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생인구가 해마다 줄고 있다. 6~21세를 뜻하는 학령인구 또한 동반 감소한다. 이에 따라 제품 타깃을 바꾸지 않는 한 회사가 존폐 기로에 놓일 수 있다. 제과 및 제빵, 빙과 등 아이 대상 위주였던 식음료 업계는 성인 취향으로 변화를 꾀하고 있다. <편집자주> 

서울의 한 대형마트 아이스크림 냉장고에 제품이 가득 들어있다. [사진=이하영 기자]
서울의 한 대형마트 아이스크림 냉장고에 제품이 가득 들어있다. [사진=이하영 기자]

[이뉴스투데이 이하영 기자] 아이스크림 주 소비층인 아이들이 줄어들며 빙과업계는 늘어나는 게 한숨이다. 줄어드는 빙과 매출을 만회하기 위해 업계에서는 프리미엄이나 컬래버레이션 제품과 여타 분야  제품을 선보이고 있다.

실제 식품산업통계정보시스템에 따르면 빙과 소매 매출은 △2015년 2조184억원 △2016년 1조9618억원 △2017년 1조6837억원 △2018년 1조6291억원으로 감소 추세다.

4년 만에 2조대에서 1조 중반으로 내려앉은 매출에 업계 기준 소매시장 점유율 85%를 차지하는 롯데제과‧빙그레‧해태제과‧롯데푸드 등도 각자 살길을 찾아 나섰다.

가장 다양한 시도를 하고 있는 업체는 아이스크림이 주력인 빙그레다.

빙그레는 2012년 과채음료 따옴을 출시했다. 설탕‧보존료‧향 등을 넣지 않고 본연의 맛을 살린 것이 특징이며 2016년 연매출 200억원을 달성하고 순항 중이다. 지난해 5월에는 과일류만 있던 기존 제품군에 채소류를 첨가한 따옴 슈퍼블렌드를 선보여 과일 5종과 채소 10종 등 총 15종류로 영역을 확대하고 있다.

(왼쪽부터) 6월 론칭한 여성 건강 브랜드 ‘비바시티’, 지난해 5월 선보인 ‘따옴 슈퍼블렌드’.[사진=빙그레]
(왼쪽부터) 6월 론칭한 여성 건강 브랜드 ‘비바시티’, 지난해 5월 선보인 ‘따옴 슈퍼블렌드’.[사진=빙그레]

떠먹는 요거트 요플레는 지난해 8월 ‘요플레 토핑’을 출시했다. 11개월 만에 매출 100억원을 돌파하며 업계에 반향을 일으켜, 연 300억원 규모 시장을 연 600억원대로 끌어올리는데 일조했다. 1997년 나온 ‘닥터캡슐 1000’은 올해 8월 리뉴얼 후 전년 동기 대비(8~10월 기준) 매출이 80%가 신장했다.

동시에 신제품 출시에도 공을 들이고 있다.

4년간 100억원을 들여 프리미엄 아이스크림으로 ‘슈퍼콘’도 시장조사업체 닐슨코리아 기준 5‧6월 구구콘을 누르고 콘 아이스크림 3위에 오르는 등 상승세가 뚜렷하다. 올해 6월에는 28~35세 여성을 타깃으로 한 건강식품 브랜드 ‘비바시티’를 선보이고 면역력‧피부보습‧배변활동에 도움을 주는 젤리를 출시했다. 

빙과업계 1위 롯데제과와 4위 롯데푸드는 그룹 내 브랜드 교체와 컬래버레이션이 활발하다. 기존의 맛에 가치를 더해 고객 관심을 뺏기지 않겠다는 각오다.

롯데제과는 롯데GRS 내 프랜차이즈 아이스크림 매장으로 운영되던 나뚜루POP을 지난해 6월 영입해 브랜드 리뉴얼 후 유통점 판매 아이스크림으로 변신을 꾀했다. 최근 편의점 및 할인매장을 중심으로 프리미엄 아이스크림의 상승세가 지속된다는 판단에서다.

나뚜루의 지난해 제품 매출은 350억원 수준이다. 올해 들어 시칠리아산 레몬을 활용한 레몬소르베나 프랑스 고급 초콜릿으로 손꼽히는 발로나 초콜릿을 사용해 고급화한 신제품을 선보인데다 스테디셀러인 녹차 아이스크림도 월 평균 10억원가량 매출 성장세로 전체 매출이 지난해보다 상승할 것으로 예측된다.

7월 서울 강남 대형 빌딩 내 편의점에 프리미엄 아이스크림 전용 냉장고가 들어서 있다. [사진=이하영 기자]
7월 서울 강남 대형 빌딩 내 편의점에 프리미엄 아이스크림 전용 냉장고가 들어서 있다. [사진=이하영 기자]

롯데푸드는 구구콘을 비롯해 빵빠레, 돼지바 등 소비자들이 꾸준히 찾는 스테디셀러를 타 제품과 컬래버레이션 하거나 리뉴얼해 선보이고 있다. 소보로와 국화빵을 활용한 구구 크러스터 소보루 크럼블, 국화빵 앙버터를 비롯해 크런키‧젤리셔스‧미니멜츠 등 인기 제과 제품과 협업한 제품도 눈에 띈다.

8월에는 1985년 디자인으로 옛 감성을 듬뿍 살린 구구콘, 구구크러스터 등 구구 제품 시리즈도 선보였으며, 델몬트 미니와 별난바 등 고객 출시 요청으로 재출시 제품이 줄이어 명실상부한 레트로 대열에 합류했다.

소비자 ‘입맛’은 바꾸기 힘들기 때문에 스테디셀러가 잘 팔리고 강력한 브랜드를 보유한 기업이 지키기에 열을 올리는 것은 당연하다. 다만, 롯데제과 나뚜루가 녹차맛에만 집중하지 않고 신제품을 지속해 선보이는데 반해 롯데푸드는 기존제품에만 주목하고 있는 부분이 위험요소다.

해태제과는 최근 아이스크림 사업을 물적 분할하겠다고 밝히는 등 기로에 서있다. 다음달 말 임시주주총회를 통해 분할이 최종 결정되면 내년 시작과 동시에 해태아이스크림 주식회사(가칭)로 해태제과 아이스크림 사업부문이 분리된다.

아이스크림 사업부문은 전국 유통영업망을 갖추고 부라보콘‧누가바‧바밤바‧쌍쌍바‧호두마루 등 든든한 스테디셀러를 갖춰 지난해 매출 1680억원을 기록했다. 해태제과는 지분 일부나 통째 매각, 기업공개(IPO)에 따른 투자유치 가능성을 모두 열어두고 있다.

업계에서는 해태제과가 이번 아이스크림 사업부문 분할을 통해 신규 개발 투자금 유치와 현금 유동성 기회로 삼아 2015년부터 매해 악화되고 있는(매출액 영업이익 △2015년 7983억원 △2016년 7928억원 △2017년 7604억원 △2018년 7254억원) 실적 반등 기회로 삼으려 한다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빙과업계 관계자는 “저출산 사회가 고착화 되며 빙과만으로는 살아남을 수 없다는 위기의식이 업계에 팽배하다”며 “수익 창출 모델을 다변화해 실적 반등을 꾀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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