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국감] 부동산 수요억제 정책에 '마이너스 통장' 급증 부메랑

[이뉴스투데이 이상헌 기자] 문재인 정부 들어 본격적으로 시행중인 대출규제 등 부동산 수요 억제 정책 이후 마이너스 통장에 의한 대출액이 9조원 이상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13일 금융감독원이 자유한국당 김상훈 의원에게 제출한 ‘2015.6~2019.6년간 한도대출 현황’자료에 따르면, 마이너스 통장은 2017년 6월 373만 계좌 41조원에서, 2019년 6월 407만 계좌 50조1000억원으로 2년새 무려 34만 계좌(9.1%), 9조1000억원(22.2%) 가량 증가했다.

마이너스통장은 신용한도가 정해진 상태에서 약정기간 동안 필요할 때마다 돈을 빌려 쓰는 방식으로 대출금액이 확정되지 않은 불확실성으로 인해 통상 일반 신용대출에 비해 금리가 높다.

이번 조사에 따르면 직전 2년인 2015.6~2017.6월간 마이너스 통장 잔액은 37조원에서 41조원으로 4조원(10.8%) 증가했고, 계좌수는 375만건에서 373만건으로 오히려 2만건 감소한 것을 감안한다면, 최근 2년간 마이너스 통장 개설 및 잔액은 이례적이라 할만큼 가파르게 증가한 셈이다.

이는 문 정부 출범이후 2017년 6.19 및 8.2부동산 대책, 2018년 9.13대책 등을 거치면서 주택담보대출 규제강화에 따른 풍선효과로 분석된다.

특히 2017 6월  LTV(주택담보대출) 70%, DTI(총부채상환비율) 60%였던 담보대출비율은, 현재 지역에 따라 다르지만 거의 40%대로 떨어졌다. 주택담보대출을 억제하니, 마이너스 통장과 같은 다른 수단의 대출이 증가한 것이다.

한편 마이너스 통장의 규모가 증가하면서, 신용대출 연체에도 변화가 생겼다. 2017.6~2019.6월까지 신용대출 연체율은 0.52%에서 0.50%로 낮아졌으나, 연체잔액은 5870억원에서 6951억원으로 1081억원 증가했다. 2015.6~2017.6월까지는 연체잔액이 6990억원에서 5870억원으로 오히려 1120억원 감소했었다.

김상훈 의원은 “부동산 투기과열을 완화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실수요자의 내집 마련 기회까지 침해해서는 곤란하다. 정부의 담보대출 규제가 오히려 금리부담이 더 높은 신용대출을 권장함으로서 서민의 내집 마련 부담만 가중시키고 있는 셈”이라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