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CJ대한통운]
[사진=CJ대한통운]

[이뉴스투데이 이하영 기자] 한글날을 맞아 CJ대한통운이 80년 역사 중 한글 관련 내용을 공개했다.

CJ대한통운은 전신은 철도운송, 화물자동차운송, 해상운송, 항공운송 등 CJ대한통운의 업무영역 거의 대부분을 수행했던 기업으로 그중 하나인 조선운송에서 ‘조선어큰사전’ 발견한 일화를 소개한다고 8일 밝혔다.

해방 후 얼마 지나지 않은 1945년 9월 8일. 당시 화물 운송의 주요 수단이었던 철도운송을 위해 거의 대부분의 주요 역마다 화물창고를 두고 있었고, 여기에서 귀중한 원고가 발견됐다.

경성역(지금의 서울역) 조선운송 창고를 뒤지던 학생들이 잃어버렸던 ‘조선어큰사전’의 원고뭉치를 발견한 것.

조선운송은 1962년 1월 1일자로 CJ대한통운의 또다른 전신 중 하나인 한국미곡창고에 흡수 합병돼 역사 속으로 사라졌다. 조선운송은 1937년 우리나라 최초의 기업사보 ‘조운’을 내기도 했다.

조선운송의 본사는 서울역 앞 동자동 12번지에 위치해 있었으며, 이 건물은 서울시 시가지 정비계획에 따라 1968년 철거되고 여기에 우리에게 구 서울역 대우빌딩으로 익숙한 교통센터빌딩이 들어섰다.

※CJ대한통운 80년 사사 中

"조선운송 창고에서 찾아낸 보물" (1945)

해방 후 얼마 지나지 않은 1945년 9월 8일, 경성역(지금의 서울역) 조선운송 창고를 뒤지던 학생들이 환호성을 질렀습니다.

그들이 발견한 것은 해방 후 행방을 몰라 애태우던 <조선어큰사전>의 원고 뭉치였습니다.

1942년 10월 1일 ‘조선어학회 사건’으로 사전 편찬 작업에 참여했던 학회 회원들이 함경도 함흥과 홍원에서 투옥된 후 사전 원고는 경찰에 압수돼 함흥지방법원에서 진행된 예심(1심) 재판의 증거물로 제출됐습니다. 이들 가운데 징역형을 받은 네 사람이 항소를 했는데, 이때 경성고등법원으로 사건이 옮겨지면서 관련 서류와 증거물도 같이 서울로 보내졌습니다.

그러나 증거물 가운데 <조선어큰사전>의 원고 뭉치가 들어 있던 상자는 법원에 전달되지 않았고, 경성고등법원은 해방 사흘 전인 1945년 8월 12일 상고 기각 판결을 내립니다. 이틀 뒤 해방이 되면서 8월 17일 함흥 감옥을 나선 학자들은 8월 19일 서울로 올라왔습니다.

서울에 모인 학자들이 3년 전 경찰에 압수된 원고를 찾기 위해 백방으로 수소문하던 중, 경성역 뒤 조선운송 창고에서 인부들과 함께 화물을 살펴보던 역장이 상자속의 원고 뭉치를 발견하고 학회 측에 이를 알린 것입니다.

그렇게 해서 다시 빛을 보게 된 <조선어큰사전> 원고는 1947년 10월 9일 한글날 기념식에 맞춰 첫 번째 책으로 묶여 나왔습니다.

사전 편찬에 참여한 김병제 님은1946년 <자유신문>에 기고한 글에서 “원고 상자의 뚜껑을 여는 이의 손은 떨리었다. 원고를 드는 이의 눈에는 눈물이 어리었다”고 회고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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