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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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뉴스투데이 유제원 기자] 금융당국이 소비자의 편의성 확대를 위해 보험료 카드납부를 추진했지만, 오히려 카드납부율은 떨어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나 소비자 혜택을 외면한다는 지적도 제기됐다.

21일 생명보험협회 공시에 따르면 올해 2분기 기준 생명보험사들의 전체 수입보험료 중 카드로 결제된 보험료는 3.0%로 집계됐다.

보장성 보험료의 카드 결제 금액 비중은 5.8%로 그보다 높았지만, 저축성 보험과 변액보험의 카드 결제는 각각 0.8%, 0.7%에 그쳤다.

생보사 24곳 중 현재 가입자에게 보험료 카드 납부를 허용하는 곳은 15곳에 불과하다.

그나마 보장성 보험만 가능하고 저축성 보험이 가능한 곳은 없다. 또 온라인 등 비대면 채널을 통해 판매된 상품만 허용하거나 결제 가능한 카드사를 관계사 1∼2곳으로 한정한 곳도 있었다.

업계 상위 4곳 중에선 삼성생명, NH생명만 가능했고 한화생명, 교보생명은 카드 납부를 받지 않았다.

손해보험 사정은 그나마 낫다. 2분기 손해보험사들의 카드 결제 비중은 26.9%였다.

그중 자동차보험의 카드 결제액 비중이 76.2%로 특히 높았다. 보장성 보험은 11.7%, 저축성 보험은 4.8%였다.

손보사는 자동차 보험 등 1년 단기상품 위주로 온라인 가입이 늘면서 신용카드 납부가 비교적 활발한 것으로 분석된다.

금융당국은 소비자 편익을 위해 저축성 보험을 제외한 보험료를 신용카드로 납부할 수 있도록 독려해왔다. 소비자들이 보험료 납부 방식을 스스로 선택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는 취지였다.

2017년 말 카드·보험업계가 협의체를 구성해 이를 논의했지만, 수수료율에 대한 입장 차이로 논의는 사실상 중단된 상태다.

보험사들은 카드 결제를 확대하려면 수수료율을 2% 미만으로 낮춰야 한다고 주장하지만 카드사들은 인하 여력이 없다고 반박한다. 특히 최근 두 업계 모두 불황을 겪고 있어 추가 논의나 합의는 기대하기 어려워 보인다.

보험업계 한 관계자는 "저금리에 자산운용 수익률도 낮아지는 상황에서 카드 수수료까지 떠안게 되면 수익률은 더 떨어지게 된다"며 "결국 보험료 인상 요인이 될 수밖에 없는데, 자칫 소비자에게 혜택을 주려다가 불이익을 줄 수 있다"고 말했다.

보험료 카드 납부 자체에 동의하지 않는 시각도 있다.

다른 관계자는 "소비자가 보험료를 카드로 결제하면 보장은 즉시 시작되지만, 보험사가 실제 보험료를 받는 것은 그로부터 약 한 달 후"라며 "보험의 원리상 맞지 않는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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