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서초동 삼성전자 사옥. [사진=연합뉴스]
서울 서초동 삼성전자 사옥. [사진=연합뉴스]

[이뉴스투데이 여용준 기자] 그동안 삼성전자가 반도체 사업에 집중돼있다는 지적에서 벗어나 균형을 잡아가는 모양새다.

3분기 삼성전자 실적에서는 반도체·디스플레이를 담당하는 DS부문의 실적이 줄어들고 스마트폰과 통신사업을 담당하는 IM부문의 실적이 늘면서 한 가지 사업부문에 편중된 분위기에서 벗어났다. 

31일 삼성전자 매출 62조원, 영업이익 7조7800억원의 3분기 실적을 발표했다. 전분기 대비 매출은 10.46%, 영업이익은 16.67% 증가했고 전년 동기 대비는 매출은 5.29%, 영업이익은 56.18% 감소했다.

삼성전자가 전분기 대비 영업이익을 16% 이상 개선할 수 있었던 것은 8월 출시한 갤럭시노트10과 갤럭시A 시리즈가 글로벌 시장에서 좋은 반응을 얻었기에 가능했다. 특히 미국의 경제제재로 화웨이가 주춤한 사이 유럽과 동남아시아 시장에서 스마트폰 점유율을 개선한 것이 주요했다. 

IM부문은 매출 29조2500억원, 영업이익 2조9200억원을 기록했다. 전분기 대비 매출은 13.1%, 영업이익은 87.1% 늘었다. 삼성전자는 “갤럭시노트10과 갤럭시 A시리즈의 판매 호조와 중저가 라인업 전환 비용 감소에 따른 수익성 개선 등으로 이익이 큰 폭으로 개선됐다”라고 설명했다. 

반도체 사업은 매출 17조9500억원, 영업이익 3조500억원을 기록했다. 전분기 대비 매출은 8.5% 늘었으나, 영업이익은 11.4% 줄었다. 삼성전자는 “메모리는 주요 고객사들의 고용량 메모리 스마트폰 출시, 데이터센터용 2TB 이상 고용량 SSD 수요 증가에 따라 견조한 실적을 올렸다”고 설명했다. 

또 “시스템LSI는 프리미엄 스마트폰용 AP, 전력반도체(PMIC), 디스플레이 구동칩(OLED DDI) 등의 수요 증가와 함께 고화소 이미지센서 공급확대에 따라 실적이 증가했다. 주요 고객사의 EUV 7나노를 적용한 모바일 AP, 고화소 이미지센서 등의 수요 증가로 파운드리 실적도 증가했다”라고 전했다. 

이에 따라 반도체 호황기 이후 벌어졌던 두 사업부문의 실적이 격차가 상당부분 좁혀졌다. 그동안 업계에서 지적이 있었던 반도체 사업 편중 현상을 상당 부분 해소할 수 있게 됐다. 

반도체와 스마트폰 사업의 격차가 벌어진 것은 2016년 3분기부터다. 이전까지 삼성전자 사업실적은 스마트폰이 주로 견인했으나 당시 갤럭시노트7 단종 이후 IM사업부의 영업이익이 1000억원으로 급락하면서 격차가 벌어졌다. 이 시기에 반도체 슈퍼 사이클과 맞물리면서 반도체와 스마트폰의 격차는 더 심해졌다. 

이같은 격차가 정점을 찍었던 지난해 3분기 반도체 사업은 매출 24조7700억원에 영업이익 13조6500억원을 기록했다. 이 시기 반도체 사업의 영업이익률은 무려 55%에 이르렀다. 반면 IM부문은 매출은 24조9100억원, 영업이익 반도체 사업의 1/10 수준인 2조2200억원을 기록했다. 

당시 증권가에서는 삼성전자의 반도체 편중에 대해 우려를 제기하며 반도체 이후 먹거리를 고민해야 한다는 의견이 지배적이었다. 

삼성전자는 이후 시스템 반도체에 대한 대대적인 투자를 확대하고 인공지능(AI)과 소프트웨어(SW) 등 미래 먹거리 육성에 나섰다. 삼성전자는 2030년까지 시스템 반도체에 133조원을 투자하겠다는 계획을 올해 4월 밝혔다. 또 2020년까지 AI와 5G, 데이터센터 등 미래 먹거리에 180조원을 투자하고 4만명의 신규 고용을 창출하겠다는 계획도 밝혔다. 

한편 반도체와 스마트폰의 이같은 격차는 내년 하반기부터 다시 벌어질 것으로 보인다. 반도체 시장이 회복세를 보이면서 반도체 사업의 영업이익이 삼성전자 전체 영업이익의 절반 이상을 차지할 것으로 예상된다. 

삼성전자는 “내년에는 1z 나노 D램과 6세대 V낸드 제품의 안정적 양산에 주력하고 모바일 기기용 고용량 메모리 반도체 솔루션, HBM2E 등 판매를 확대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D램에 편중됐던 이전과 달리 낸드플래시와 파운드리, 시스템 반도체 등 삼성전자가 현재 투자하고 있는 미래 먹거리 사업들이 점차 성과를 낼 것으로 보인다. 여기에 고객사들의 D램 재고가 급격히 줄어들면서 D램 실적도 함께 상승할 것으로 예상된다. 

삼성전자는 “EUV 5, 7나노 공정이 적용된 5G 시스템온칩(SoC), 고화소 이미지센서 등 제품 라인업을 확대하는 동시에 전장·IoT용 칩 등 시스템 반도체도 다변화 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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