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종준 라임자산운용 대표. [사진=라임자산운용]
원종준 라임자산운용 대표. [사진=라임자산운용]

[이뉴스투데이 이상헌 기자] 파생상품 수난시대다. 국내 최대 헤지펀드 운용사인 라임자산운용이 일부 펀드의 환매 중단을 결정해 수천 명의 투자자 피해가 우려된다.

10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라임운용은 사모채권이 편입된 모(母)펀드 '플루토 FID-1호'와 전환사채(CB) 등 주식연계채권이 편입된 모펀드 '테티스 2호'에 투자한 자(子)펀드들의 환매를 중단하기로 했다. 규모는 약 6200억원 가량이다.

라임운용은 환매 중단 뒤 편입 자산을 최대한 빨리 유동화할 방침이다. 회사 관계자는 "펀드 가입자 보호를 위해서는 관련 펀드의 환매를 중단하고 편입된 자산을 안전하게 회수하는 게 가장 중요하다고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이번에 환매 중단된 상품은 금융회사 30여 곳을 통해 3000~4000여 명의 개인투자자에게 판매됐다. 환매 중단은 펀드의 영구 지급 불능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가입자가 원하는 시기에 자금을 회수할 수 없어 고객 손실이 예상된다.

금융당국도 이번 사태를 예의주시하고 있다. 우선  금감원은 라임자산운용이 급성장하는 과정에서 펀드 간 자전거래를 통한 수익률 돌려막기  등이 있었다는 의혹에 대해 지난 8월 검사에 착수한 바 있다.

조사는 이달 초 마무리했고 앞으로 검사 결과를 검토해 제재 여부를 결정할 예정이다. 금감원 관계자는 "환매 중단 사태에 관해 운용사 측에 앞으로 투자자들 돈을 어떻게 돌려줄 것인지 계획을 밝히라고 요구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또 금감원의 추가 현장조사가 이뤄질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국내 1위 헤지펀드 업체가 대규모의 환매 중단을 결정했다는 점에서 업계에 미칠 파장도 만만치 않을 전망이다. 최근 시중은행의 불완전 판매로 논란을 겪은 해외금리연계 파생결합상품(DLS, DLF) 사태와 비슷하다는 지적이 나오기 때문이다. 

은성수 금융위원장은 "저금리 시대에 DLF, 리츠 등 투자가 많아지고, 손실이 나는 것에 대해 일일이 컨틴전시 플랜(비상계획)을 만들지는 않는다"며 "다만 투자는 자기책임원칙 아래 하는 만큼 안전성과 수익률 분석을 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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