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생인구가 해마다 줄고 있다. 6~21세를 뜻하는 학령인구 또한 동반 감소한다. 이에 따라 제품 타깃을 바꾸지 않는 한 회사가 존폐 기로에 놓일 수 있다. 제과 및 제빵, 빙과 등 아이 대상 위주였던 식음료 업계는 성인 취향으로 변화를 꾀하고 있다. <편집자주> 

서울의 한 대형마트에서 직원이 우유 매대를 정리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서울의 한 대형마트에서 직원이 우유 매대를 정리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이뉴스투데이 이하영 기자] 아이 울음소리가 줄어들면서 성장기 아이들 발육에 좋다고 일컬어진 우유 소비가 대폭 줄고 있다. 이를 타개할 방법으로 유업계는 커피와 가공유 등 개발에 나섰다.

실제 낙농진흥회에 따르면 우유 재고는 △2010년 1만2658t △2011년 1만8467t △2012년 9만8467t △2013년 9만2677t △2014년 23만2572t 기하급수적으로 증가했다. 우유를 바탕으로 만드는 분유 재고 또한 이와 다르지 않다.

우유 재고난으로 2014년 12월 서울우유협동조합에 이어 2015년 3월 낙농진흥회 등은 젖소 도축에 나설 정도였다. 당시 서울우유는 낙농가 1800곳에서 젖소 총 5400마리, 낙농진흥회는 1곳당 젖소 최대 5마리, 총 3633마리를 도축하기로 합의했다. 반년도 안 되는 시간동안 1만마리 가까운 젖소가 도축됐다.

수많은 젖소 도축을 전후로 유업계는 일대 변신에 나섰다. 카페를 비롯해 컵커피, 인스턴트커피 등 커피로 활로를 모색했다.

(왼쪽부터) 서울우유 나 100%, 바리스타룰스, 백미당. [사진=서울우유협동조합, 매일유업, 남양유업]
(왼쪽부터) 서울우유 나 100%, 바리스타룰스, 백미당. [사진=서울우유협동조합, 매일유업, 남양유업]

유제품 기업에서는 카페 형식의 매장 운영에 나섰다. 서울우유는 유제품 전문 디저트카페 ‘밀크홀 1937’을 만들어 우유로 만든 제품인 소프트아이스크림이나 발효유‧자연치즈 등을 선보였다. 매일유업은 2009년 고품격 카페를 모토로 폴 바셋를 론칭한데 이어 ‘상하목장 밀크 아이스크림 샵’까지 열었다. 남양유업도 소프트아이스크림을 대표메뉴로 한 ‘1964 백미당’을 열어 우유를 즐길 수 있는 다양한 방법으로 소비자에게 다가가고 있다.

카페보다 빠르게 확장되고 있는 것은 편의점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컵커피’다. 커피업계에 따르면 2018년 1조5000억원에 이르는 RTD(Ready to drink) 커피 시장에서 2017년부터 컵커피(4480억원)가 캔커피(3280억원)을 따돌리고 승승장구하고 있다.

컵커피 시장 점유율은 업계 기준 카페라떼와 바리스타룰스의 매일유업 43%, 남양유업 27%, 서울우유 10%로 유업계 3사가 나란히 차지했다.

카페라떼나 카라멜마끼아또 등 달달한 종류가 주를 이루는 컵커피의 경우 우유가 다량 함유돼 유업계의 노하우를 잘 살릴 수 있다는 평가다.

각종 가공유와 프리미엄 제품을 만든 것도 매출 상승에 기여했다.

흰 우유 소비량은 줄어드는 추세지만 바나나를 비롯해 딸기나 초콜릿 등 과즙 등 향료를 첨가해 맛을 낸 가공유 시장은 2013년 5400억원 수준에서 2016년 7220억원으로 약 33.7% 성장했다.

(왼쪽부터) ‘단지가 궁금해’ 시즌5, 아이펫밀크. [사진=빙그레, 서울우유협동조합]
(왼쪽부터) ‘단지가 궁금해’ 시즌5, 아이펫밀크. [사진=빙그레, 서울우유협동조합]

특히 스테디셀러 바나나맛우유 브랜드를 보유한 빙그레는 ‘단지가 궁금해’ 시리즈를 통해 오디맛, 귤맛, 리치피치맛, 바닐라맛에 이어 25일에는 다섯 번째 한정판인 호박고구마맛을 출시했다. 바나나맛우유에 향수를 느끼는 고객들이 똑같은 패키지에 색다른 맛을 내는 우유에 호기심을 느끼는 고객들이 많다는 후문이다.

업계 기준 시장점유율 40%를 돌파한 서울우유는 품질을 고급화한 ‘나 100%’ 판매 호조와 함께 반려 동물 전용 우유 ‘아이펫밀크’ 등으로 새로운 고객을 끌어들이고 있다. 매일유업은 유기농 프리미엄 우유 상하 브랜드와 성인 영양식 셀렉스 지속적인 성장세가 뚜렷하다.

유업계 사업좌표 변경은 밀어내기 등으로 꾸준히 논란이 된 남양유업을 제외하고 성공적인 것으로 나타났다.

서울우유는 상반기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2.5% 상승한 8399억원이며 영업이익 또한 13.6% 증가한 323억원을 기록했다. 매일유업은 2분기 3497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9.4%로 끌어올리고,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50.3% 폭증한 278억원을 달성해 어닝 서프라이즈를 기록했다.

증권가에서는 “시장 경쟁이 심화되는 상황에서 매출과 성장을 동시에 잡은 것은 높은 수준의 브랜드력으로 고수익을 확보했기 때문”이라며 “앞으로도 실적 상승세는 지속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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