 “가뜩이나 사람 없는데 다 빼앗아 가겠다”며 토로하고 있다.

KT는 지난 30일 광화문 사옥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AI 전문기업으로 재도약’을 공표했다. 향후 4년간 3000억원 투자를 바탕으로 AI 전문인력 1000명을 육성하겠다고 밝히며 AI는 시대적 소명으로 KT가 다시 일어날 수 있는, 세계로 향할 기회라고 강조했다.

특히 ‘AI 분야 인력 구하기가 하늘의 별 따기라고 알고 있는데, 인력은 어떻게 조달할 것인가’라는 질문에 이필재 KT 마케팅부문장(부사장)은 “연구소 AI 코어 인력을 1000명으로 확대하는 것이 목표”라며 “현재까지 200여명을 영입했고 앞으로도 비슷한 수준으로 영입하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대답했다.

이 같은 소식이 전해지자 중소 AI 업체 사이에선 볼멘소리가 터져 나온다

1일 한 중소 AI 업체 관계자는 “또, 인력 다 뽑아가겠다”며 “가뜩이나 이 분야 사람 부족해서 난리인데 걱정이 늘었다”고 말했다. 그는 “소프트웨어는 인력이 자산이라 대기업에서 몇 없는 실무자들 대거 채용해가면 난감할 따름”이라고 전했다.

중소 빅데이터 업체 관계자도 같은 입장을 피력했다. 그는 “당장 돈을 벌어야 하는 중소기업은 신입을 키울 여력이 없어 경력직을 원하는데, 데려올 사람이 없다”며 “그래도 프로그래밍 언어 하나라도 실습한 신입을 데려와 경험을 쌓게 하는데 일 좀 하겠다 싶으면 대기업으로 간다”고 말했다.

그는 “대기업이 탄탄한 자본력으로 인재를 쓸어가고 나면 우리는 또다시 신입 데려다 키워야 하는데 사업은 언제 키우고, 돈은 언제 버냐”며 토로했다.

또 다른 중소 AI 업체 관계자는 “실무자 부족은 중소 소프트웨어 업계 고질적인 문제이긴 하나, 이제 성장하는 AI·빅데이터 분야는 좀 심각한 수준”이라고 지적했다.

소프트웨어정책연구소 ‘유망 SW 분야의 미래일자리 전망’ 보고서에 따르면 AI 분야 인재 부족은 심화할 전망이다. 보고서는 2018년부터 오는 2022년까지 4대 미래 유망분야(AI, 클라우드, 빅데이터, 증강·가상현실)에서 3만1833명 신규인력 부족을 예고했다.

특히 초·중급보다는 대학원 이상 고급인력 부족 현상이 AI 7268명, 클라우드 1578명, 빅데이터 3237명, 증강·가상현실 7097명으로 전망돼 인력수급 질적 미스매칭이 심화할 것으로 내다봤다. 신규 인력 부족은 AI 9986명, 클라우드 335명, 빅데이터 2785명, 증강·가상현실 1만8727명으로 추산했다.

이에 업계는 KT에는 상생, 정부에는 인재 풀 확보를 기대한다.

AI 업계 관계자는 “자본력 있는 대기업은 신규인력을 채용해 고급개발자로 육성하려는 책임감을 가질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또 “대기업으로 가고 안 가고 문제는 개인 선택이나 문제는 AI가 미래 먹거리라고 생각했다면, 인력 양성부터 선행됐어야 한다”며 “근본적인 원인은 인력 자체가 없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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