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주열 한국은행 총재가 8일 국회에서 열린 기획재정위원회의 한국은행 국정감사에서 의원질의에 답변하고 있다. [사지=연합뉴스]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가 8일 국회에서 열린 기획재정위원회의 한국은행 국정감사에서 의원질의에 답변하고 있다. [사지=연합뉴스]

[이뉴스투데이 유제원 기자]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는 8일 "세계경제 성장세 둔화와 반도체 경기 회복 지연으로 국내 경제의 불확실성이 한층 커졌다"고 밝혔다.

이 총재는 이날 국회에서 열린 기획재정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업무현황 보고에 앞서 최근 국내외 경제 상황에 관해 이처럼 말했다.

이 총재는 우선 세계경제 성장세 둔화가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판단했다.

그는 "미국은 소비를 중심으로 양호한 성장 흐름을 유지하고 있으나, 여타 선진국과 중국 등 신흥국은 세계 교역 위축에 따른 수출과 투자 부진으로 성장세가 약화하는 모습"이라고 평가했다.

이어 "당분간 이러한 둔화 흐름이 이어질 것으로 예상한다"며 "그 정도는 미중 무역협상과 그에 따른 중국의 경기 흐름에 크게 영향을 받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국내 경제에 대해선 "수출과 설비투자가 부진한 가운데 소비 증가세도 다소 둔화했다"며 "세계경제의 성장세 둔화, 반도체 경기 회복 지연 등으로 성장경로의 불확실성이 한층 커진 것으로 판단한다"고 말했다.

9월 마이너스(-)를 기록한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10∼11월엔 0% 내외 수준을 보일 것으로 예상했다.

이 총재는 "수요자 측 상승압력이 약화한 가운데 지난해 농·축·수산물 가격 급등에 따른 기저효과가 크게 작용하면서 9월 상승률이 마이너스를 나타냈다"며 "앞으로 한두 달 정도 0% 내외에 머물다가 연말께 반등하여 내년 이후에는 1%대로 높아질 것으로 예상한다"고 내다봤다.

통화정책 방향에 대해선 "성장세 회복을 지원하기 위해 완화 기조를 유지하되 완화 정도의 추가 조정 여부는 거시경제와 금융안정 상황의 변화를 면밀히 점검하면서 판단해 나갈 방침"이라고 밝혔다.

이어 "이 과정에서 미중 무역협상, 주요국의 경기와 통화정책 변화, 가계부채 증가세, 지정학적 리스크, 자본 유출입 등에 유의하겠다"고 말했다.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가 8일 국회에서 열린 기획재정위원회의 한국은행 국정감사에서 자유한국당 심재철 의원의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가 8일 국회에서 열린 기획재정위원회의 한국은행 국정감사에서 자유한국당 심재철 의원의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제로(0) 금리' 통화정책 가능성에 관한 자유한국당 윤영석 의원의 질의에 "현재로선 디플레이션 발생 징후가 크지 않다"고 답했다.

이 총재는 제로금리 가능성에 대해선 직접적인 언급을 삼갔다.

다만 그는 "이론적으로 금리를 무한히 낮출 수는 없으니 실제로 어느 선까지 낮출 수 있는지 실효하한에 관한 논의가 있다"며 "미국 연방준비제도나 영란은행은 소폭의 플러스를 실효하한으로 보는데, 우리나라는 이런 기축통화국보단 실효하한이 높을 수 있을 것이다"고 설명했다.

이어 "실효하한을 딱 한 포인트로 짚어 말할 순 없을 것"이라며 "이론적인 연구를 지속적으로 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금리인하 정책 효과에 한계가 있어 보인다는 바른미래당 유승민 의원의 질의에는 "통화정책의 파급 메커니즘이 과거와 같지 않아 그 효과가 제한적인 상황"이라며 "결과적으로 통화정책보다는 재정정책의 효과가 더 큰 게 사실"이라고 말했다.

한은 금융통화위원회는 다음 주인 16일 통화정책방향 회의를 열어 기준금리 조정 여부를 결정한다.

금융시장에서는 금통위가 이번 또는 다음 번(11월 29일) 회의에서 현재 연 1.50%인 기준금리를 1.25%로 낮출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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