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의도 증권가 모습.
여의도 증권가 모습.

[이뉴스투데이 이도희 기자] 국내 8개 대형 증권사의 2020년 임금 협상이 진행되는 가운데, 사측과 노조가 강하게 충돌하고 있다. 내년도 전망이 불투명한 상황에서 무조건적인 임금 인상이 부담스럽다는 것이 사측 입장이다. 하지만 노조는 사측이 제안한 1%를 넘어 3% 인상을 요구하고 있다.    

25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통일단체협약을 벌이고 있는 8개 증권사가 전국사무금융서비스노동조합(사무금융노조)과 협상에 돌입했다. 여기서 사측 협상단은 최근 2020년 직원 임금인상률을 1%로 제시했다. 반면 노조 측은 올해 증권업계 실적이 개선되는 추세인데도 물가상승률에도 못 미치는 1% 인상률 제시안은 터무니없는 제안이라고 반발했다. 

현재 통일단체협약에 참여한 8개 증권사는 교보증권, 신한금융투자, 하나금융투자, 하이투자증권, 한국투자증권, KB증권, NH투자증권, SK증권 등 중·대형 증권사다.

사측은 주 52시간 근무제가 실시되면서 임금인상률에 대한 합의가 이뤄지지 않았다는 입장을 내놓고 있다. 근무 시간도 단축해야 하는데 임금까지 인상시켜줄 수 없다는 얘기다. 

증권사 관계자는 "금투업계 전반적으로 근무 형태가 달라지고 있다"며 "특히 지난 7월부터 주 52시간 근무제가 본격 시행되면서 많은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말했다.

반면 노조 관계자는 "근무시간 단축과 임금인상률은 다른 이야기다. 최소한 3% 이상에서 합의가 이뤄져야 한다"며 강하게 맞서고 있다. 이어 "사측에서 1% 임금인상률을 고집하는 등 불성실한 태도가 계속될 경우 단체 행동도 불사하겠다"고 강조했다.

한편 현재 대부분의 증권사는 '주 52시간' 제도와 함께 PC오프제, 유연근무제 등을 도입하며 근로 시간을 관리하는 시스템을 구축했다. 그러나 일부 영업점과 부서에서는 여전히 시간 외 수당을 받지 못한 채 야근이 이어지기도 해, 일각에서는 노조의 반발이 배 부른 소리라는 얘기도 나온다.

특히 통합단체협상에 가입하지 못한, 중소·중견 증권사 직원들에게 이 같은 5시 칼퇴근은 부러움의 대상이다. 야근이 잦은 증권업계에선 통상 주5시간을 미리 초과 근로로 인정해 연봉에 산입하는 포괄임금제가 일상화돼 있기 때문이다.

더군다나 최근 금융업 침체로 인해 증권사는 물론이고 은행도 내년도 예산을 줄이기 위해 허리띠를 졸라 메고 있다. 삼성증권 한 관계자는 "전반적으로 시장 상황이 좋지 않다보니, 사업을 늘리는 등 덩치를 키우기보단 사업효율성 강화에 집중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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