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동환 웨이브 정책협력팀장, 이승엽 KCA 미디어산업진흥팀장, 임석봉 JTBC 대외협력팀장, 김용희 숭싱대 교수, 도준호 숙명여대 교수, 이종관 법무법인 세종 전문위원, 정용우 RAPA 연구위원, 지성욱 한국 외대 교수 등이 한국 OTT포럼 세미나에서 국내 OTT 시장에 대해 진단하고 의견을 나눴다. [사진=송혜리 기자]
노동환 웨이브 정책협력팀장, 이승엽 KCA 미디어산업진흥팀장, 임석봉 JTBC 대외협력팀장, 김용희 숭실대 교수, 도준호 숙명여대 교수, 이종관 법무법인 세종 전문위원, 정용우 RAPA 연구위원, 지성욱 한국외대 교수 등이 한국OTT포럼 세미나에서 국내 OTT 시장에 대해 진단하고 의견을 나눴다. [사진=송혜리 기자]

[이뉴스투데이 송혜리 기자] 국내 미디어 전문가들은 디즈니 OTT ‘디즈니 플러스’가 현재 미디어 시장 절대강자 넷플릭스를 집어삼킬 ‘폭풍의 눈’이 될 것으로 내다봤다. 디즈니가 확보한 방대한 콘텐츠를 바탕으로 미디어 시장을 재편할만한 ‘가공할 만한 위력을 보일 것’이라 평가했다.

OTT는 Over The Top의 약자로 인터넷을 통해 영상 콘텐츠 시청을 돕는 서비스다. 넷플릭스, 유튜브, 왓챠, 웨이브 등이 이에 해당한다. 글로벌 OTT 시장은 지난 2012년부터 연간 31.4%씩 성장하고 있고 국내 OTT 시장도 지난 2014년부터 5년간 28.1% 연평균 성장률을 보였다.

24일 방송통신위원회 소속 사단법인 한국 OTT 포럼은 서울 목동 방송회관 회견장에서 ‘미디어 산업 발전을 견인하기 위한 OTT 역할과 위상’을 주제로 세미나를 개최했다.

이 자리에 참석한 학계, 산업계 미디어 전문가들은 국내 OTT 시장을 진단하고 내달 서비스를 시작하는 디즈니 OTT 시장 파급력, 대응 방안에 대해 논의했다. 참석자들은 “넷플릭스가 향후에도 정답은 아닐 것”이라고 입을 모았다.  

성동규 한국 OTT 포럼 회장은 “다음 달 디즈니 플러스가 시작되는데 이미 월정료를 6.99달러로 결정한 상태”라며 “국내에서는 웨이브가 출범했고 OTT를 둘러싼 환경들이 계속 다이나믹하게 바뀌고 있다”고 말했다.

디즈니는 내달 자체 OTT인 디즈니 플러스 서비스를 시작한다. 디즈니는 픽사, 마블, 루카스필름, 21세기 폭스 등을 보유하고 있어 OTT 플랫폼 경쟁 핵심인 콘텐츠 부문에서 압도적인 역량을 보유한 것으로 평가받는다. 또 동영상 스트리밍 기술을 보유한 스타트업 인수, 스포츠 콘텐츠 OTT인 ESPN 플러스 성공 경험을 바탕으로 OTT 시장 지각변동을 예고한다.

특히 미국 2위 OTT인 훌루 과점주주로 훌루 글로벌 진출까지 추진하고 있어 디즈니는 넷플릭스를 위협하는 OTT 플랫폼으로 주목받고 있다.

발제는 맡은 김용희 숭실대 교수는 “넷플릭스가 정답은 아니다”며 “지난 5년간 겉으로는 넷플릭스 승리로 보이나 최근 1년 사이 평가가 뒤바뀌어 디즈니가 디즈니 플러스를 발표한 시점을 기준으로 지속 상승하던 넷플릭스 주가가 내려가기 시작했다”고 디즈니 OTT 가능성에 관해 설명했다.

