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중열의 정치 블랙홀] 文대통령과 자유한국당, 이젠 ‘협치의 묘’를 보여 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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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중열의 정치 블랙홀] 文대통령과 자유한국당, 이젠 ‘협치의 묘’를 보여 달라
  • 안중열 기자
  • 승인 2019.10.21 05: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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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중열 정치사회부장
안중열 정치사회부장

“한국당도 싫지만, 조국(문재인 대통령)은 더 싫다.”(광화문‧여의도) VS “조국(문재인 대통령)도 싫지만, 검찰이 더 싫다.”(서초동‧여의도)

조국 전 법무부 장관 사퇴 이후 첫 주말(19일) 오후. 광장에서 쏟아져 나온 목소리는 대략 이렇습니다.

검찰 개혁과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 설치를 촉구하는 시민들 발길은 검찰 심장부인 서초동에서 여의도로 옮겨갔을 뿐입니다. 문 대통령 탄핵과 조 전 장관 구속을 외치는 맞불집회 역시 지난 주말과 별반 다르지 않은 모습이었습니다.

우선 진보진영은 ‘조국’ 기 싸움에서 사실상 보수진영에 자리를 내준 만큼 더는 물러설 수 없다는 절박함이 엿보입니다. 그래서 패스트트랙(신속처리안건 지정)에 올라탄 검찰 개혁 법안의 국회 본회의 상정을 위해 여의도에 진을 쳤지요.

검찰 개혁 법안의 핵심인 공수처 설치를 공개 반대해온 자유한국당에 여지를 주지 않겠다는 의지가 아주 강해 보입니다. 특히 ‘최후의 보루’인 공수처법 입법전쟁 만큼은 반드시 승리해 국면 전환의 계기로 삼겠다는 의미에서 반(反)검찰 정서를 자극했습니다.

문제는 공수처법 처리에 키를 쥐고 있는 한국당이 꿈쩍도 하지 않는다는 것입니다. 정권에 따라 수사 여부가 결정될 뿐만 아니라, 검찰 위에 수사권과 기소권을 모두 틀어쥔 ‘옥상옥(屋上屋)’ 조직이라는 게 한국당이 공수처에 반대하는 직접적인 이유입니다.

한국당이 대규모 장외투쟁으로 문 대통령 국정 지지율 하락이란 효과를 얻었다고 판단한다면, 계속적인 원외 투쟁에 당력을 모아 공수처법 저지에 나설 것입니다. 또, 공수처법을 내년 총선 전략에 끼워 넣는다면 국회 파행은 장기화가 불가피합니다.

지금까지 상황만 보면 한국당은 ‘조국 사태’의 최대 수혜자로 보입니다. 조국 전 장관 임명을 둘러싼 논란이 문재인 정부와 윤석열 검찰의 정면충돌로 이어졌고, 광화문 태극기와 서초동 촛불로 민심이 갈리고 있기 때문입니다.

그렇다고 한국당에만 유리한 국면이라고 할 수도 없습니다. 마냥 어부지리로 장외집회 명분을 챙기고만 있을 순 없는 노릇입니다. 정국 주도권을 가져올 만한 뚜렷한 출구를 찾아야 하는 이유입니다.

한국당은 정치적 ‘우군’이라고 할 수 있는 ‘보수층’의 절대적 지지를 얻지 못하는 이유를 복기해야 합니다. 정부 여당을 견제할 때는 강한 야성을 드러내고, 국익을 위해야 할 때는 유연한 대처로 맞서야 합니다. 그것이 곧 제1야당의 역할이고, 위상과 품위를 지키는 길입니다.

청와대를 비롯한 정부 여당 역시 ‘조국 정국’이 정치실종으로 확전된 상황에 성찰과 더불어 책임 있는 행동을 보여야 합니다. 협상력과 갈등조정 능력 부재에 대한 비판 여론이 아무래도 한국당보다 정부 여당을 향할 공산이 큰 까닭입니다.

집권 여당인 민주당이 최우선 과제인 ‘개혁입법’이라는 동력을 가져가려 한다면 어느 하나는 양보해야 합니다. 이른바 ‘빅딜’로 표현할 수도 있습니다. 문 대통령도 여야 정당 대표들을 다자든, 일대일이든 만나 난마처럼 얽힌 정국을 풀어가는 ‘협치의 묘’를 살리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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