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일 강원 화천군 화천읍에서 야생생물관리협회 소속 엽사가 야생 멧돼지 포획에 앞서 총기를 점검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15일 강원 화천군 화천읍에서 야생생물관리협회 소속 엽사가 야생 멧돼지 포획에 앞서 총기를 점검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이뉴스투데이 이하영 기자] 최근 아프리카돼지열병에 감염된 멧돼지 사체가 연이어 발견되고 있는 가운데 정부부처가 제시한 ‘총기 사용’이 또 다른 감염 경로가 될 수 있다는 주장이 나왔다.

17일 농림축산식품부와 환경부에 따르면 북한 인접 지역 연천‧철원‧파주에서 발견된 멧돼지 폐사체에서 돼지열병 바이러스가 검출되고 있다. 정부는 멧돼지 수렵을 해결법으로 채택했지만, 가축 위생 및 생산성 향상 등을 지속해 연구해 온 정승헌 교수는 이로 인해 우려되는 부작용을 지적했다. 

정 교수는 “지금처럼 (비감염지역인) 경기북부에서 총기 포획할 경우 생존 위협을 느낀 멧돼지들이 감염지역으로 이동해 감염이 확산될 수 있다”며 “멧돼지 총기 수렵을 무분별하게 시행할 경우 또 다른 돼지열병 감염경로를 만들 수 있다”고 경고했다.

이같은 주장근거 집돼지와 달리 강물을 마시는 멧돼지들이 일정 시기 북한에서 떠내려 온 부유물 등을 먹고 감염됐을 것으로 예측되며, 이는 폐사체가 모두 북한 수계 주변에서 발견된 것으로 짐작 가능해 이 부분만 유념하면 된다는 논리다.

멧돼지는 무리생활을 하기 때문에 폐사체 발견지역은 전염된 것으로 예상되나 특정 변수가 발생하지 않는 한 이들이  타지역으로 이동하지 않는다. 즉 자연 상태에서는 비감염지역으로 확산될 가능성이 높지 않다. 

아프리카돼지열병(ASF)에 감염된 멧돼지 폐사체 발견지점. 8번이 연천, 9번이 파주.[사진=환경부]
아프리카돼지열병(ASF)에 감염된 멧돼지 폐사체 발견지점. 8번이 연천, 9번이 파주.[사진=환경부]

정 교수는 “지금 발견되는 멧돼지 폐사체는 최초 감염 집돼지와 동일시기 감염된 것이고 무리생활을 하기 때문에 앞으로도 계속 발견될 것”이라며 “폐사체가 발견된다고 해도 돼지열병이 확산되고 있는 것은 아니니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오히려 감염 확산이 무섭다고 원인으로 지목되는 멧돼지를 개체 생태(먹이사슬‧번식단계‧생존위협) 등에 대한 정확한 분석 없이 무조건적인 포획해 나서는 것은 굉장히 위험한 발상”이라고 강조했다. 

멧돼지 특성을 감안한다면 비감염지역 총기 수렵을 대신해 △폐사체 발견지역 5km 이내 멧돼지 박멸 △멧돼지 생태를 고려한 포획 방법 등으로 좀 더 세밀하게 대응법을 수정해야 한다. 

아울러 “멧돼지 폐사체가 발견된다고 감염이 확산된 것이 아니”라며 “조급하게 생각할 것이 아니라 차근차근 접근해나가야 하는데 정부부처에서 확진과 폐사체 등에 너무 골몰하는 것으로 보인다”라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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