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일 서울 성북구 한국과학기술연구원에서 4D+SNS 기술 플랫폼 시연이 열린 가운데 연구원들이 HMD를 쓰고 해당 기술을 선보이고 있다. [사진=여용준 기자]
15일 서울 성북구 한국과학기술연구원에서 4D+SNS 기술 플랫폼 시연이 열린 가운데 연구원들이 HMD를 쓰고 해당 기술을 선보이고 있다. [사진=여용준 기자]

[이뉴스투데이 여용준 기자]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는 여러 사람들이 모여 글자와 사진, 영상을 통해 다른 사람과 소통을 하는 플랫폼이다. SNS에는 거리의 제약도 없고 공간적 제약도 없다. 그러나 가공된 글자와 필터로 만들어진 사진, 영상 때문에 사람들 간의 벽은 여전히 생기기 마련이다. 

이런 SNS의 벽을 조금 더 허물 수 있다면 어떨까. 대화하고 보는 것뿐 아니라 만지고 나누고 느낄 수 있다면 온라인 상의 관계는 조금 더 가까워질지도 모른다.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은 SNS의 이같은 한계를 없앨 수 있는 4D+SNS 기술 플랫폼을 개발해 15일 공개했다. 이날 서울 성북구 KIST 본원에서는 4D+SNS 기술 브리핑과 함께 시연 자리도 함께 마련됐다. 

4D+SNS는 가상현실(VR) 공간에 여러 사람들이 모여 대화를 하고 사진과 영상, 프레젠테이션 공유, 게임, 회의 등을 할 수 있는 플랫폼이다. 말 그대로 VR 공간 안에 새로운 세계를 만드는 것이다. 

KIST와 고려대, 한양대 울산과기대 등 12개 기관이 참여한 이번 연구는 실감교류인체감응솔루션연구단이 주체가 돼 이뤄졌다. 에스피테크놀러지, 플레이스비, 페러렐월드 등 스타트업들이 공동 연구자로 참여해 2010년 10월부터 올해 8월까지 추진됐다. 

유범재 연구단장은 “기존 VR 서비스도 혼자 체험하는 것이 대부분으로 다수 사용자들이 동시에 체험하고 소통하는 데에는 한계가 있었다”며 “4D+ SNS는, 다수 사용자들이 공존현실에서 공간과 감각정보를 실시간 공유하고 소통해 원격 회의, 가상 쇼핑, 미니 게임 등을 함께 할 수 있도록 다양한 협업 콘텐츠를 제공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사용자는 자신을 대신하는 아바타로 표현돼 네트워크에 접속한 다른 장소에 있는 사용자들과 소통하고 협업할 수 있다.

가상키보드를 사용해 메시지를 보내거나 3D 이모티콘을 보내 감정을 전달하고 가상공간에 그림을 그리거나 가상 물체를 조작하면서 토론하고, 함께 동영상을 감상할 수 있다. 또 가위바위보, 블록쌓기 같은 가상게임을 함께 즐기거나 다른 장소에 있는 사용자들의 아바타들을 자신이 있는 장소로 초대해 함께 소통하고 협업할 수도 있다.

또 KIST는 이를 위해 △VR 공간에서 다수 원격 사용자 간의 협업을 지원하는 프레임워크와 △3D 아바타·객체 모델 생성 △손가락 동작 모션 캡처 디바이스를 개발했다. 이밖에 VR기기인 HMD의 크기와 무게를 줄이는 연구도 진행 중이다. 

15일 서울 성북구 한국과학기술연구원에서 4D+SNS 기술 플랫폼 시연이 열린 가운데 유범재 실감교류인체감응솔루션연구단장이 기술을 소개하고 있다. [사진=여용준 기자] 
15일 서울 성북구 한국과학기술연구원에서 4D+SNS 기술 플랫폼 시연이 열린 가운데 유범재 실감교류인체감응솔루션연구단장이 기술을 소개하고 있다. [사진=여용준 기자] 

◇ 통신사 소셜VR·AR원격회의와 차별성 확보 시급

이같은 노력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과제는 남아있다. 현재 이동통신사에서 내놓는 5G VR 서비스와 비교했을 때 차별성을 찾기 어렵다는 것이다. 특히 SK텔레콤이 내놓은 ‘소셜VR’의 경우 VR공간에 여러 사람이 접속하다는 점에서 많이 닮아있다. 

유범재 단장은 “통신사의 소셜 VR의 경우 VR공간에서 가만히 서서 음성으로 대화하거나 함께 영상을 보는 것이 전부다. 그러나 4D+SNS는 그림을 그리고 게임을 하는 등 다양한 인터랙션이 가능하다”고 강조했다. 

또 디바이스의 경량화 작업과 정확도를 높이는 연구와 VR공간의 그래픽 기술 향상도 시급한 과제다. HMD를 포함한 손가락 동작 모션 캡쳐 디바이스 시제품 역시 크고 투박한 형태로 동작을 제대로 인식하지 못해 시연 당시 애를 먹기도 했다. 연구단 측은 앞으로 지속적인 연구를 통해 디바이스의 크기를 줄이고 센서의 정확도를 높이겠다고 전했다. 

HMD의 경우 박지형 KIST 박사가 경량화와 함께 어지럼증을 줄일 수 있는 기술을 개발 중이다. 안경형으로 설계된 이 HMD는 현재 시판되는 HMD 대비 50% 가량 크기와 무게를 줄였으며 어지럼증도 크게 감소시켰다. 다만 시야각이 좁아진 탓에 이를 개선하기 위한 연구도 진행 중이다. 

4D+SNS 시연 영상. [사진=여용준 기자] 

이와 함께 VR공간에 대한 그래픽 고도화 작업도 중요한 과제다. 이날 KIST 본원과 서울 봉천동 SPTek 사무실 간에 4D+SNS 시연에서는 먼 거리에 떨어진 연구원들이 VR공간에 모여 게임을 하고 프레젠테이션을 하는 모습이 공개됐다. 

그러나 현재 공개된 VR게임이나 영화에 비하면 VR공간과 아바타의 그래픽이 매우 단순한 수준이다. KIST 측은 지속적인 연구를 통해 그래픽을 고도화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밖에 통신사에서 연구 중인 5G 콘텐츠 서비스와 차별성을 갖는 것도 관건이다. KIST는 4D+SNS를 통해 원격회의를 할 수 있고 촉각센서로 물건을 직접 만져볼 수도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앞서 SK텔레콤이 스마트 오피스를 통해 공개한 증강현실(AR) 원격회의와 비교했을 때 HMD나 그래픽의 질이 떨어지는 수준이다. 적어도 ‘회의’에 한해서는 AR 원격회의에 비해 효율이 떨어진다. 이 때문에 만에 하나 통신사의 기술개발에 속도가 붙을 경우 KIST의 이같은 플랫폼은 경쟁력이 떨어질 수 밖에 없다. 

통신업계 관계자는 “이통사들은 5G 시장에서 살아남기 위해 콘텐츠와 서비스 개발에 사활을 걸고 있다. 특히 VR과 AR 등 실감형 콘텐츠는 5G 시장의 흥행을 좌우할 중요한 기술”이라며 “통신사가 이같은 기술을 따라잡거나 더 실용적인 기술 플랫폼을 만드는 것은 그리 어렵지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 여러분의 제보가 뉴스가 됩니다. 각종 비리와 부당대우, 사건사고와 미담, 소비자 고발 등 모든 얘깃거리를 알려주세요

이메일 : webmaster@enewstoday.co.kr

카카오톡 : @이뉴스투데이

저작권자 © 이뉴스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