김 교수가 꼽은 디즈니 OTT 장점은 △이미 가지고 있는 콘텐츠 질이 훌륭하고 대중적이므로 콘텐츠 양에 대한 걱정이 없는 점 △타사 콘텐츠 수급을 많이 하지 않아도 되기 때문에 콘텐츠 수급에 들어가는 비용을 줄일 수 있는 점 △강력한 콘텐츠 라이브러리를 구축했는데 비용은 크게 들어가지 않았기 때문에 넷플릭스 요금제 반값에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는 점 등이다.

이에 국내 OTT를 육성하기 위한 제언들이 이어졌다. △콘텐츠 제공 관련 사후 자율구제 방안 마련 △공정 수익 배분 관행 정착 △건전한 콘텐츠 제작 환경 조성과 특히 과감한 세제 혜택을 주문했다.

이종관 법무법인 세종 전문위원은 “국내 OTT를 육성하기 위한 정책 방향은 실패를 보호할 목적이 아니라 혁신을 보호할 목적으로 적용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 위원은 △콘텐츠에 대한 부당한 차별적 거래나 경쟁 제한, 저작권 침해 등을 예방 또는 규제하기 위한 사후적 자율규제 기관 활용 △시장에서 예측 가능성 제고를 위해 콘텐츠 수급과 관련된 협상 의무를 일정 부분 부과 △중소 콘텐츠제공자(CP)나 1인 크리에이터의 저작물 등에 대한 저작권과 IP 확대, 강화  △수익배분 관련 분쟁 조정위원회, 중소 CP 또는 크리에이터에 대한 법률 지원 확대 등을 OTT 시장 상생발전을 위한 정책적 고려사항으로 꼽았다.

김용희 교수는 수세적인 세제 혜택을 지적했다. 그는 “콘텐츠 부문 투자는 국내 산업 경쟁력 확보 차원에서 절실하나 투자 유인력, 유인책이 미흡하다”고 설명했다. 또 “방송 부문은 다큐멘터리, 수출 제작 지원 등 특수 분야에만 특화된 제작비 직접 지원 중심 정부 정책이 집중된 반면 국내 자본 투자 활성화를 목적으로 한 조세감면 등 추자 유인책은 소극적인 형편”이라고 덧붙였다.

김 교수는 “그간 (콘텐츠 제작에 대해) 세제 혜택이 수세적이었다면 수출향 콘텐츠 제작을 위해 과감하게 법인세를 감세해 주는 등 정부 간접 진흥정책에 대한 고려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지난 9월 서비스를 시작한 토종 OTT ‘웨이브’에 대해서는 회의적인 시선을 보냈다.

김용희 교수는 “투자유치를 통한 콘텐츠 제작자금 확보, 오리지널 콘텐츠 제작, 인공지능(AI), 가상현실(VR),  증강현실(AR) 등 첨단 기술 도입 등 전략이 유효할 것인가 질문했을 때 아직은 물음표”라고 말했다.

그는 콘텐츠 제작에 대한 대대적인 투자 확대, 해외 진출과 콘텐츠 수출 등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김 교수는 “웨이브는 20203년까지 3000억원을 콘텐츠에 투자하는 것으로 알고 있는데, 이는 연간 3000억원으로 확대해도 모자랄 것”이라며 “웨이브 투자사 SK텔레콤은 연간 3000억원 투자능력보다 더 큰 바탕이 있을 것으로 생각되고 콘텐츠 확보에 있어 과감하고 압도적인 투자가 필요하다”고 역설했다.

한편 축사를 맡은 한상혁 방송통신위원장은 “밀레니엄 세대의 OTT 선호가 현재 미디어 시대 축을 이동시키고 있다”며 “OTT를 통해 한류 재점화와 국가 이미지를 새로이 할 수 있다는 생각이 드는데, 우리는 스토리텔링 능력과 5G를 상용화한 기술력을 갖췄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그는 “미디어 시장 주도권을 잡기 위해서는 혁신적이고 섬세한 전략이 필요하다”며 “정부는 국내 사업자가 규모의 경제를 실현할 수 있도록 새로운 제도를 마련해 갈 것”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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