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생인구가 해마다 줄고 있다. 6~21세를 뜻하는 학령인구 또한 동반 감소한다. 이에 따라 제품 타깃을 바꾸지 않는 한 회사가 존폐 기로에 놓일 수 있다. 제과 및 제빵, 빙과 등 아이 대상 위주였던 식음료 업계는 성인 취향으로 변화를 꾀하고 있다. <편집자주>

서울의 한 마트에 어른 취향의 매운맛 과자가 진열돼 있다. [사진=이하영 기자]
서울의 한 마트에 어른 취향의 매운맛 과자가 진열돼 있다. [사진=이하영 기자]

[이뉴스투데이 이하영 기자] ‘#안주스낵 #혼맥족 #인사템(무리에 잘 섞이는 사람을 뜻하는 인사이더와 아이템의 합성어)’ 최근 몇 년 새 유행하는 과자에 당연하게 따라붙는 태그다. 제과 회사 주요 타깃이 아이가 아닌 ‘어른’이 되었기 때문이다.

아이들은 미각이 발달되지 않아 신체 발달적인 측면에서 자극적인 맛을 지양한다. 반면 저출산이 지속되며 고객층을 넓히려는 제과회사 신제품은 맥주용 안주로 출시된다.

실제 올해 신제품 대부분은 해당 카테고리에 포함된다. 안주스낵과 혼맥족에는 치킨팝‧악어밥‧섬섬옥수수‧태양의 맛 썬 등 짭짤함을 강조한 제품과 함께 포카칩 땡초간장소스맛‧도리토스 마라맛‧빠새 마라룽샤맛‧오징어땅콩 마라맛 등 매운맛을 강조한 제품이 포진했다.

계절 한정판 상품의 패키지 변경은 이제는 트렌드로 자리 잡는 모양새다. 장수과자인 해태제과 오예스나 오리온 초코파이 등은 물론이고 올 봄에는 농심 꿀꽈배기도 꽃과 응원문구를 담은 패키지를 선보이기도 했다.

인스타그램에서 #안주스낵으로 등록된 사진들. [사진=인스타그램 캡처]
인스타그램에서 #안주스낵으로 등록된 사진들. [사진=인스타그램 캡처]

제과업계 관계자들은 이미 이러한 성인 취향으로 제품 변경을 당연하게 여기는 분위기다.

일례로 롯데제과 AI(인공지능) 실험을 손꼽을 수 있다. 왓슨으로 불린 롯데제과 AI는 8만여개 인터넷 사이트 및 식품 관련 사이트에 게재된 1000만여개 소비자 반응과 SNS 채널 정보를 수집했다.

그렇게 수집된 정보를 토대로 나온 제품이 꼬깔콘 버팔로윙 맛으로 2달 만에 100만 봉을 넘겼다. 비슷한 태생의 빼빼로 카카오닙스와 빼빼로 깔라만시 선전으로 빼빼로 전체 제품군은 지난해 950억원의 매출을 올리며 국내 과자 1위를 차지했을 정도다.

성인 취향으로 바뀌며 또 하나 눈길을 끄는 것은 젤리 시장 집중 성장이다. 젤리는 당분이 많아 초콜릿만큼 금방 에너지로 전환할 수 있는 제품이자 씹어도 소리가 잘 나지 않아 대표적인 오피스 간식으로 손꼽힌다.

오리온은 마이구미를 비롯해 왕꿈틀이, 젤리데이 등 다수 젤리 제품을 보유하고 있다. 젤리 급성장을 감안해 지난 9월 젤리 통합브랜드 ‘오리온젤리’를 론칭하고 시장 점유율 확대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1992년 젤리 사업을 시작한 오리온은 2018년 젤리 매출이 전년 대비 70%나 성장해 사상 최대인 245억원을 기록했다.

제과업계 관계자들은 “저출산이라는 사회적 흐름 안에서 매출을 유지하기 위해 성인 취향 제품 개발은 필수다”며 “앞으로도 이러한 트렌드는 심화될 것으로 보인다”고 입을 모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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