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프리카돼지열병이 확산되지 않도록 방역하고 있는 모습. [사진=경기도]
아프리카돼지열병이 확산되지 않도록 방역하고 있는 모습. [사진=경기도]

[이뉴스투데이 경인취재본부 지현우 기자] “정말 정신도 몸도 지쳤습니다. 동료들도 힘겨워해 하소연 조차 할 수 없어요”

아프리카 돼지열병 확산 방지를 위해 방역최전선에서 일하는 경기도 공무원들의 ‘변’이다. 이들은 “6·25때는 낙동강 사수가 중요했는데 아프리카 돼지는 한강 사수가 정말 중요하다”고 했다.

한강 방어선이 뚫리면 살처분이 이어진다. 전국적으로 돼지 1마리도 살수없는 상황마저 이뤄질수 있다고 한다. 용인에는 여성공무원 2명이 방역초소서 야간 근무을 한다. 백군기 용인시장은 “딸을 두고 온 심정”이라고 미안하다는 글을 SNS에 올렸다.

이재명 지키기 발기인대회도 취소됐다. 정조대왕 능행차가 하이라이트인 수원화성문화제도 축소됐다. 사실 말이 축소지 능행차 경기구간이 빠져 ‘취소됐다’라는 표현이 어울린다. 경기도내 지자체들은 상당수 행사를 취소했다. 최대호 안양시장은 돼지를 모두 조기출하시켜 전염병 확산을 사전차단했다.

농가와 공무원도 모두 지쳤다. 이미 구제역으로 돼지 피해증후군를 앓고 있는 이들은 오늘도 힘든 싸움을 이어가고있다.

문제는 아프리카 돼지열병 전투중인 오는 18일 안행위 국감이 열린다는 사실이다. 국감은 원래 매년 진행되는게 맞다. 안행위 국회의원 22명이 경기도 국감을 실시한다. 경기도 국감자료는 지난 7월 사전예비심사부터 시작했다. 본격적인 국감 준비는 지난달부터 시작됐다. 이때 아프리카 돼지열병이 한강이북을 강타했다. 국감은 AI(인공지능)가 준비하는 게 아니다. 공무원이 직접 두달여동안 준비한다. 아프리카 돼지열병 확산방지에 올인한 경기도 공무원들은 의원마다 요구하는 자료가 제각각이다. 이들은 "올해는 방역현장을 오가며 자료를 준비하고있다는 사실이 너무 고통스럽다”고 했다.

국감장에는 당연 이재명 지사 한명이면 족하다. 하지만 국감 무대 뒤편에서 자료 준비하는 공무원들은 밤 12시가 되도 집에 들어가지도 못할 정도로 고된 작업을 반복하고있다. 아프리카 방역에 동원된 공무원들은 국감 자료 요청이 들어오면 다시 사무실로 들어가 준비한뒤 다시 현장에 투입된다.

내년 총선이 6개월여동안 남아 안행위 포함한 모든 국회의원에게는 이번이 마지막 국감이다. 이들은 국감을 마치면 지역구에서 총선표를 다져야한다. 이번 국감이 이들에게 중요한 또 하나의 이유다.

당초 안행위 국감 연기나 취소를 호소했던 이재명 지사는 아프리카 돼지열병 확산방지에 정신이 없지만 국감을 받기로 최근 내부적으로 정했다.

이지사 한 측근은 “국감연기 취소요청을 계속하면 자칫 이 지사가 대법원 판결에 불리할까봐 피한다는 인상을 줄것 같아 국감을 정정당당하게 받는것으로 내부적으로 정리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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