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봉지 재배 배 [사진=농촌진흥청]
무봉지 재배 배 [사진=농촌진흥청]

[이뉴스투데이 전북취재본부 김은태 기자] 농촌의 급속한 고령화와 노동력 부족으로 과수농가 일손 구하기가 어려운 가운데 농촌진흥청이 봉지를 씌우지 않고 배를 재배하는데 성공해 과수농가의 경쟁력을 높여줄 것으로 기대된다.

농촌진흥청은 배 무봉지 재배기술을 충남 천안의 민동현 대표와 함께 3ha의 농장에서 봉지를 씌우지 않고 신고배를 안정적으로 재배하는 데 성공했다고 밝혔다.

봉지를 씌워 재배한 배는 색깔은 좋지만 당도가 11∼12브릭스 정도이나 봉지를 씌우지 않은 배는 색깔은 다소 붉은색을 띠고 거칠어 보이지만 당도는 2∼3브릭스나 높아 맛있는 고당도 배를 생산한다.

봉지를 씌우지 않은 배는 햇볕을 충분히 받기 때문에 익는 시기는 10일 정도 빠르고 비타민C와 항산화 활성이 높아지는 등 과일의 맛과 기능성도 좋아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농촌고령화로 봉지를 씌우는 인력을 구하기도 어려운 현실에서 노동력을 20% 정도 줄이고, 봉지를 구입하지 않아도 돼 30% 정도의 생산비가 절감돼 그만큼 농가소득도 증가했다.

3ha의 면적에 배를 키우려면 20만장의 봉지를 수입해 쓰는데 봉지 하나에 120원 정도의 비용이 들어가나 이를 구입하지 않아도 돼 농가는 2400만원의 비용을 절감할 수 있다.

농가는 봉지를 씌우지 않기 때문에 배의 익음 정도를 눈으로 확인하고 잘 익은 배를 수확할 수 있고, 봉지를 폐기하는데 드는 비용 절감 뿐 아니라 환경오염을 저감하는 장점도 기대된다.

농가는 소비자들이 배를 선물용으로 이용하다 보니 모양과 색깔을 중요시하고 있으나, 앞으로는 모양과 색깔보다 맛을 중요시하는 소비문화가 정착되면 무봉지재배가 확대될 것으로 전망했다.

농촌진흥청은 과수농가의 일손을 덜고 생산비를 절감하기 위해 개발한 배 무봉지 재배기술이 시범농장에서 성공함에 따라 이 기술을 전국으로 점차 확대 보급할 계획이다.

갈색과 황금색 등 껍질색이 다르고 8월부터 10월까지 수확하는 여러 품종을 대상으로 봉지를 씌우지 않고 재배할 수 있는 품종도 선발하고 방제체계 연구도 추진할 계획이다.

또한, 봉지를 씌우지 않고 재배할 때 발생할 수 있는 껍질색 개선과 병해충 방제를 위한 다양한 실용적인 재배기술도 시험 중에 있다.

농촌진흥청 배연구소 강삼석 소장은 "앞으로 점점 더 심각해질 농촌 일손 부족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봉지를 씌우지 않고 배를 재배할 수 있는 품종 개발과 방제체계, 재배기술을 개발해 보급을 확대해 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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