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불매운동 등으로 항공업계 실적이 악화되면서 구조조정 공포가 확산하고 있다. [사진=픽사베이]
일본 불매운동 등으로 항공업계 실적이 악화되면서 구조조정 공포가 확산하고 있다. [사진=픽사베이]

[이뉴스투데이 윤진웅 기자] 일본 불매운동의 여파로 국내 항공업계가 휘청이고 있다. 최대 성수기인 3분기에는 유례없는 실적 부진이 예상된다. 특히, 일본 노선에 의지하고 있던 저비용항공사(LCC)들은 어닝쇼크 수준의 실적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된다. 여기에 이스타항공 매각설까지 나돌며 LCC 업계에 구조조정 공포가 일고 있다.

18일 항공업계에 따르면 지난달 30일 제주항공, 진에어, 티웨이항공, 이스타항공, 에어부산 등 5곳 LCC 대표들은 한국공항공사에 시설 사용료 감면 등을 요구하는 청원서를 제출했다. 최근 악화하는 경영상황을 탈피하겠다는 것으로 해석된다.

지난 9월 LCC 업체들의 여객증감소율은 4.9%로 2010년 이후 처음으로 감소했다. 제주항공과 티웨이항공은 국제선 여객이 증가했지만, 운임이 크게 하락해 대부분 노선에서 적자 운항을 이어가고 있다. 앞으로 일본 노선 여객 감소 폭이 계속해서 확대될 전망이다.

특히, LCC 업계 1위인 제주항공은 일본 노선 감소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영업이익이 80% 이상 감소할 것으로 보인다. 3분기 영업이익은 70억원 수준에 그칠 것으로 전망된다. 1분기 실적 호조세로 지난 4월 연중 최고점(4만2300원)을 찍었지만, 최근에는 2만5700원에 거래되면서 주가가 약 39%가량 내려앉았다.

일본 여행객수 급감과 경기 악화에 따른 실적 부진으로 비상경영체제에 들어간 이스타항공은 최근 매각설에 시달리고 있다. 이스타항공은 즉각 보도자료를 통해 “사실이 아니다”라고 밝혔지만, 좀처럼 논란은 사그라지지 않고 있다. 과거 실적 부진으로 매각설이 흘러나온 이력이 있어서다. 일각에서는 항공사 2~3곳이 통폐합되는 것이 아니냐는 예측도 나온다.

티웨이항공과 진에어는 적자전환이 점쳐지고 있다.

LCC 업체들의 경영실적 부진은 한일관계 악화 전인 2분기부터 원화 약세, 경기 둔화 등으로 적자를 기록했다. 그나마 3분기에는 지난해보다 낮은 유가 수준, 성수기 등 긍정 신호가 있었지만 일본 불매운동으로 일본노선 수요가 급감해 충격이 더해졌다.

지난 5일 국토교통부가 발표한 '일본 노선 주간 항공운송 실적'에 따르면 지난 9월 일본 노선 여행객은 지난해 동기보다 28.4% 줄었다. 20.3%를 기록했던 지난 8월보다 낙폭이 더 커졌다.

일각에서는 무분별한 일본 불매운동으로 국내 기업이 피해를 본 것이라고 지적한다. 이에 따라 정부가 도움의 손길을 건네야 한다는 의견이 나온다.

이준석 바른미래당 최고위원은 자신의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통해 "불매운동으로 사업을 접는 기업들이 생기고 있다"며 "처음에는 그냥 '그러면 중국 노선을 늘려라'고 남 일처럼 이야기했겠지만, 운수권을 따고 사업하는 기업 입장에선 '빵이 없으면 과자를 먹으면 되지 않는가'란 수준의 말이었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한 항공업계 관계자는 "안 그래도 수익성이 악화하고 있었는데 일본 불매운동을 조장해 국내 기업이 어려움에 부닥쳤다“며 ”국내 항공업계가 겉으로 보기보다 더욱 곪고 있다“고 우려했다. 이어 "항공업계 내부적으로 구조조정에 대한 공포가 이어지는 가운데 정부의 조치가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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