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그랑데 건조기(왼쪽), LG 디오스 건조기. [사진=각 사]
삼성 그랑데 건조기(왼쪽), LG 트롬 건조기. [사진=각 사]

[이뉴스투데이 여용준 기자] 삼성전자와 LG전자가 8K TV 싸움을 이어가는 가운데 건조기 분야에서도 보이지 않는 기싸움을 진행 중이다. 

16일 업계에 따르면 LG전자의 건조기가 콘덴서 자동세척 논란으로 휘청거리는 가운데 삼성전자가 이 틈을 파고들어 건조기 마케팅 활동을 강화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대한민국 안심건조 페스티벌’을 열고 이달 말까지 브랜드에 상관없이 쓰던 건조기를 반납하면 그랑데 건조기로 교체해주는 이벤트를 진행한다. 행사기간 동안 쓰던 건조기를 반납하고 그랑데 건조기를 구매하면 20만원 상당의 혜택을 받을 수 있다. 또 그랑데 건조기 체험 고객에게는 추첨을 통해 갤럭시탭S5E와 JBL펄스 등 다양한 경품을 받을 수 있다.

또 삼성전자 유튜브 계정을 통해 ‘팩트체크’ 영상을 게재하고 건조기 열교환기와 콘덴서에 대한 설명을 소개했다. LG전자 건조기에 대한 직접적인 언급은 없었으나 사실상 경쟁사 제품을 저격하는 모양새다. 

앞서 6일 삼성전자는 보도자료를 내고 국내 건조기 시장에서 올해 7월부터 점유율 50%를 넘기며 1위를 지키고 있다고 밝혔다. 

이밖에 미국 시장에서도 1위를 유지하고 있을 뿐 아니라 시장조사업체 JD파워가 실시한 ‘2019 생활가전 소비자 만족도 평가’에서도 총점 880점(1000점 만점 기준)을 받아 1위를 기록했다고 전했다. 독일 제품 평가 전문 매체인 ETM에서는 94.4점(100점 만점 기준)을 받아 건조기 부문 1위에 올랐다고 강조했다.

경쟁사인 LG전자 건조기가 콘덴서 자동세척 논란으로 휘청거리는 사이 반사이익을 극대화하고 격차를 더 벌리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삼성전자의 공세가 계속되지만 LG전자는 딱히 손을 쓸 수 없는 상황이다. 자사 건조기에 대한 소비자들의 반발이 심한 만큼 섣부른 대응은 역풍을 부를 수 있기 때문이다. 

전자업계 관계자는 “소비자가전은 국내에 조사기관이 없음에도 삼성전자는 ‘국내 점유율 1위’라는 자료를 냈다”며 “LG전자의 건조기가 주춤거리는 사이 삼성전자가 반사이익을 극대화하기 위해 전방위 마케팅을 확대한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이어 “LG전자는 건조기에 대한 소비자들의 불만과 비난이 거센 만큼 섣부른 전면전에 나서진 못할 것”이라며 “현재의 사태를 수습하기에도 정신이 없을 수 있다”고 전했다. 

한편 LG전자는 8월 한국소비자원으로부터 2017년 이후 판매된 건조기 145만대 전량 무상수리 권고를 받았다. 그러나 일부 소비자들의 반발과 조정신청이 이어지면서 결국 집단조정에 돌입하게 됐다. 

현재 LG건조기를 구입한 소비자들은 무조건 환불을 요구하고 있어 어떤 조정안이 나올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소비자분쟁조정위원회가 이해관계자와 소비자단체의 의견을 거쳐 내놓은 보상안에 대해 LG전자가 수용하지 않을 경우 민사소송까지 이어질 수 있는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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