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필재 KT 마케팅부문장(부사장)이 AI전략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사진=송혜리 기자]
이필재 KT 마케팅부문장(부사장)이 AI전략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사진=송혜리 기자]

[이뉴스투데이 송혜리 기자] “KT는 통신기업을 넘어 인공지능(AI) 전문기업으로 재탄생합니다. 새로운 시대를 여는 도구로 AI를 활용하고자 합니다. ‘KT AI 에브리웨어’ 비전을 통해 여러분 손끝에도 AI가 느껴지도록 하겠습니다.”

KT가 AI 전문기업이 되겠다고 자처했다. 30일 이 회사는 광화문 사옥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AI 전문기업으로 변신을 선언하며 향후 4년간 3000억원 투자, AI 전문인력 1000명 육성 계획을 밝혔다. AI ‘기가지니’를 탑재한 단말은 2025년 1억개 수준으로 확대한다.

이필재 마케팅 부문 부사장은 “엊그제 문재인 대통령도 AI 국가전략을 발표했다”며 “이렇듯 (AI가) 모든 관심을 받는 시점이라면 AI는 시대적 소명이 아닐까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는 “KT가 다시 일어날 수 있는, 세계로 향할 기회”라고 말했다.

이 부사장은 “KT는 그간 사물인터넷(IoT), 빅데이터, 클라우드 등을 준비했고 이 모두를 융합해 AI 시대를 대비하고자 한다”며 “새로운 시대를 여는 도구로 AI를 활용할 것”이라고 다시 한번 강조했다.

AI 전문기업 탈바꿈 추진 동력은 AI 엔진 ‘기가지니’다. 2017년 1월 선보인 기가지니는 ‘AI 스피커’ 영역을 벗어나 현재 73개 건설사·7개 홈네트워크사와 협력해 ‘AI 아파트’에 적용했고 13개 호텔 1200여개 객실에서 ‘AI 호텔’ 서비스로 활용 중이다.

KT가 기가지니를 통해 추진할 AI 사업은 크게 네 가지다. △글로벌 △산업 △업무공간 △미래세대 등인데 해외 진출에서부터 회사 내부 업무까지 AI로 재편하는 내용이다.

먼저 기가지니를 해외로 진출시킨다. AI 호텔 경우 11월 중 필리핀 세부에서 시범 적용을 시작으로 아시아·중동 지역에서 서비스를 준비 중이다. 또 러시아 이동통신 1위 사업자인 MTS에 기가지니 기술 컨설팅을 제공할 예정이다.

산업 분야에서는 공장, 보안, 에너지, 고객센터 등에 적용한다. 공장에서는 5G 네트워크, 빅데이터, 지능형 영상분석 기술과 AI를 결합한 스마트팩토리 플랫폼으로 생산성을 높이고 안전사고를 방지한다. 보안에서는 사람, 사물 구분과 침입·출입감지에 AI를 활용한다. 에너지에서는 AI 기반의 통합 에너지관리 플랫폼(KT-MEG)을 바탕으로 건물이나 빌딩의 에너지 효율성을 높인다.

당장 상용화가 목전인 AI 고객센터도 주목된다. AI 고객센터는 현재 시범운영 중으로 내년부터 심야 상담과 고장접수, 피크 타임 상담에 투입한다. AI 상담 어시스턴트, 음성기반 고객 인식, 고객 불만(VOC) 자동분류·요약 기능을 갖춘다.

업무공간도 AI로 바꾼다. 프로세스 자동화(RPA), 챗봇, AI 받아쓰기(STT) 기술로 단순 반복 업무를 AI가 대체할 수 있게 한다. 또 화자 분리와 음성추출 기능을 통해 회의록을 자동 작성해주는 서비스와 AI 상품 불량을 선별 서비스, 이용통계 추출 등 무인편의점 솔루션이 상용화를 앞두고 있다.

이 밖에 AI 교육도 신경 쓴다. 일반적인 코딩능력만 있으면 AI 음성인식 단말을 만들 수 있는 모듈인 ‘AI 메이커스 키트’를 지난해 7월 출시한 데 이어 AI 코딩교육 패키지인 AI 에듀팩 중급 버전을 올해 6월, 초급 버전을 올해 10월 각각 출시했다.

