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연합뉴스]
 (왼쪽)지난 8월 2일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열린 '코믹콘 서울 2019', 유니티 제작 현대자동차 코나 하이브리드 [사진=연합뉴스]

[이뉴스투데이 강민수 기자] 게임 엔진이 게임을 넘어 영향력 확장에 분주하다. 기존 게임과 3D 영상 제작을 벗어나 자동차· 영화·건축·애니메이션 등 전방위로 뻗어나가며 다양한 일반산업 경쟁력을 높이는 핵심적 역할에 나서고 있다. 

엔진시장 양대산맥 유니티엔진과 에픽게임즈 언리얼엔진이 게임 엔진 적용 범위를 넓혀가고 있다. 게임엔진이란 디지털 상에서 그래픽을 구현하는 데 쓰이는 소프트웨어를 말한다.

유니티로 제작된 현대자동차 차량 [사진=유니티]
유니티로 제작된 현대자동차 차량 [사진=유니티]

◇3D로 차량 데이터 경량화·내외부 그래픽 갖춘 영상 등 다양한 콘텐츠 구현

유니티와 에픽게임즈는 국내외 자동차 회사들과 협업에 나서고 있다. 자동차는 단순한 이동 수단을 넘어 디자인에서부터 공기역학, 안전성, 연료효율성, 갖가지 편의기능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분야 기술이 융합된 첨단 기술 집약체로 평가받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4차 산업혁명 시대가 가속화되면서 혁신적인 IT기술을 먼저 선점하기 위한 치열한 경쟁을 벌이고 있다.

최근 유니티는 현대·기아자동차와 맞손 잡고 유니티엔진 기반 프로젝트 파트너십을 맺었다. 게임 엔진사와 국내 자동차업체로서는 첫 사례다. 내년에 출시되는 현대차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2020 코나 하이브리드 디자인에 유니티 엔진이 사용된다.

유니티는 지난해 폭스바겐, 르노, GM 등 세계적으로 유명한 자동차업계 기업 출시 전문가들로 구성된 자동차 전담 팀을 신설한 바 있다. 이후 자동차 제조사들과 협력 체계를 구축해왔다.

유니티는 현대·기아자동차와 유니티 엔진 실시간 렌더링 기술을 활용해 대용량 3D 차량 데이터를 경량화하고 차량 내외부 모습을 이미지, 영상 등 다양한 콘텐츠로 제작하고 사실적인 그래픽으로 구현한다는 방침이다.

콘텐츠 작업 과정에서도 생산성을 기존 대비 획기적으로 높일 수 있다. 전통적인 작업 과정에서는 콘텐츠 활용 목적 및 채널에 따라 차량 3D 데이터, 이미지, 영상 등을 다시 제작해야 하는 번거로움이 있었다. 유니티 기반 데이터는 ‘원 소스 멀티 유즈’로 다양한 목적과 채널에 맞춰 재사용이 가능하다.

에픽게임즈 언리얼엔진도 해외 자동차 업체들과 협업에 나서고 있다.

언리얼엔진을 통해 인피니티와 토요타, 쉐보레, 페라리 등 글로벌 자동차 기업들은 리얼타임 렌더링을 사용한 컨피규레이터, 가상현실(VR), 증강현실(AR), 혼합현실(MR) 등 다양한 그래픽 기술과 첨단 IT 기술을 차량 제작 및 개발과정에 광범위하게 활용되고 있는 것.

그 중 컨피규레이터(Car Configurator)는 차량 다양한 옵션과 구성의 실제 모습 및 이에 대한 고객들의 반응을 즉각적으로 확인할 수 있다. 소비자 경험과 수요를 차량 개발 과정에 정확하게 반영할 수 있다.

언리얼 엔진을 활용한 컨피규레이터는 차량 모든 옵션을 제공해 긴 렌더링 시간을 기다리지 않고 마케팅에 필요한 이미지나 영상, 또는 고객이 원하는 옵션 모델 사양을 즉각적으로 확인할 수 있다.

아울러 클라우드에서 구동되기 때문에 고사양 PC가 없이도 모바일 폰이나 태블릿에서 웹브라우저를 이용해 언제 어디서나, 언리얼엔진에 대해서 모르는 누구나 쉽게 사용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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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6월 7일 오전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열린 맨즈 페스타에서 자동차와 대형 피규어가 전시돼 있다.[사진=연합뉴스]

◇아이언맨·라이언킹 등 영화부터 애니메이션 시장서도 각광

유니티와 에픽게임즈는 영화·애니메이션 시장에서도 널리 활용되고 있다.

유니티는 프로그래밍을 없이 씬을 조정하는 ‘타임라인’, 스마트 카메라로 다양한 장면을 쉽게 만들 수 있는 ‘시네머신’, 고사양 그래픽을 렌더링하는 ‘HDRP’(고해상도 렌더 파이프라인), 빛의 범위와 강도에 따른 디테일한 조명 효과가 가능한 ‘프로그레시브 라이트매퍼’ 등으로 사용되고 있다.

우리에게 친숙한 애니메이션 ‘라이온킹’의 경우 제작 과정에서 유니티를 활용해 세트 및 기본 애니메이션을 생성하고, 배우 목소리 연기를 디지털 캐릭터와 동기화해 생동감, 현실적인 가상 캐릭터를 만들었다.

유니티는 최근 부천국제판타스틱영화제에 참가해 공식 부스를 운영하고 강연을 진행했다. 부산국제영화제에 게임엔진사 단독으로 참가해 유니티 활용 영화 제작 기술 및 사례를 선보이기도 했다.

에픽게임즈는 어벤져스, 혹성탈출 등 언리얼엔진을 활용한 ‘프리비즈’ 기법을 사용했다.

프리비즈는 감독 등 영화 제작 관계자가 작업 방향을 결정할 수 있도록 의견 수렴을 돕는 방법이다. 실제로 영화를 제작하기에 앞서 머릿속으로 구상한 스토리를 컴퓨터상에서 구현해 볼 수 있다. 프리비즈 장점은 제작단계 이전에 진행상 문제점들을 사전에 예측해서 시정하고, 이를 통한 비용 절감뿐 아니라 작품 완성도를 높일 수 있다.

컴퓨터 그래픽을 활용한 프리비즈는 이미 10여 년 전부터 사용돼 왔지만, 오프라인 렌더링 기반 프리비즈는 시간이 오래 걸리는 문제점이, 리얼타임 렌더링은의 경우 낮은 퀄리티 때문에 만족할만한 성과를 가져오지 못했다.

그러나 최근에는 퀄리티 향상과 수정 사항을 바로 반영할 수 있는 리얼타임 렌더링을 제공하는 게임엔진이 사용되고 있다. 특히, 게임 외 다양한 콘텐츠 제작에도 널리 사용되는 언리얼 엔진은 장면 비주얼 완성도를 훨씬 높여줄뿐 아니라, 전에는 불가능했던 영화 제작 프로세스 요소도 제공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게임엔진이 게임 사용을 위해서 만들어 졌지만, 엔진 성능이 지속 발전·업데이트 돼 가면서 영화, 자동차 등으로 접목이 가능해 졌다”며 “산업군에 종사하는 개발자, 아티스트 등이 실제 사용하면서 시간절약과 퀄리티가 뛰어나다는 것이 증명 받은 것 같다. 향후에도 게임엔진을 사용하는 산업군이 더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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