이 부사장은 “우리의 비전은 ‘KT AI 에브리웨어’”라며 “통신을 넘어 AI 전문 기업으로 재탄생해 대한민국 AI를 리딩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강조했다.

한편 차기 회장 선임 이후 AI 전문기업에 기조가 바뀌거나 사업 영속성이 떨어질 수 있다는 지적에 이 부사장은 “미래 어떤 분이 (회장으로) 오셔도 할 수밖에 없는 영역”이라며 AI 미래 가치에 대해 다시 강조했다.

KT 홍보모델들이 KT의 AI 디바이스들을 소개하고 있다.[사진=KT]
KT 홍보모델들이 KT의 AI 디바이스들을 소개하고 있다.[사진=KT]

◇데이터 학습 시간 대폭 줄인 4개 분야 AI 기술 선봬

#별안간 기자간담회장에 도심 소음이 가득 메워졌다. 규칙 없이 내질러진 소리에 눈살이 찌푸려질 정도. 이 소음 한중간에 서 있던 남녀가 한 명은 영어로 한 명은 우리말로 말했다. 그러자 KT ‘스피치 세퍼레이션(Speech Separation)’ 기술이 두 사람 음성을 영어와 우리말로 분리하고 풀이했다.

#무대에 올라선 남성이 영어문장 하나를 읽었다. 그리고 1분 뒤, KT ‘영어 개인화 음성합성(English P-TTS)’ 기술은 이 한 문장에 담긴 목소리와 어투를 학습해 이 남성 목소리로 영어 동화를 읽기 시작했다. 영어 발음은 더 유려했다.

KT는 이날 ‘KT AI 에브리웨어 비전을 달성할 △감성∙언어 지능 △영상∙행동 지능 △분석∙판단 지능 △예측∙추론 지능 등 4가지 분야 AI 기술을 공개했다. 주로 AI가 결괏값을 도출하기까지 걸리는 데이터 학습 시간을 대폭 단축한 기술을 선보여 주목받았는데, 데이터 학습 시간이 줄어들면 보다 적시에 AI 기술 활용이 가능하고 활용 폭도 넓어진다.

가장 ‘데이터 학습 시간 단축’에 충실했던 것은 언어를 다루는 ‘감성·언어’ 영역 기술들이다. △시끄러운 환경에서도 목소리를 정확히 인식하고 여러 사람 음성을 깨끗하게 분리하는 ‘스피치 세퍼레이션’ 기술 △한 문장만 녹음하면 영어 음성을 만들어주는 ‘영어 개인화 음성합성’ 기술 △대화 질문과 주제를 파악하고 지식검색을 토대로 간단히 답변하는 ‘문서 기계 독해’기술 등이 이날 시연 무대에 올랐다.

시연에 나선 KT 융합기술원 관계자는 “영어 개인화 음성합성 기술은 기존 300문장을 읽고 목소리를 모사했던 것을 1문장으로 줄였고 24시간 학습 시간이 필요했던 것을 1분으로 줄였다”고 설명했다.

‘영상 행동’ 영역에서는 다양한 상황을 인식하고 사람처럼 동작과 표정을 표현하는 기술을 선보였다. 특히 2차원 영상에서 3차원 인체 동작을 예측하는 딥러닝 기반 ‘지모션(G-Motion)’ 기술과 움직이는 객체에 영상을 투사하는 ‘기가빔(GiGA Beam)’ 기술을 결합한 ‘3D 아바타’를 시연했다.

‘분석·판단’ 영역 기술도 데이터 학습 시간을 대폭 줄여 주목받았다. 이 분야 ‘닥터로렌(Dr. Lauren)’ 기술은 AI가 통신 장애를 분석해 원인을 찾아내고 이를 빠른 시간에 복구한다. KT 융합기술원 관계자는 “닥터로렌은 스스로 최적 방안을 선정해, 장애 발생 전에 인프라 재설정을 하고 안전하게 네트워크를 지켜낸다”고 설명했다.

‘예측·추론’ 영역에서는 스스로 상황을 예측·분석하고 이를 추론해 상황에 대한 실시간 조치와 적합한 솔루션을 추천하는 기술을 소개했다. ‘기가트윈(GiGAtwin)’은 작은 데이터를 바탕으로 자가 학습으로 실제와 같은 트윈 모델을 생성해 문제해결을 도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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